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지 스티븐즈 George Stevens

주연
케리 그랜트....레오폴드 딜그
Cary Grant....Leopold Dilg
진 아서....노라 셸리
Jean Arthur....Nora Shelley
로널드 콜먼....마이클 라이트캡
Ronald Colman....Michael Lightcap
에드가 부캐넌....샘 예이츠
Edgar Buchanan....Sam Yates
글렌다 파렐....레지나 부시
Glenda Farrell....Regina Bush
찰스 딩글....앤드류 홈즈
Charles Dingle....Andrew Holmes
엠마 던....셸리 부인
Emma Dunn....Mrs. Shelley
렉스 잉그램....틸니
Rex Ingram....Tilney
레오니드 킨스키....얀 풀라스키
Leonid Kinskey....Jan Pulaski
톰 타일러....클라이드 브라켄
Tom Tyler....Clyde Bracken
돈 베도....경찰서장
Don Beddoe....Police Chief

1.

누명쓴 탈옥수 레오폴드 딜그는 고등학교 교사 노라 셸리의 집으로 숨어듭니다. 노라는 그를 숨겨주지만 그 집을 여름동안 빌린 저명한 법학자 마이클 라이트캡이 하루 일찍 도착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하죠. 레오폴드의 무죄를 믿는 노라와 레오폴드의 변호사 예이츠는 라이트캡을 설득해 사건에 개입시키려하고, 정원사로 위장한 레오폴드는 라이트캡과 법철학 논쟁을 벌입니다. 그러는 동안 레오폴드와 라이트캡은 노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2.

조지 스티븐즈 하면 떠오르는 영화들은 [자이언트]나 [셰인], [젊은이의 양지]와 같은 심각한 대작들입니다. 스크루볼 코미디는 그의 터가 아니었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사랑의 별장]은 꽤 특이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별장]은 [아기 양육]처럼 철저하게 가벼운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의 터치라고 할까요? 영화는 법과 정의라는 꽤 심각한 주제를 역시 꽤 심각한 어조로 다루고 있습니다.

하긴 스크루볼 코미디가 늘 허공에 뜬 이야기만 다룬 건 아니었습니다. 카프라, 혹스, 웰먼과 같은 사람들은 언론 조작, 성차별, 법제도의 부당함과 같은 심각한 주제를 날씬하게 끼워넣은 걸작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사랑의 별장]도 그 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히스 걸 프라이데이]와 같이 절묘한 수준까지 올라갔는가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문제는 어조입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다룰 때에도 언제나 스피드와 유머를 잃지 않았던 혹스와는 달리 스티븐즈는 주제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심각함에 비해 생각이 너무 순진한 구석이 있고요. 심각함은 영화의 일관성을 약화시키고 순진함은 당위성을 떨어뜨립니다. 이 영화에서 '개안'하는 인물인 라이트캡은 그런 순진함에 넘어가기엔 지나칠 정도로 거물이니까요.

3.

영화의 진짜 기둥은 보다 정통적인 것입니다. 레오폴드, 노라, 라이트캡은 모두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며 그들이 섞이는 구성도 매끄럽고 흥미진진합니다. 특히 라이트캡이 좋습니다. 법철학적인 측면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말했지만, 책벌레 학자가 서서히 현실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는 섬세하고 재치있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배우들도 빈틈없습니다. 케리 그랜트의 능글맞고 빈틈없는 매력은 여기서도 여전하고 진 아서의 숨막히는 수다와 활달함은 영화에 불을 당깁니다. 로널드 콜먼의 연기는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최고인 것 같고요. 혹스의 스피드와 유머, 캐프라의 열정이 부족할지는 몰라도, [사랑의 별장]은 최고의 스크루볼 코미디 중 하나로 인정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99/05/16)

DJUNA

기타등등

[사랑의 별장]이라는 번역 제목은 영화의 내용을 지나치게 로맨틱 코미디로만 끌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저에게 더 나은 제목이 있는 것도 아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