감독
베리트 네스하임 Berit Nesheim

주연
마리 테이센....마리아
Marie Theisen....Maria
비요른 순드퀴스트....요하네스
Bjørn Sundquist....Johannes
힐데군 리세....툰하임 부인
Hildegun Riise....Mrs. Tunheim
크리스티안 아비....스티안
Kristian Aaby....Stian
이나 소피 브로달....안나
Ina Sofie Brodahl....Anna
헨리에테 엔게세트....툴라
Henriette Engesæth....Tulla
마른틴 달 가르파크....올라프
Martin Dahl Garfalk....Olav
카이 케네트 한슨....바드
Kai Kennet Hanson....Bård
할바드 홀멘....선원
Hallvard Holmen....Seaman
페터 위트 크리스티안센....팔 헬게
Petter Width Kristiansen....Pål Helge
요르겐 랑헬....젊은 사제
Jørgen Langhelle....Young Priest
안 크리스틴 라스무센....비르기트
Ann Kristin Rasmussen....Birgit
실비아 살베센....모렌
Sylvia Salvesen....Moren

1959년 어느 날, 견신례를 앞둔 16살 소녀 마리아는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느님, 오늘부터 전 무신론자가 되기로 했어요."

마리아의 선언은 생각만큼 부조리하지도 않고, 비논리이지도 않습니다. 마리아가 사용하는 '무신론자'라는 단어에는 신의 존재 부정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의미는 전혀 없습니다.

마리아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면 이 선언이 이해가 될 겁니다. 마리아의 아버지 요하네스는 교구 목사입니다. 교구 신자들 사이엔 꽤 인기가 좋은 사람이지만 정작 집에서는 형편없는 아버지죠. 그는 인간적인 정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뻣뻣한 남자로 가족들을 거의 잔인하기까지 한 엄숙주의와 완벽주의로 몰고 갑니다. 저녁 식사 때 실수로 방귀를 뀌는 것도 이 집안에서는 무시무시한 죄입니다. 다른 과목을 모두 A를 맞아도 B가 하나라도 생기면 개인 교습을 받아야 합니다. 동네 카페는 악마들의 소굴이고요.

마리아는 태어나서 16년 동안이나 이 감옥 같은 세계에서 참고 견뎌왔습니다. 마리아가 교구 목사 딸이라고 따돌림 당하는 동안 주변 친구들은 로큰롤과 섹스로 상징되는 새로운 물결에 조금씩 몸을 담그고 있었지요. 자, 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이쯤해서 뭔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잘못하다가는 평생 교회 안에 쪼그리고 앉아 오르간이나 쳐야 하는 교회 마녀가 될지도 모릅니다. 무언가 지금의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야죠. '무신론자' 같은 것 말입니다.

'무신론자' 선언 이후 마리아는 조금씩 탈출을 시도합니다. 브래지어 안에 휴지를 쑤셔넣고 애들이 밤마다 노는 오두막에 끼어들기도 하고, 교회 청년 모임에서 빠져나와 카페에 들어가기도 하고, 견신례를 거부하기도 하고요. 교회 오르간 주자인 툰하임 부인과의 우정은 마리아의 이론 무장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마리아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마리아의 모험담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것이니까요. 마리아는 성숙해가는 자신의 육체에 대해 알아가고 그러는 동안 자신만의 독립적인 정신을 키워갑니다. 하긴 SF가 아닌 바에야 성장물의 주인공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러나 엄청난 새로움과 깊이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일요일의 이변]은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마리아의 모험이 특별히 새롭지는 않을지 몰라도, 마리아는 아주 정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영리하지만 냉소적이지 않고, 쉽게 상처입는 사람이지만 흥미로운 유머 감각의 소유자이기도 하고요. 여전히 종교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아의 이야기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할리우드 영화와 차별성을 유지합니다.

이 당시를 배경으로 한 스칸디나비아의 성장물에서 우리가 쉽게 기대하는 잔잔하고 조용한 이미지가 영화를 지배합니다. 그 위에 깔리는 것은 바흐와 당시의 록큰롤 음악들인데, 조금 거칠게 편집된 느낌이지만 선곡은 적절합니다. 전체적으로 살짝 투박하지만 아름답고 시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마리아를 연기한 마리아 테이센입니다. 마치 롤프 윈퀴스트의 사진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 배우의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진실된 연기는 재미있고 종종 감동적입니다. 툰하임 부인 역의 힐데군 리세도 멋진 조역으로, 테이센과 콤비 플레이도 훌륭합니다. (00/12/03)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Other Side of Sunday.] 혹시 [일요일의 이변]은 [일요일의 이면]의 오타가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