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가버 추포 Gabor Csupo

주연
다코타 블루 리처즈....마리아
Dakota Blue Richards....Maria
요안 그리피스....벤자민 경
Ioan Gruffudd....Sir Benjamin
팀 커리....드 느와
Tim Curry....Coeur De Noir
나타샤 맥켈혼....러브데이
Natascha McElhone....Loveday
줄리엣 스티븐슨....미스 헬리오트로프
Juliet Stevenson....Miss Heliotrope
어거스트 프루....로빈
Augustus Prew....Robin
앤디 린든....매머듀크 스칼렛
Andy Linden....Marmaduke Scarlet
마이클 웨버...디그위드
Michael Webber....Digweed

마리아

[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의 원작은 엘리자베스 구지의 [작은 백마]입니다. 판타지 동화 장르의 고전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출판되어 있습니다. 전 읽어보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추천은 많이 받았죠. 그 중 저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도 서넛 있으니 책도 재미있을 거라고 추측해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각색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물타기도 이런 물타기가 없습니다. 구지의 이 소설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순전히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 소설이라고 추천했기 때문이지요. 그 추천이 이번 영화화 계획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전 과연 지금이 구지의 소설을 각색할 최선의 시기인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고아 소녀가 가정교사와 함께 삼촌이 사는 시골 저택에 도착하는 부분까지, 전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다른 판타지 장르의 작품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소녀가 몇백 년 예언된 아이였고, 무대가 되는 세계를 멸망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며, 그들을 구할 수 있는 마법의 힘을 가진 진주가 그 세계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 개별 이야기보다는 장르 클리셰들의 무더기 속에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이것은 보는 방법과 만드는 방법의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해리 포터]류의 판타지 영화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는 장르의 인플레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짧은 기간 내에 비슷비슷한 작품들의 습격을 받은 관객들에게 개별 작품의 이야기와 설정들이 가볍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만드는 사람들도 문제인 것이, 이런 열풍 속에서는 나름대로 개성을 가진 원작을 찾아 영화를 만들어도 [해리 포터]식 스타일 속에 함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도 이런 유행의 희생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에는 다른 핸디캡도 있습니다. 유행을 선도하는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정말 스케일이 간소해요. 제작비도 적은 게 눈에 팍팍 뜨일뿐만 아니라 짧은 시기 안에 허겁지겁 만든 티가 나지요. 영화 상품으로서 [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은 굉장히 투박합니다. 종종 편집자들이 부족할 정도로 찍어놓은 장면이 부족하고, 배우들의 감정선이 연결되지 않아 툭툭 끊어지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에요. 그 때문에 용감하고 현명해야 할 주인공 마리아의 민폐성이 불필요할 정도로 늘어납니다. 여기엔 각본 탓도 있을 거예요. 이 영화의 각본은 아무런 정보 없이 봐도 어딘가에 있는 원작의 각색이란 티가 심하게 나거든요.

여전히 [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에는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요안 그리피스, 팀 커리, 줄리엣 스티븐슨, 나타샤 맥켈혼의 캐스팅은 이름만 들어도 괜찮지 않습니까? 주인공 마리아를 연기하는 다코타 블루 리처즈는 점점 예뻐지고 있고요. 저예산으로 (헝가리에서) 허겁지겁 만든 티가 나지만 특수효과나 미술에서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발견됩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해도 드러난 핸디캡의 비중이 너무 커요. (09/02/09)

DJUNA

기타등등

그래도 원작을 한 번 읽어보긴 해야겠습니다. 영화보다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