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버트 영 Robert Young

주연
페어루자 보크....밀드레드 허블
Fairuza Balk....Mildred Hubble
다이애너 릭....하드브룸 선생
Diana Rigg....Miss Hardbroom
샬로트 레이....캐클 교장/아가사
Charlotte Rae....Miss Cackle/Agatha
팀 커리....대 마법사
Tim Curry....The Grand Wizard
사비나 프랭클린....스펠바인더 선생
Sabina Franklyn....Miss Spellbinder
수 엘리엇....딜라일라
Su Elliot....Delilah
다니엘 배철러....모드 월록
Danielle Batchelor....Maud Warlock
안나 키플링....에셀 할로우
Anna Kipling....Ethel Hallow
케이트 버클리....도나
Kate Buckley....Donna
레일리 마....픽시 브라운
Leila Marr....Pixie Brown
리자 브라이스....조이 찬트-베스트리
Lisa Brice....Zoe Chant-Vestry
카트리나 히스....소피 해트릭
Katrina Heath....Sophie Hattrick
타라 스티븐슨....글로리아 호브고블린
Tara Stevenson....Gloria Hobgoblin
로라 히스....미스티 메도우
Laura Heath....Misty Meadow
소피 쿡....나탈리 시니스터
Sophie Cook....Natalie Sinister

1.

밀드레드 허블은 마녀 기숙학교에서 가장 형편없는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건 밀드레드가 근처에 있다는 뜻이지요. 콧대높은 우등생 마녀가 갑자기 돼지로 변하고, 묘약 제조 시험 도중 학생이 공기 속으로 사라지고, 줄지어 서 있던 학생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진다면 반드시 거기엔 밀드레드 허블이 있습니다.

하지만 밀드레드에게도 기회가 찾아옵니다. 할로윈 축일날 학교의 모든 사람들이 록 스타처럼 떠받드는 대마법사 앞에서 빗자루 편대 비행을 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죠. 과연 밀드레드는 얄미운 우등생 에셀의 사보타지를 이겨내고 마법사님과 학생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요?

2.

할로윈마다 텔레비전에서 꼭 해주는 영화들이 있지요. [워스트 위치]도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어른들이 프라임 타임에 하는 [할로윈]이나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보기 전에 아이들은 오후 시간에 방영하는 [워스트 위치]를 봅니다.

그리고 86년에 처음으로 [워스트 위치]를 보았던 아이들이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른이 되었지요. 그동안 [워스트 위치]는 할로윈 어린이 버전 [록키 호러 픽쳐쇼] 비슷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할로윈이면 제식처럼 거치는 그런 영화말이에요. 한동안 절판되었던 이 영화의 비디오가 올해 다시 나오자 그렇게 놀라운 속도로 팔려나갔던 것도 그 때문일 거예요.

3.

[워스트 위치]는 질 머피가 쓴 유명한 시리즈 동화입니다. 이 텔레비전 영화가 원작으로 삼고 있는 것은 시리즈의 1편이지요. 당연히 제목은 같습니다.

꽤 괜찮은 책들이에요. 기숙사 이야기와 마녀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어 배경으로 깔고 친근감 넘치고 공감가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알찬 책들입니다. 삽화도 귀엽고요.

하지만 로버트 영의 이 텔레비전 영화는 그 '알참'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워스트 위치]를 알차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영의 연출은 안이하고 (특히 뮤지컬 파트는 형편없습니다)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약해지는 스토리를 보강할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나쁜 것은 특수 효과인데, 정말 [뽀뽀뽀] 수준입니다 (절대로 과장법이나 비유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텔레비전 티가 팍팍 나요.

그러나 영화는 그 싸구려 느낌 때문에 오히려 [록키 호러 픽쳐쇼]와 같은 흥겨운 느낌을 풍깁니다. '시시하게 만들었군'이라고 말하기엔 영화의 싼 느낌이 너무 강한 거예요. 특히 대마법사 팀 커리가 전형적인 80년대식 삐까 뻔쩍 유치 찬란 뮤직 비디오를 해댈 때는 입이 딱 벌어질 지경입니다.

언젠가 이 영화도 [록키 호러 픽쳐 쇼]처럼 야한 옷을 입고 화면에 쌀을 던지는 팬들을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어린이 영화라는 틀과 텔레비전이라는 매체가 아니었다면 정말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4.

이 영화에서 가장 안정된 질을 유지하는 건 배우들입니다. 어린이용 텔레비전 물들은 저예산으로도 쉽게 일급 배우들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이애너 릭이나 샬로트 레이, 팀 커리와 같은 괜찮은 배우들이 이 영화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 거예요.

다들 재미있습니다. 결코 심각한 연기도 아니고 대부분 어처구니없는 오버액션이지만 무척 흥겨워요. 특히 매서운 하드브룸 선생 역의 다이애너 릭은요.

그러나 이 영화의 팬들이 매달릴 대상은 어린 시절의 페어루자 보크겠지요. 이 배우는 꼬마 마녀라는 이미지에 완벽하게 맞고 연기도 무척 성실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보크는 정말 예쁘답니다. [워스트 위치]는 보크의 어린이다운 '예쁨'이 절정에 달했을 때의 작품이니까요. 이 시절이 지나면 이 친구는 슬슬 그 '고딕'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

5.

[워스트 위치]는 작년에 텔레비전 시리즈로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역시 꽤 많은 어린 팬들을 동원하고 있지요. 이 영화와는 달리 시리즈는 '잘' 만든 작품인 모양입니다. (99/10/31)

DJUNA

기타등등

페어루자 보크는 [크래프트]에서 다시 마녀를 연기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