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AE Titan A.E. (2000) * * *

감독
돈 블루스 & 게리 골드먼
Don Bluth & Gary Goldman

주연
맷 데이먼....케일
Matt Damon....Cale
빌 풀먼....코르소
Bill Pullman....Korso
드루 배리모어....아키마
Drew Barrymore....Akima
존 레기자모....건
John Leguizamo....Gune
지닌 가로팔로....스티드
Janeane Garofalo....Stith
네이선 레인....프리드
Nathan Lane....Preed
론 펄만.....샘 터커 박사
Ron Perlman....Professor Sam Tucker
알렉스 D. 린츠....어린 케일
Alex D. Linz....Young Cale

1.

서기 3028년, 사악한 드레지 일당들에 의해 지구는 파괴되었습니다. 간신히 탈출한 지구인들은 은하계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뜨내기 신세로 살고 있지요. 샘 터커 박사의 아들 케일도 그런 뜨내기들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그에게 터커 박사의 친구였던 코르소가 접근해오죠. 케일의 손에 이식된 지도를 이용해서 박사가 우주 어딘가에 숨겨놓은 지구의 마지막 희망인 타이탄 우주선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케일은 그를 따라나서지만 드레지 일당들은 계속 쫓아오고 그들의 동료들 역시 믿음직스럽지가 못합니다...

2.

[타이탄 AE]는 올해 여름 시즌에 나온 영화들 중 가장 실망스러운 성과를 거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잔뜩 기대를 하며 광고를 때리던 폭스 사에서는 실망이 대단했죠. 그 덕택에 폭스 사의 애니메이션 부가 사라지기까지 했으니 여파도 컸고요.

[타이탄 AE]의 실패에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폭스가 아직까지 디즈니만큼이나 확고한 애니메이션 브랜드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 아직 관객들이 미국 극장용 SF 애니메이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 수 있죠. 물론 영화 자체의 단점도 많습니다. [보물섬]을 희미하게 따라갔을 뿐인, 평면적인 캐릭터들과 무개성적이고 늘어지는 스토리, 돈 블루스의 익숙한 캐릭터들과 SF 세계의 부조화와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래도 이 작품을 그래도 묻어두기는 아깝습니다. 여전히 흥미진진한 부분이 많고 장점도 많은 영화니까요.

스토리와 캐릭터가 평범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캐릭터가 약해요. 만약 이들이 보다 단단한 성격과 심리 묘사를 부여받았다면 후반부의 반전들이 그렇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발키레 호를 따라가며 은하 유람을 즐기는 기분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외계인들의 디자인에서부터 얼음 세계의 모험담까지, 영화는 애니메이션의 자유를 잔뜩 만끽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실사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시각적 성찬입니다.

몇몇 우주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얼음 세계에서 벌이는 추적전은 그렇습니다. 여기서 두 우주선이 벌이는 대결은 속도전이 아닌 잠수함들의 수중전과 같은 미묘한 사냥입니다. 지금까지 과도한 속도와 힘에 집착해왔던 우주전쟁의 성격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죠.

마케팅에서는 골치아픈 문제점이었을 듯한 몰개성적인 세계도 아주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구식 SF 팬들에게는 향수가 느껴질 정도지요. 이런 '구식 SF 팬'이 되기 위해선 꼭 어린 시절을 50년대에 보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7,80년대에 아이디어 회관에서 나온 어린이 SF에 몰두하며 자랐던 저희 나이 또래 사람들도 비슷한 정서를 체험할테니 말입니다.

돈 블루스의 애니메이션을 따라온 사람들에게도 이 작품은 흥미롭습니다. 그의 테크닉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블루스의 컴퓨터 그래픽 집착은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아왔습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비중이 너무 커서 오히려 셀 애니메이션이 위축될 지경이니까요. 전체적으로 셀 애니메이션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튀는 것보다는 컴퓨터 그래픽 안에서 셀 애니메이션이 튀는 편이 더 나아보이는군요. 그리고 둔탁한 빛을 내는 이 영화의 기계들은 셀과 그래픽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합니다.

네, 스토리와 캐릭터가 좀 더 나았으면 정말 좋았겠지요. 하지만 이 정도도 상당한 성과입니다. 폭스가 애니메이션 부를 폐지한 건 좀 성급한 결단이었어요. 인상적인 건 기술이고 모자라는 건 스토리니, 결점은 외부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으니까요. (00/11/22)

D&P


기타등등

새 지구가 만들어진 건 이해하겠는데, 해는 도대체 어디서 왔죠? 그것도 타이탄이 만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