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론즈버리 John Lounsbery
볼프강 라이더만 Wolfgang Reitherman
아트 스티븐즈 Art Stevens

주연
밥 뉴하트....버나드
Bob Newhart....Bernard
에바 가보....비앙카 양
Eva Gabor....Miss Bianca
제랄딘 페이지....마담 메두사
Geraldine Page....Madame Medusa
조 플린....스누프 씨
Joe Flynn....Mr. Snoops
지넷 놀란....엘리 메이
Jeanette Nolan....Ellie Mae
팻 버트램....루크
Pat Buttram....Luke
짐 조던....오빌
Jim Jordan....Orville
존 맥킨타이어....루퍼스
John McIntire....Rufus
미셸 스테이시....페니
Michelle Stacy....Penny
버나드 폭스....의장
Bernard Fox....The Chairman
래리 클레몬스....그램스
Larry Clemmons....Gramps
제임스 G. 맥도널드....에빈루드

1.

일반적으로 6, 70년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쇠퇴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긴 당시의 작품들엔 [밤비]나 [덤보], [백설공주]와 같은 고전의 향취도 없으며 [라이언 킹]과 같은 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블록버스터의 무게도 없습니다. 적은 제작비로 가볍게 만든 영화들인 거죠.

그러나 이 작품들에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불멸의 걸작'을 만들려는 압박감이 사라지자 이 시대의 영화들은 독특한 경쾌함을 부여받았습니다. 줄어든 제작비는 디즈니식 즉물성을 떠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시대 영화들에서 느낄 수 있는 거친 펜터치와 배경 그림의 맵시있는 2차원성을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이 시대 영화들의 가볍고 우아한 유머 감각은 '고전' 시대나 '블록버스터' 시대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것들입니다.

2.

[생쥐 구조대]의 스토리는 마저리 샤프의 동화들에서 여러 요소들을 뽑아 엮은 것입니다.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지요. 뉴욕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생쥐 구조대 (Rescuers Aid Society)는 못된 악당 미스 메두사한테 시달림을 받고 있는 고아 소녀 패니가 늪에 던진 빈병 통신을 받고 미스 비앙카와 청소부 버나드를 파견합니다. 둘은 알바트로스 오빌, 잠자리 에빈루드와 같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패니를 구출하고 악당들을 혼내주지요.

스토리에 특별히 독창적인 면은 없지만, 뭐 디즈니의 명성이 독창성에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내용에 별다른 무게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가볍고 경쾌하게 스토리를 끌어갑니다.

요새 관객들에게는 다소 한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시대 디즈니는 그렇게까지 '블록버스터'의 속도전에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샤프의 원작에서 찾을 수 있는 (제 생각에는 지극히 여성적인) 동화적 감각과 섬세함이었지요. 특히 미스 비앙카와 버나드의 관계 발전과 같은 걸 보세요. 동화적 로맨스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 자체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사뿐사뿐 걸음을 옮기는 경쾌함은 귀엽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충분한 서스펜스와 긴장감이 있습니다. 알바트로스 오빌이 보여주는 고소공포증의 위협, 잠자리 에빈루드를 모터 삼아 벌이는 나무잎 보트의 속도전은 훌륭합니다.

악역인 메두사도 좋습니다. 이 악역의 정신나간 빨강머리와 맛이 간 파란 눈은 재미있으면서도 충분히 으스스하지요. 지나치게 크루엘라 드 빌을 닮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까요?

3.

[생쥐 구조대]는 훨씬 상업적으로 히트했던 속편 [코디와 생쥐 구조대 The Rescuers Down Under]에 비해 비교적 가볍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긴 속편이 이 영화보다 중요한 작품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의 의미있는 결합이 속편에서 최초로 실현되었고 또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질적 부활을 도운 영화 중 하나이기도 했으니까요. 요새 관객들은 [생쥐 구조대]의 온화함보다는 [The Rescuer Down Under]의 박진감이 더 마음에 들 겁니다.

그러나 본편의 소박한 재미를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비디오를 보면서 지금은 디즈니가 잃어버린 그 가벼운 정신을 되살리는 것도 꽤 가치있는 일일 거예요. (99/06/17)

DJUNA

기타등등

1. 생쥐 구조대의 본부를 자세히 보면 미키 마우스가 보입니다. :-) 한복입고 갓 쓴 생쥐도 한 마리 있으니 찾아보시길.

2. 디즈니는 이 영화의 비디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처음에 나온 비디오 테입에는 프레임 곳곳에 여자 누드가 숨겨져 있었답니다. 누군가가 오리지널 셀에다 장난을 친 모양인데, 어쩔 수 없이 그 비디오는 회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