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애쉬 브래넌 & 존 라세터
Ash Brannon & John Lasseter

주연
톰 행크스....우디
Tom Hanks....Woody
팀 앨런....버즈 라이트이어
Tim Allen....Buzz Lightyear
조운 큐삭....제시
Joan Cusack....Jessie
켈시 그레이머....광부 아저씨 스팅키 피트
Kelsey Grammer....Stinky Pete the Prospector
돈 리클즈....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Don Rickles....Mr. Potato Head
짐 바니....슬링키 독
Jim Varney....Slinky Dog
월래스 숀....렉스
Wallace Shawn....Rex
존 래첸버거....햄
John Ratzenberger....Hamm
애니 포츠....보 핍
Annie Potts....Bo Peep
웨인 나이트....알 맥위긴
Wayne Knight....Al McWhiggin
존 모리스....앤디
John Morris....Andy
로리 매트카프....앤디의 엄마
Laurie Metcalf....Andy's Mom
에스텔 해리스....미세스 포테이토 헤드
Estelle Harris....Mrs. Potato Head
R. 리 어미....상사
R. Lee Ermey....Sarge
조디 벤슨....바비
Jodi Benson....Barbie

1.

[토이 스토리]는 기적을 만들어낸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4년 전의 일, 더 이상 사람들은 컴퓨터 그래픽의 기적에 예전처럼 흥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드는 것은 과연 생산적인 일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문에 [토이 스토리 2]가 곧장 비디오로 직행할 위기에 몰렸던 것이지요. 사실, 그들의 생각은 어느 정도 당연했습니다. [토이 스토리 2]는 전편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적 발전을 보여주지만, 관객들은 예전처럼 흥분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토이 스토리]를 위기로 몰고갔던 사람들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토이 스토리]는 컴퓨터 그래픽 아이 캔디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훌륭한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웬만한 실사 영화 쯤은 훌쩍 뛰어 넘을 강한 정서적 힘이 있었습니다. 놀라움은 곧 사라지지만, 이런 것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토이 스토리 2]는 1편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셈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놀라움에 기댈 필요가 없었으니 스토리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기본 설정을 설명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으니 이야기는 더 알차졌습니다. 그동안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과 경험은 영화를 훨씬 여유롭게 만들었고요.

2.

그 때문인지, [토이 스토리 2]는 여러 면에서 [토이 스토리]보다 낫습니다. 훨씬 더 재미있고 훨씬 더 박진감 넘치며 훨씬 더 능숙합니다.

가장 야무진 부분은 스토리입니다. 자칫하면 이야기가 지나치게 어둡고 침울해졌던 전편과는 달리, [토이 스토리 2]는 코미디와 액션,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근사한 쇼를 펼칩니다. 중간 중간에 멋진 반전들도 있고요.

스토리의 차원도 훨씬 더 복잡해졌습니다. 구출 작전이 모두에게 어필하는 보편적인 서스펜스를 제공해준다면, 장난감 수집가들에 대한 짓궂은 농담들과 영화 패러디들은 어른들용입니다. 장난감들의 시점으로 본 세상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더 어필하는 것이겠고요. 픽사 영화의 팬들이라면 영화 속에 종종 튀어나오는 픽사의 옛 영화들의 클립이나 오브젝트, 캐릭터들을 발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영화가 진짜로 입체적이 될 때는 영화가 장난감의 존재론에 다가설 때입니다. 물론 전편에서도 이 주제는 다루어졌었지만, 그건 사느냐 죽느냐라는 필사적인 위기 상황과 대결 속에서 지나치게 단순화된 경향이 있었습니다. 캐릭터 간의 극한 대결이 사라진 [토이 스토리 2]에서는 이 주제를 보다 심각하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전작의 주제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는 생존전략의 스토리는 장난감 수집가한테 납치된 우디가 카우 걸 제시와 스팅키 피트를 만나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넘어갑니다. 스팅키 피트는 우디에게 두 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장난감으로 살다가 언젠가 잊혀질 것인가, 아니면 박물관에 팔려가 영원한 전시물이 될 것인가.

선택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우디가 주인인 앤디에게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언젠가 닥칠 결말을 생각하면 주춤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시물로 남는다는 건, 그들의 존재의미 자체가 변형되는 것이겠지요.

새로 투입된 카우 걸 제시는 여기에 강한 정서적 힘을 얹어줍니다. 이미 주인한테 잊혀진 경험이 있는 제시의 이야기에는 단순히 눈물 짜는 신파가 아닌 진짜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는 정석대로 흘러가고 해피엔딩으로 끝내지만, 그 과정까지의 모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해피엔딩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선택은 힘겨운 철학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쪼가리에 불과한 이 장난감들은 웬만한 헐리웃 드라마 주인공보다 훨씬 깊이 있는 캐릭터들이었던 셈입니다!

3.

아무리 우리가 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토이 스토리 2]의 기술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난감들의 표정은 훨씬 정교해졌고 렌더링도 더 세련되어졌습니다. 특히 장난감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나 개들을 보면 그 발전의 정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아직까지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역시 언젠간 극복될 것 같군요.

톰 행크스와 팀 앨런의 콤비는 여전히 빛을 발합니다. 새로 들어온 제시 역의 조운 큐삭, 악당 알 역의 웨인 나이트와 같은 새 재능들이 전작에는 없었던 다른 재미를 더해주고요.

[토이 스토리 2]는 헐리웃의 뛰어난 장인들이 뭉치면 특수 효과 다발 이상의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영화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게 여전히 많다는 말이죠. (00/01/09)

D&P

기타등등

영화 앞부분에 [룩소 2세]를 상영하더군요. 걔들은 큰 화면으로 봐도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