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스타인버그 David Steinberg

주연
데이브 폴리....넬슨 히버트
Dave Foley....Nelson Hibbert
데이빗 안소니 히긴즈....알렌 형사
David Anthony Higgins....Detective Arlen
제니퍼 틸리....린 홀든
Jennifer Tilly....Lynn Holden
조 플래허티....프레드 홀든
Joe Flaherty....Fred Holden
댄 레디칸....켄 데일리
Dan Redican....Ken Daly
알랜 스카프....파머 브라운
Alan Scarfe....Farmer Brown
케네스 웰시....미스터 네이글
Kenneth Welsh....Mr. Nagel
콤 피어....살인자
Colm Feore....The Killer

인질이 된 넬슨

[사고뭉치 사나이]의 이야기는 클리블랜드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도 이 영화가 캐나다에서 찍은 캐나다 영화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캐나다 배우들이 부글거리고 도시에서 슬쩍 벗어나도 캐나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걸요.

캐나다야 할리우드가 툭하면 예산 절약을 위해 동원하는 대체 국가지만, 자국 영화에서도 다른 나라로 위장해야 폼이 난다고 생각한다니 슬픈 일이 아닐까요? [니키타]나 [신종횡사해]처럼 캐나다에서 찍은 텔레비전 시리즈를 볼 때도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 경우는 정말 딱하다고밖에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긴 이런 게 지리적 운명일 수도 있겠지요.

[사고뭉치 사나이]는--[The Wrong Guy]이라는 원제만 봐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히치콕 패러디 입니다. 그렇다고 멜 브룩스의 [하이 앵자이어티]처럼 의식적으로 히치콕 영화의 작품들을 조각조각 잘라 훔쳐온 작품은 아닙니다. 그저 오인된 사나이라는 설정만 슬쩍 가져온 것이죠.

주인공 넬슨 히버트는 약혼자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의 부사장입니다. 기대하던 승진이 물건너가자 그는 약혼자의 아버지에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는데, 재수없게도 넬슨이 그런 협박을 한 바로 그날 약혼자의 아버지는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됩니다. 당연히 시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넬슨이고요. 겁에 질린 넬슨은 미대륙을 가로지르는 도주 행각을 벌입니다.

전형적인 히치콕 영화 설정이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무실에 숨겨놓은 감시 카메라 때문에 경찰은 처음부터 진범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심한 직원들은 넬슨이 자리를 비운 뒤에도 그가 결근한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넬슨이 벌이는 처절한 모험은 시작부터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었어요. 그는 경찰에 쫓길만한 가치도 없는 남자였으니까요.

이런 종류의 존재 상실은 그 극도의 잔인함 때문에 훌륭한 코미디 소재가 됩니다. 하지만 영화가 그런 주제를 제대로 살렸는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데이브 폴리의 거의 신경질적으로 과장된 연기는 이야기와 잘 맞지 않거든요. 그는 쉽게 놀림의 대상이 되는 남자일 수는 있어도 존재 자체를 잊어버릴 수 있는 아무 것도 아닌 남자는 아닙니다. 흘러가는 코미디의 상당수는 주제와 맞지 않아요.

[심슨 가족]과 [매드 어바웃 유]의 전문가들이 가세한 각본과 연출도 극장용 영화의 무게는 없습니다. 한 시간 반이 버거워서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니까요. [심슨 가족]의 1회분 각본으로 썼다면 훨씬 더 효율적이었을 거예요. 폴리와 스타인버그는 모두 재능있는 전문가들이지만 아무리 재능있는 전문가라고 해도 맞는 사이즈가 있는 모양입니다. (01/11/05)

DJUNA

기타등등

저번 주 코미디 채널 방영작이지만 필름스에는 자료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