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숀 레비 Shawn Levy

주연
스티브 마틴....자크 클루조 경감
Steve Martin....Inspector Jacques Clouseau
케빈 클라인....드레퓌스 주임 경감
Kevin Kline....Chief Inspector Dreyfus
비욘세 놀즈....자니아
Beyoncé Knowles....Xania
장 르노....질베르 퐁통 경관
Jean Reno....Gendarme Gilbert Ponton
에밀리 모티머....니콜
Emily Mortimer....Nicole
헨리 체니....유리
Henry Czerny....Yuri
크리스틴 체노위스....셰리
Kristin Chenoweth....Cherie
로저 리스....라로크
Roger Rees....Larocque
윌리엄 애버디....비주
William Abadie....Bizu
클라이브 오웬....나이젤 보스웰/첩보원 006
Clive Owen....Nigel Boswell/Agent 006

클루조 경감

전 [핑크 팬더] 순수주의자가 아닙니다. 하긴 어쩌다가 그냥 만들어진 시리즈에 그 단어는 어울리지도 않죠. 피터 셀러즈가 그 시리즈의 유일한 주연 배우인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숀 레비가 리메이크한 [핑크 팬더]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하나입니다. 셀러즈가 그립다는 것이죠. 스티브 마틴은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언들 중 한 명이지만 그의 클루조는 뭔가 아닙니다. 어디에선가 계산이 잘못 되었어요.

아마 그건 스티브 마틴과 클루조 경감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잘 맞지 않기 때문이겠죠. 오리지널 [핑크 팬더] 시리즈에서 클루조 경감은 자신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남자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블레이크 에드워즈의 연출이나 주변 캐릭터들도 클루조의 희극성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었고요. 하지만 숀 레비의 새 영화에서는 클루조의 우스꽝스러움이 전면에 드러납니다. 마틴은 클루조를 과장된 어릿광대로 연기하고 있는데, 이건 그냥 맞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오리지널 시리즈의 매력은 거의 모욕적으로 전환됩니다. 대표적인 건 클루조의 요란한 프랑스 악센트로 대표되는 프랑스 이미지 놀리기입니다. 전 앵글로 색슨 문화권 사람들이 프랑스를 어떻게 놀려대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전 프랑스인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던 원작의 영화들과는 달리 리메이크 버전의 프랑스 농담들은 그냥 나쁜 취향으로 머물고 맙니다. 역시 너무 힘을 주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리메이크가 원작의 정신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재료만 따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새 [핑크 팬더]는 여기에서도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건 좀 따분합니다. 그냥 각본과 아이디어가 좋지 못했어요. 사라진 핑크 팬더의 미스터리는 심심하고 주인공들은 물러 터졌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쟈니 잉글리쉬]를 더 재미없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돼요. 구성도 거의 같습니다.

남는 건 시리즈의 전통을 잇는 오프닝 크레딧의 애니메이션입니다. 그건 재미있었어요. 농담 몇 개는 오리지널보다 낫기도 했고. 하지만 영화의 나머지는 없어도 됩니다. 좋은 배우들과 능력있는 스탭들이 어울리지 않는 영화에서 낭비되고 있는 거죠. (06/04/05)

DJUNA

기타등등

클라이브 오웬이 영국 비밀 스파이 006으로 나옵니다. 그럴싸해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맘에 들지 않는 007팬들은 은근히 슬프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