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비보 버거론 & 윌 핀
Bibo Bergeron & Will Finn

주연
케빈 클라인....툴리오
Kevin Kline....Tulio
케네스 브래너....미겔
Kenneth Branagh....Miguel
로지 페레즈....첼
Rosie Perez....Chel
아만드 아산테....체켈-칸
Armand Assante....Tzekel-Kan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타나복 추장
Edward James Olmos....Chief Tannabok
엘튼 존....나레이터
Elton John....Narrator
짐 커밍즈....코르테즈/기타
Jim Cummings....Cortes/others
프랭크 웰커....알티보/기타
Frank Welker....Altivo/various others

툴리오와 미겔은 손발이 잘 맞는 사기 도박꾼 콤비입니다. 어느 날 그들은 엘도라도로 가는 지도를 주사위 도박으로 따는데, 제대로 지도를 검토해 볼 겨를도 없이 성난 피해자들과 군인들과 성난 황소한테서부터 달아나다가 엉겁결에 남미로 떠나는 코르테즈의 배에 오르게 되죠. 코르테즈의 말인 알티보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그들은 엘도라도를 찾아나섭니다. 간신히 도착한 엘도라도에서 그들은 신으로 추앙받고, 역시 모험가 기질을 타고난 동네 처녀 첼의 도움을 받아 엘도라도의 금을 스페인으로 끌어가려는 음모를 꾸미지요. 하지만 사악한 제사장 체켈-칸이 그들의 계획 앞을 막고 서 있었어요...

[The Road to El Dorado].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제목만 듣는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밥 호프와 빙 크로스비 주연의 40년대 코미디로 생각하겠지요. 사실 정말 그런 걸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릅니다. 호프나 크로스비처럼 얼뜨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들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두 콤비가 여행 중 온갖 모험을 겪는다는 이야기니까요.

중반부로 나가면 키플링의 [왕이 될 뻔한 사나이]의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키플링의 단편에서처럼 둘은 신으로 추앙받고 그걸 미끼로 사기극을 꾸미지요. 심지어 그들이 인간이라는 게 들통나는 이유도 같습니다. 오지에 떨어진 서양 사람들이 신 흉내를 낸다는 이야기가 [왕이 될 뻔한 사나이]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영향을 키플링에서 받았다는 건 거의 분명해요.

그러나 [The Road to...] 시리즈와 [왕이 될 뻔한 사나이]를 그냥 섞을 수는 없습니다. 결코 그래서는 안되지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페인 남미 정복 당시는 결코 [The Road to...] 시리즈의 태평한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는 때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키플링 식의 무시무시한 19세기 제국주의적 모험담으로만 이야기를 끌어갈 수는 더더욱 없고요. 그렇다고 또 당시의 끔찍한 실화를 그대로 전달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부터 곡예가 시작됩니다. 디즈니의 [포카혼타스]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것이죠. 원주민들은 보다 고상한 존재로 그려지고, 그 결과 당연히 서구 = 문명, 원주민 = 야만의 낡은 도식은 사라집니다. 백인 남자들이 원주민의 신처럼 행세하고 다니는 위험한 공식이 불쾌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그것도 아니군요. 그들은 추장과 제사장 사이의 정치 게임에 말려든 도구일 뿐이고, 정말로 그들이 신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 곡예는 [포카혼타스]보다 성공적입니다. 당의를 입히기는 했지만 심한 역사 왜곡은 거의 없고, 원주민과 백인 탐험가의 대조도 극적으로 과장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 멀끔해서 그게 지루할 지경입니다.

문제는 스토리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툴리오와 미겔은 괜찮은 친구들이고, 종종 튕겨 올라오는 농담들도 유쾌하고, 애니메이션 기술도 우수하며, 엘튼 존과 한스 짐머의 음악도 나쁘지 않지만, 정작 이 밍밍한 스토리가 영화를 일정 수준에 계속 머물게 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너무 뻔해서 관객들은 계속 다음 액션을 기다리며 조바심을 내게 되지요. 후반부의 액션 분할도 성공적이지는 않습니다. 첫번째 액션과 두번째 액션이 나뉘어진 결과 긴장감이 떨어졌고 후반부의 액션은 너무 가볍게 처리된 듯한 느낌입니다. [죽음의 무도]를 끌고 다니는 코르테즈의 역할 역시 분위기에 비해 너무 가벼운 듯 하고요.

[엘도라도]는 나쁘지 않은 영화지만 야심이 너무 부족합니다. 디즈니의 아성을 정복하려는 드림웍스 사의 끝없는 계획을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군요. 좀 나중에 나왔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영화였습니다. (00/08/18)

DJUNA

기타등등

제가 본 프린트는 계속 화면 한가운데 줄이 생기더군요. 프린트가 낡아서 그런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