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길링 John Gilling

주연
노엘 윌먼....프랭클린 박사
Noel Willman....Dr. Franklyn
제니퍼 다니엘....발레리 스폴딩
Jennifer Daniel....Valerie Spalding
레이 바렛....해리 스폴딩
Ray Barrett....Harry Spalding
재클린 피어스....안나 프랭클린
Jacqueline Pearce....Anna Franklyn
마이클 리퍼....톰 베일리
Michael Ripper....Tom Bailey
존 로리....매드 피터
John Laurie....Mad Peter
만 메이틀랜드....말라이
Marne Maitland....Malay
데이빗 배런....찰스 스폴딩
David Baron....Charles Spalding

뱀인간

[파충류]를 언급하면서 [좀비의 역병]과 [고르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이 두 영화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처럼 느껴지거든요.

우선 이 영화의 감독인 존 길링은 [고르곤]의 각색자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파충류]는 [고르곤]과 거의 같은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죠. 괴물에게 주인공의 동생이 살해당하고 형이 그 죽음의 미스터리를 푸는 기둥 줄거리는 거의 같고 신비스러운 여자 괴물과 그 괴물의 남성 보호자라는 설정 역시 같고요.

[좀비의 역병]과의 연관성도 강한데, 그건 존 길링이 [좀비의 역병]과 [파충류]를 거의 동시에 만들었기 때문이죠. 이 두 영화는 같은 세트와 같은 배우들(마이클 리퍼, 재클린 피어스)뿐만 아니라 특유의 불길한 분위기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의 줄거리는 [고르곤]과 거의 같습니다. 단지 이번 영화의 무대는 콘월의 작은 마을이고 괴물/희생자인 안나는 동양의 저주에 걸려 뱀인간으로 변하며 안나의 보호자는 안나의 아버지인 프랭클린 박사이죠.

그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고르곤]과는 달리 [파충류]는 동방 식민지에 대한 매혹과 혐오가 섞여 있는 빅토리아 시대 풍의 이야기입니다. 동방의 식민지를 뛰어다니다 돌아온 영국인이 무시무시한 동양의 마법에 말려들어 고통받는다는 이야기니까요. 우린 이전에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대해 여러차례 다루었지요.

[파충류]는 [고르곤]처럼 여자 주인공의 고뇌를 로맨스를 섞어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안나의 비극적인 운명을 가볍게 다루고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여전히 안나는 꽤 비극적인 존재지요. (옆에서 아버지를 협박하고 조종하는 아시아인 악당은 여전히 사악한 존재로 남지만요!) 영화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고르곤]보다 [좀비의 역병]에 가까운데, 이것도 장점인 것 같습니다. 길링은 테렌스 피셔처럼 공격적인 직설법은 사용하지 않는데, 이게 스토리에 더 잘 맞았던 거죠. 단지 마지막에 괴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지나치게 싱거운 것 같지만 말입니다.

가장 자주 지적되는 건 역시 분장일텐데, 사실 이 영화의 뱀인간도 그렇게 설득력 있는 분장술의 걸작은 아닙니다. 그러나 여전히 [고르곤]보다는 낫군요. 우선 이 영화의 괴물은 보는 사람이 무서워 죽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는 아니거든요. 게다가 아무리 못해도 파충류 괴물이 [고르곤]의 드랙 퀸보다 나았지요.

[파충류]는 인상적인 해머 영화이며 주목할만한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전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들의 제목들을 자동적으로 먼저 언급하게 된다면 독창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03/08/07)

DJUNA

기타등등

앵커 베이 DVD는 위아래로 가볍게 떨리는 듯한 느낌을 주던데, 제가 읽은 것들 중 그 현상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평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