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대소동 Vacation (1983) * * *

감독
해롤드 레이미스 Harold Ramis

주연
체비 체이스....클락 그리스월드
Chevy Chase....Clark Griswold
베벌리 단젤로....엘렌 그리스월드
Beverly D'Angelo....Ellen Griswold
안소니 마이클 홀....러셀 '러스티' 그리스월드
Anthony Michael Hall....Russell 'Rusty' Griswold
데이나 바론....오드리 그리스월드
Dana Barron....Audrey Griswold
이머진 코카....에드나 이모
Imogene Coca....Aunt Edna
미리엄 플린....사촌 캐서린
Miriam Flynn....Cousin Catherine
랜디 퀘이드.....사촌 에디
Randy Quaid....Cousin Eddie
에디 브라켄....로이 월리
Eddie Bracken....Roy Walley
유진 레비....차 세일즈맨
Eugene Levy....Car Salesman
존 캔디....라스키
John Candy....Lasky
크리스티 브링클리....페라리를 탄 여자
Christie Brinkley....The Girl in the Ferrari
제인 크라코스키....사촌 비키
Jane Krakowski....Cousin Vicki


미친 가장의 복수
요새 젊은 사람들은 누군지도 잘 모르겠지만,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체비 체이스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스타였습니다. 등수만 계산하면 요새 톰 크루즈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지요. 주로 중저예산 코미디에 출연했던 체이스와 몇 억 달러 짜리 할리우드 대작에만 나오는 톰 크루즈를 일대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당시 업계 환경은 요새와 달랐으니까요.

체이스의 출연작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 해롤드 레이미스의 [휴가대소동]으로 시작되는 [휴가] 시리즈입니다. 이들은 그의 이미지를 가장 적절하게 소개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온갖 어처구니 없는 상황 속에서 필사적으로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 하지만 점점 광기의 구덩이로 빠져드는 무표정한 남자 말입니다.

영화의 원작은 존 휴즈가 [내셔널 램푼]에 발표한 단편소설 [Vacation '58]입니다. 휴즈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에 바탕을 둔 이 이야기를 직접 영화 각본으로 옮겼는데, 기본 스토리를 따르고 있긴 하지만 시대배경을 1980년대의 현대로 옮기고 가족의 최종 목적지인 디즈니랜드를 월리 월드라는 가상의 유원지로 옮겨놓고 있습니다. 원래는 디즈니랜드를 그대로 살릴 예정이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았죠.

[휴가대소동]의 설정은 무척 전통적입니다. 엄마 아빠 아들 딸로 구성된 모범적인 미국 가족이 새로 산 자동차를 타고 시카고의 집에서 로스앤젤레스의 유원지 월리 파크로 여행을 떠납니다. 가족의 유대를 다지고 자동차 여행을 통해 미국을 직접 체험해 보겠다는 거죠. 그들은 예측하지 못했던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결국 월리 월드에 도착합니다.

1950년대나 60년대에 디즈니 가족영화로 만들어져도 될 법한 설정이죠? 하지만 존 휴즈와 해롤드 레이미스는 실제로 1950년대에 일어났던 가족의 모험에 바탕을 둔 이 각본에 80년대식 저질 코미디를 섞고 있습니다. 엄마는 두 번이나 브라를 벗고 가슴을 드러내며, 딸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아들은 포르노 잡지를 보고, 애완견과 친척의 죽음도 잔인무도한 농담의 소재가 되지요. 특히 후자는 친척의 시체와 관련된 유명한 도시 전설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미국 관객들에게 [휴가대소동]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건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화가 필사적으로 전통적인 미국 핵가족의 예스러운 이상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들이 달리는 미국이라는 곳이 근친상간을 일삼는 시골뜨기들과 총만 안 들었을 뿐 강도나 다름없는 장사꾼들, 여행객들을 약탈하는 깡패들로 부글거리는 나라이고 그들 자신 역시 그 이상에 그렇게까지 잘 맞아 떨어지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기에 도달하려는 절실한 시도는 나름대로 감동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살짝 미친 영화의 결말은 결코 디즈니식 가족 영화와 어울리지 않지만 어쩌겠어요. 불가능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늘 광기와 만나기 마련인데. (07/05/28)

DJUNA


기타등등

1. 원작을 읽고 싶으시다면 여기로 가세요.

2. 사촌 비키로 나오는 제인 크라코스키는 [앨리 맥빌]의 일레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