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캐서린 하드윅 Catherine Hardwicke

주연
크리스틴 스튜어트....벨라 스완
Kristen Stewart....Bella Swan
로버트 패틴슨....에드워드 컬린
Robert Pattinson....Edward Cullen
빌리 버크....찰리 스완
Billy Burke....Charlie Swan
애슐리 그린....앨리스 컬린
Ashley Greene....Alice Cullen
니키 리드....로잘리 헤일
Nikki Reed....Rosalie Hale
잭슨 라스본....재스퍼 페일
Jackson Rathbone....Jasper Hale
켈런 러츠....에메트 컬린
Kellan Lutz....Emmet Cullen
피터 파치넬리....칼라일 컬린 박사
Peter Facinelli....Dr. Carlisle Cullen
캠 지간데트....제임스
Cam Gigandet....James
테일러 로트너....제이콥 블랙
Taylor Lautner....Jacob Black
안나 켄드릭....제시카 스탠리
Anna Kendrick....Jessica Stanley
마이클 웰치....마이크 뉴튼
Michael Welch....Mike Newton
크리스찬 세라토스....안젤라 웨버
Christian Serratos....Angela Weber
길 버밍햄....빌리 블랙
Gil Birmingham....Billy Black
엘리자베스 레저....에스메 컬린
Elizabeth Reaser....Esme Cullen

벨라와 에드워드

캐서린 하드윅의 영화 [트와일라잇]을 보기 전에 이 영화가 어떤 종류의 작품인지 인지하고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극장에 지출하는 피 같은 돈이 아깝다면 말이죠. 척 노리스와 스티븐 시걸의 영화들처럼 [트와일라잇]도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특화된 오락입니다. 여러분은 할리퀸 로맨스의 전통에 익숙해져 있습니까? 그런 책을 한 열 다섯 권 논스톱으로 읽어도 위가 편안한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트와일라잇]을 인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조심스럽게 피하시길. 피할 수 없다면 효자손을 하나 들고 가시길. 영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고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마구 긁고 싶어질 겁니다.

[트와일라잇]은 소위 로맨틱한 뱀파이어 장르에 속해 있습니다. 이 장르에서 뱀파이어들은 더 이상 악마가 아니에요. 반대로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누리는 초능력자들입니다. 영화를 보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뱀파이어 무리들은 사람들을 사냥하지 않고 동물 피만 마시며 (자기네들을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라고 부른답니다) 햇빛을 받으면 불타는 대신 다이아몬드처럼 빛이 납니다. 엄청 힘이 세고 빠른 것만으로 모자라 몇몇 아이들은 예지능력과 독심술 능력도 가지고 있군요. 아, 지겨워요. 전 좋은 것만 가진 순둥이 뱀파이어들이 지겹습니다. 이럴 거라면 처음부터 왜 뱀파이어로 만들었냐고요.

아, 이유가 있습니다. 막 이들이 사는 동네에 이사 온 인간 여자 주인공 벨라가 이들 중 한 명인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거든요. 아하, 이제 큰일 났습니다. 에드워드는 벨라를 정말로 사랑합니다. 하지만 벨라와 함께 있는 동안엔 벨라의 피에 대한 갈망으로 미칠 지경이지요. 에드워드는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고 이런 부류의 로맨스 영화 주인공들이 대부분 그렇듯, 벨라는 이게 무지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부류의 십대연애물의 클리셰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버피]를 연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전 [로스웰]에 더 가까운 것 같더군요. 벨라를 에드워드와 연결시켜주는 어떤 장면은 그냥 [로스웰] 첫 회의 어떤 에피소드를 표절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90년대 후반에 많이 나왔던 십대 대상 미국 시리즈 파일럿과 비슷해요.

액션은 있냐고요? 다 합치면 한 20여분 정도? 그 정도도 안 되지 않을까 싶군요.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는 뱀파이어 무리가 악역인데,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건 1시간 반이 지나서입니다. 제임스라는 악당이 벨라를 조금 괴롭히긴 하는데, 역시 별다른 발전 없이 빨리 끝나요. 액션은 사실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순전히 벨라와 에드워드의 연애에 화끈한 양념을 넣어주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지요. [트와일라잇]은 피와 십자가보다 고등학교 무도회가 더 중요한 뱀파이어 영화입니다.

연기는 많이 민망합니다. 벨라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괜찮아요. 하지만 에드워드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그냥 연기를 못합니다. 배우 탓이 아닐지도 몰라요. 늘 허연 분가루를 뒤집어 쓰고 자기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갈등 때문에 고민하는 척 하느라 인상을 써야 하니까요. 종종 그는 본능과 사랑 사이의 갈등 때문이 아니라 캐릭터의 민망함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불쌍한 녀석 같으니라고. (08/12/04)

DJUNA

기타등등

원작자 스테파니 마이어는 식당 장면에 잠시 카메오 출연한다는군요. 노트북으로 뭔가 하고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