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샘 펠 Sam Fell
로버트 스티븐헤이건 Robert Stevenhagen

주연
매튜 브로데릭....데스페로
Matthew Broderick....Despereaux
더스틴 호프먼....로스큐로
Dustin Hoffman....Roscuro
엠마 왓슨....완두콩 공주
Emma Watson....Princess Pea
트레이시 울먼....미저리 소우
Tracey Ullman....Miggery Sow
케빈 클라인....앙드레
Kevin Kline....Andre
윌리엄 H. 메이시....레스터
William H. Macy....Lester
스탠리 투치....볼도
Stanley Tucci....Boldo
시아란 하인즈....보티첼리
Ciarán Hinds....Botticelli
로버트 콜트레인....그레고리
Robbie Coltrane....Gregory
토니 헤일....펄로
Tony Hale....Furlough
프랜시스 콘로이....앙트와네트
Frances Conroy....Antoinette
프랭크 란젤라....시장
Frank Langella....Mayor
리처드 젠킨스....교장
Richard Jenkins....Principal
크리스토퍼 로이드....호비스
Christopher Lloyd....Hovis
찰스 쇼네시....피에트로
Charles Shaughnessy....Pietro
시고니 위버....나레이터
Sigourney Weaver....Narrator

데스페로

[작은 영웅 데스페로]는 케이트 디카밀로의 뉴베리 수상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 동화는 몇 년 전에 [생쥐 기사 데스페로]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왜 수입사에서는 이미 나와 있는 번역제를 쓰지 않는 것일까요? 전 이런 거 볼 때마다 조금씩 귀찮습니다. 하여간 재미있는 책이니까 아동문학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추천합니다.

이 책에서 데스페로는 공주와 사랑을 꿈꾸는 생쥐 몽상가입니다. 물론 그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죠. 하지만 데스페로는 그가 도서관에서 몰래 읽은 기사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공주를 위기에서 구하고 악당들과 맞서 싸웁니다. 이 이야기에는 데스페로만큼이나 비중있는 인물이 두 명 더 등장하는데, 한 명은 실수로 왕국에 엄청난 비극을 몰고 온 시궁쥐 로스큐로이고 다른 한 명은 공주가 되기를 꿈꾸는 하녀 미그입니다.

영화와 원작은 얼마나 다를까요? 기본 스토리는 따라갑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 방식과 디테일, 캐릭터 묘사에 차이가 있지요. 챕터 별로 각각의 캐릭터들을 따라가는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분해하고 재조립해서 한 줄로 엮고 있습니다. 영화적 액션을 위해서인지 몇몇 사건들은 개작되었고요 (원작의 팬이라면 붉은 색 실의 역할이 대폭 축소된 것에 실망할 것입니다.) 캐릭터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섬세한 몽상가였던 원작의 데스페로와는 달리 영화의 데스페로는 그냥 용감무쌍하기만 하지요. 원작에서는 보다 악역에 가까웠던 로스큐로 역시 훨씬 물렁한 캐릭터로 바뀌었고요. 그러는 편이 액션을 짜고 캐릭터의 공감을 유발하는 데 쉬울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다 이유가 있지만 전 그래도 원작 쪽이 더 이치에 맞다고 봅니다. 특히 캐릭터는요. 로스큐로는 일부러 동정을 호소하지 않는 쪽이 더 좋았을 거예요. 주제 역시 더 잘 살았을 거고요. 초반에 너무 물렁하게 묘사를 했기 때문에 중반의 갑작스러운 역할 전환이 이상하게 느껴지거든요. 하긴 이 영화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은 한 둘이 아닙니다. 불필요하거나 연결이 이상한 부분도 많고요. 아치볼도의 그림에서 따온 것이 분명한 야채 인간 볼도 같은 경우만 봐도 근사한 구경거리인 걸 제외하면 나와야 할 이유가 별로 없죠. 구성과 캐릭터 면에서 게리 로스의 각색은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내용에 비해 속도로 느린 편이라 관객들이 쉽게 지루해질 수 있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영웅 데스페로]에는 은근히 사람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그렇단 말이죠. 영화의 느릿하고 다소 서글픈 분위기는 결코 흥행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해와 용서라는 주제와 잘 어울립니다. 여전히 시궁쥐들은 종차별의 희생자가 되긴 하지만, 진짜 악역보다는 상처를 입고 쉽게 악에 노출될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들에 집중하고 그들에 맞추어 해결책을 찾는 방식은 성숙한 태도라고 봅니다. 전 영화가 소설보다 솔직하게 동화 세계의 계급 격차를 묘사한 것도 좋았습니다. 그 때문에 완두콩 공주가 조금 덜 예쁜 사람이 되긴 했지만요.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스토리가 아니라 미술입니다. [작은 영웅 데스페로]는 정말로 예쁜 영화입니다. 파스텔조의 부드러운 이미지는 마치 18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의 영향을 받은 그림책 원작이 있어 그 비주얼에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요. 물론 그 이미지 자체는 전적으로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요. 원작에서는 간단히 넘어간 생쥐 세계와 시궁쥐 세계의 정교한 묘사 역시 3D 애니메이션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저와는 달리 스토리를 전혀 용서할 수 없었던 다른 관객들도 영화의 비주얼에 대해서는 훨씬 관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09/02/16)

DJUNA

기타등등

아무리 어린이용 영화라고 해도 자막판의 비율이 이렇게 낮은 건 이해가 안 되는군요. 저 쟁쟁한 배우들의 목소리를 감상하려 극장을 찾은 사람들도 꽤 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