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애덤 섕크먼 Adam Shankman

주연
제니퍼 로페즈....마리아 '메리' 피오레
Jennifer Lopez....Maria 'Mary' Fiore
매튜 매커너헤이....스티븐 제임스 '스티브/에디' 에디슨
Matthew McConaughey....Dr. Steven James 'Steve/Eddie' Edison
브리지트 윌슨....프랜신 '프랜/프래니' 도널리
Bridgette Wilson....Francine 'Fran/Frannie' Donolly
저스틴 체임버즈....마시모
Justin Chambers....Massimo
주디 그리어....페니 니콜슨
Judy Greer....Penny Nicholson
알렉스 로코....살바토레
Alex Rocco....Salvatore
조안나 글리슨....도널리 부인
Joanna Gleason....Mrs. Donolly
찰스 킴브러프....존 로버트 도널리
Charles Kimbrough....John Robert Donolly

스티븐과 메리

저에게 '평범한 영화'라는 표현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속한 개별 영화들에 대한 '비방'이 아닙니다. 물론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이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같은 훌륭한 로맨틱 코미디를 볼 수 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전 이런 장르의 영화들을 볼 때 걸작 따위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전, 주인공들이 적당히 예쁘고 종종 웃음을 터뜨릴만한 해프닝이 나오고 낡은 로맨티시즘에 한숨을 내쉴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오히려 이런 공식적인 내용 때문에 안식처로 이런 영화들을 찾는 것인지도 몰라요. 독창적인 영화들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사는 게 피곤하겠습니까.

고로 [웨딩 플래너]에 대해 '평범한 영화'라는 딱지는 주지 않겠습니다. 더 나쁜 표현이 필요해요. [웨딩 플래너]는 평범한 영화지만 그게 이 영화의 대죄는 아닙니다. [웨딩 플래너]는 생기없고 뻣뻣하며 지루합니다.

줄거리는 다들 아시겠죠? 주인공 메리는 잘나가는 웨딩 플래너입니다. 메리는 경력상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 같은 결혼식을 하나 맡는데, 하필이면 그 결혼식의 신랑이 자기와 구치 구두를 굴러오는 쓰레기 통의 습격으로부터 구해준 뒤 로맨틱한 감정을 품고 있었던 소아과 의사 스티븐이었습니다. 당연히 두 사람은 의무감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메리의 아빠가 점찍어둔 마시모라는 이탈리아 청년이 이들 사이에 끼어들면서 일은 더 꼬이기 시작하고요.

기본 줄거리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되기엔 지나치게 친숙하죠. 이건 일종의 소나타 형식과 같습니다. 제1주제, 제2주제, 작은 마침, 전개부, 재현부가 놓일 부분들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나타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모두 같은 수준인 것은 아니죠. 반대로 이런 고정된 형식에서 무언가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진짜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적입니다.

[웨딩 플래너]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이 영화는 꼭 풀먹인 넝마 조각 같습니다. 장르의 기본 요소들인 '연적', '어긋난 인연', '결혼을 강요하는 부모'와 같은 것들이 그냥 멋대로 배치되어 얽혀 있을 뿐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지 못해요. 이 영화에서 메리와 스티븐은 사랑에 빠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각본에 따라 덜컹거리며 움직이는 꼭두각시들이죠.

당연히 메리와 스티븐이 무슨 일을 겪건 관객들은 신경도 쓰지 않게 됩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성격의 일관성도 없고 동기도 엉망입니다. 눈에 힘만 주고 있을 뿐 몽유병자나 마찬가지예요. 관객들이 캐릭터에 몰입할 수 없다면 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매튜 매커너헤이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로페즈는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작위적이라 감정이입이 어렵고 매커너헤이는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둘다 로맨틱 코미디의 편한 느낌이 부족해요.

결과적으로 [웨딩 플래너]는 술술 흘러가는 진짜 영화라기 보다는 길게 늘인 스타 브로마이드 같습니다.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흘러나오는 제니퍼 로페즈의 노래 때문에 앨범 선전용 키트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01/05/04)

DJUNA

기타등등

소아과에서 의사 놀이하는 꼬마들이 너무 귀엽더군요. 꼭 홀마크 카드에 나오는 꼬마 천사들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