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호우 John Hough

주연
린-홀리 존슨....잰 커티스
Lynn-Holly Johnson....Jan Curtis
카일 리처즈....엘리 커티스
Kyle Richards....Ellie Curtis
베티 데이비스....애일우드 부인
Bette Davis....Mrs. Aylwood
캐롤 베이커....헬렌 커티스
Carroll Baker....Helen Curtis
데이빗 맥컬럼....폴 커티스
David McCallum....Paul Curtis
베네딕트 테일러....마이크 플레밍
Benedict Taylor....Mike Fleming
프랜시스 쿠커....메리 플레밍
Frances Cuka....Mary Fleming
리처드 파스코....톰 콜리
Richard Pasco....Tom Colley
이언 배넌....존 켈러
Ian Bannen....John Keller
캐서린 레비....카렌 애일우드
Katherine Levy....Karen Aylwood

잰

[숲 속의 눈동자]는 월트 디즈니에서 만든 가족용 호러 영화입니다. 안 어울리는 조합같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에요. 디즈니사에서는 가족용 실사 영화를 만들면서 온갖 장르들을 다 실험했습니다. 호러라고 예외는 아니지요. 이 작품이 디즈니의 유일한 가족 호러도 아닙니다. 제가 종종 언급하는 [유리 아이] 역시 같은 장르니까요.

더 재미있는 건 이 영화가 상당한 컬트 영화라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그건 이 영화가 온전하게 개봉된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처음 발표되었을 때 평이 좋지 않자 수많은 재편집을 거쳤고 버전도 꽤 여럿 생겼지요. 그러다보니 영화는 은근히 실체를 알 수 없는 전설의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질과는 별 상관 없이 말이에요.

영화는 유령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미국인 가족이 영국의 시골 저택에 이사를 옵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잰과 동생 엘리는 이사 온 날부터 저택과 숲 속에서 이상한 현상들을 목격하게 되지요. 거울이나 유리가 갑자기 깨지거나 집 앞의 숲 속에 이상한 빛이 보이거나 하는 식으로요. 잰은 결국 이 모든 사건들이 30년 전에 실종된 애일우드 부인의 딸 카렌과 관계 있다고 믿게 됩니다.

전형적인 귀신들린 집 이야기죠. 초자연적인 사건들이 집 안이 아니라 집 밖에서 일어난다는 게 다르지만요. 그리고 감독인 존 호우는 가장 중요한 귀신들린 집 영화 중 하나인 [헬 하우스의 전설]을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엔 약간의 변형이 있습니다. 우리가 유령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알고 보면 은근히 SF적인 현상이라는 거죠. 플로렌스 앵겔 랜들의 원작 소설에서는 이 점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비교적 흐릿하게 처리했지만요.

영화는 전형적인 디즈니 가족 영화 스타일입니다. 당시 디즈니 가족 영화들은 모두 스타일이 다 이랬던 것 같아요. 주인공이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러대면서 돌아다니는 동안 다소 공식적이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거죠. 이런 전개는 다소 짜증나기도 하지만 [디즈니랜드]의 분위기에 향수를 품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존 호우는 [헬 하우스의 전설]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했던 컴컴한 분위기를 이 영화에서도 그럴싸하게 끌어옵니다. 문제는 가끔 등장하는 80년대식 싸구려 특수 효과가 그 분위기를 망쳐놓는다는 것이죠. 린-홀리 존슨의 요란하고 노골적인 [디즈니랜드] 식 연기도 그런 분위기와 아주 잘 맞지 않고요.

[숲 속의 눈동자]의 자극성은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완전히 삭아버렸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 아이들도 이 영화를 보면서 공포에 질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살인도 벌어지지 않고 피도 튕기지 않는 비폭력적인 가족 영화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런 걸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02/05/10)

DJUNA

기타등등

IMDb에는 다이앤 레인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데, 어디 등장하는지는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