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허버트 로스 Herbert Ross

주연
셜리 맥클레인....디디 로저스
Shirley MacLaine....Deedee Rodgers
앤 밴크로프트....엠마 재클린
Anne Bancroft....Emma Jacklin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유리
Mikhail Baryshnikov....Yuri
레슬리 브라운....에밀리아
Leslie Browne....Emilia
톰 스케리트....웨인
Tom Skerritt.... Wayne
마사 스코트....아델라이드
Martha Scott.... Adelaide
안소니 저브....로지
Anthony Zerbe.... Rosie
마샬 톰슨....카터
Marshall Thompson....Carter
알렉산드라 다닐로바....마담 다카로바
Aleksandra Danilova....Madame Dahkarova
앙트와네트 시블리....세빌라
Antoinette Sibley....Sevilla
스타 다니아즈....캐롤린
Starr Danias....Carolyn
제임스 미첼....마이클
James Mitchell....Michael
다니엘 레번즈....아놀드
Daniel Levans....Arnold
스코트 더글러스....프레디
Scott Douglas....Freddie
리자 루카스...재니나
Lisa Lucas....Janina

1.

오클라호마 시티에 아메리칸 발레 콤파니가 순회 공연을 옵니다. 동네 발레 교사인 디디에게 그 공연은 아주 뜻 깊은 것이었죠. 디디는 20여 년 전만 해도 아메리칸 발레 콤파니의 간판 스타 엠마 재클린과 주역을 다투던 사이였으니까요.

디디의 딸 에밀리아가 아메리칸 발레 콤파니의 오디션에 합격하자 디디와 엠마의 불편했던 관계가 다시 불거져 나옵니다. 디디는 발레리나로서의 명성을 엠마가 빼앗아갔다고 생각하고 엠마는 서서히 늙어가는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안정된 가족을 가진 디디를 부러워합니다. 발레리나로 성장해가는 에밀리아가 엠마에게 기울고 디디의 옛 과거가 드러나자...

2.

허버트 로스의 [터닝 포인트]보다 유명한 발레 영화는 [분홍신]밖에 없습니다. 그건 [터닝 포인트]가 유명한 발레 영화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발레 영화라는 장르가 그만큼 빈약하다는 뜻도 되겠지요.

[터닝 포인트]의 스토리는 그렇게 좋지 않고 발레라는 전문 세계를 깊이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아더 로렌츠의 각본은 소프 오페라의 다양한 공식들과 발레 세계에 대한 대중의 판타지를 적당히 섞어 묶은 것에 불과합니다. 주인공 무용수들의 피터지는 경쟁, 풋내기 발레리나와 바람둥이 스타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허겁지겁 관객들을 결말로 집어던지는 캣 파이트. 이런 이야기는 영화라는 장르가 시작되면서부터 끝없이 되풀이 된 것들입니다. 그나마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영화는 그것도 없습니다. 이 영화의 발레 댄서들은 진짜가 아니라 마네킹 같습니다. 당시 유행이었던 70년대 페미니즘식 터치 역시 겉꾸밈으로 보이고요.

그러나 각본 이외의 터치는 흥미롭습니다. 발레 팬들이라면 영화 속에 나오는 수많은 발레 장면이 눈을 즐겁게 할 겁니다. 에밀리아 역의 레슬리 브라운과 유리 역의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는 모두 이 영화가 처녀작인데, 별다른 연기가 필요없는 역이긴 하지만 그들의 춤 장면은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후반부 갈라 쇼에 실명으로 나오는 거물들을 보세요. 마르시아 하이데, 수잔 패럴, 피터 마틴즈... 이 양반들이 한 무대에 서는 걸 구경하는 것도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발레를 매끄럽게 화면 위에 올려놓는 허버트 로스의 실력도 칭찬받을 만 합니다. [분홍신]의 어마어마한 화려함은 없을지 몰라도 로스는 무용가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용수가 아닌 배우들을 무용수 사이에 쑤셔놓고 춤추는 척하게 만드는 방법도 알고 있지요!

셜리 맥클레인과 앤 밴크로프트가 보여주는 불꽃 튀기는 연기 또한 구경 거리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각본이 이들의 연기를 세워줄 만큼 훌륭한 드라마를 제공해주지는 못하지만요.

역시 [터닝 포인트]를 가장 즐겁게 보려면 스토리에 관대해지고 춤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갈라 스타일의 발레 삽입 말고 보다 깊숙하게 발레를 영화에 개입시키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98/06/23)

D&P

기타등등

원래 에밀리아 역은 젤시 커클랜드에게 돌아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커클랜드가 병에 걸리는 통에 브라운에게 넘어갔대요. 그런데 브라운은 영화 속의 에밀리아와 이상할 정도로 비슷한 데가 많습니다. 영화 속의 에밀리아처럼 브라운은 변두리 발레 교사 부부의 딸이랍니다.

언젠가 이 영화의 KBS 상영 당시 제목을 물었었죠? 많은 분들이 답해주셨습니다. [사랑과 갈채의 나날]이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