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월터 랭 Walter Lang

주연
에셀 머먼....몰리
Ethel Merman....Molly
도널드 오코너....팀 도나휴
Donald O'Connor....Tim Donahue
마릴린 먼로....비키
Marilyn Monroe....Vicky
댄 데일리....테렌스 도나휴
Dan Dailey....Terence Donahue
조니 레이....스티브 도나휴
Johnnie Ray....Steve Donahue
미치 게이너....케이티 도나휴
Mitzi Gaynor....Katy Donahue
리처드 이스댐....루 해리스
Richard Eastham....Lew Harris

몰리와 테렌스

이 유명한 50년대 헐리웃 뮤지컬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에 혼란이 옵니다. 이 영화의 유명세가 에셀 머먼이 부르는 유명한 어빙 벌린의 쇼비즈 예찬곡과 마릴린 먼로라는 전설 사이에 끼어 이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지요. 머먼의 노래는 여전히 인상적이지만 영화까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도나휴라는 쇼 비즈니스 가문의 삶을 따라갑니다.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둔 도나휴 가족은 1910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쇼 비즈니스 계를 대를 이어 뛰면서 다양한 문제 거리에 말려듭니다. 마지막에 가면 그들에 닥친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이 다 모여서 어빙 벌린의 주제가를 부르죠.

괜찮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영화의 각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밋밋해요. 갈등을 만들기 위해 끼워넣은 잡다한 사건들은 설득력이 없고 캐릭터들도 그렇게 어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를 구성하는 팀과 비키의 갈등은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중요시 여기는 것은 스토리가 아닙니다. 벌린의 다양한 노래들을 묶어서 그럴싸한 뮤지컬 쇼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죠. 스토리는 이 클립들을 엮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클립들도 꽤 괜찮습니다. 월터 랭과 레옹 샴로이 같은 장인들이 맵시있게 꾸려낸 결과 영화의 뮤지컬 클립들은 상당히 매끈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스토리의 가벼움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가요집의 노래들을 억지로 끼워엮은 [싱잉 인 더 레인]을 보세요. 역시 말도 안되는 스토리 전개이지만 각본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멋진 로맨스, 경쾌한 풍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억지로 끼워넣은 노래들도 모두 그럴싸한 의미를 부여받고 있고요. [싱잉 인 더 레인]이 했다면 [쇼보다 즐거운 사업은 없다]의 실패는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쇼보다 즐거운 사업은 없다]는 스토리를 즐기기엔 너무 장황하며 독자적으로 클립을 즐기기엔 뮤지컬의 힘이 떨어집니다. 남은 것은 에셀 머먼과 마릴린 먼로의 잔해 뿐입니다. (99/06/30)

DJUNA

기타등등

마릴린 먼로의 역이 이렇게 작은 데 놀라시는 분이 계실 듯 한데 (결코 무명 시대 작품은 아니니까요) 사실 먼로는 이 영화 흥행을 위해 일부러 투입된 용병입니다. [칠년 만의 외출] 출연 계약서에 이 영화 출연 계약이 포함되어 있었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