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섬의 비너스 La Venere di Ille (1979) * * *

감독
마리오 바바 Mario Bava
람베르토 바바 Lamberto Bava

주연
다리아 니콜로디....클라라
Daria Nicolodi....Clara
마르크 포렐....마티외
Marc Porel....Matthew
파우스토 디 벨라....알퐁소
Fausto Di Bella....Alfonso






일섬의 비너스
[일 섬의 비너스]는 마리오 바바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아들 람베르토 바바가 공동 감독으로 크레딧에 올라있긴 하지만 [쇼크] 보다 특별히 한 일이 많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버지 대신 영화를 마무리 지은 정도겠지요. [일 섬의 비너스]는 텔레비전용으로 만들어진 야심없는 한 시간짜리 소품이지만 거장의 백조의 노래로서는 괜찮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색한 선정으로 야유를 받은 이번 부천 영화제의 '이탈리아 공포영화 특별전'에서 가장 남는 영화인 것도 분명하고요.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영화는 프로스페로 메리메의 유명한 동명 단편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내용도 비교적 원작에 충실해요. 19세기 말, 일섬에서 로마 시대의 청동 비너스가 발견되고 그 마을의 잘 나가던 젊은 남자가 결혼식 직후 그 비너스와 관련된 것 같은 상황에서 죽는다는 것이죠.

차이점은? 두 부분 정도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일단 남자의 약혼녀인 클라라와 화자인 마티외의 묘사가 조금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원작에서 클라라는 수동적인 배경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클라라는 훨씬 지적이고 의지가 굳은 사람이며 마티외와 관계도 보통 이상입니다. 이들의 심리묘사는 나중에 일어나는 살인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죠. 다리아 니콜로디의 이미지도 상당히 근사한 편입니다. 그 사람의 인상적인 얼굴이 마티외가 그리는 그림이나 타이틀롤인 비너스 동상으로 확장되고 변주되는 과정도 멋있고요.

두 번째 차이점은 살인 묘사입니다. 원작에서 살인은 직접 묘사되지 않습니다. 상황도 모호해서 그냥 사고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영화에서 비너스의 살인은 전통적인 마리오 바바식으로 묘사됩니다. 긴 회랑과 커튼을 가로지르는 아름답고 수상쩍은 존재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일 섬의 비너스]는 가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거장의 마지막 서명인 것이죠.

제가 과연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부천영화제 때 상영 조건이 굉장히 나빴거든요. 흐리멍덩한 베타 테입을 옆으로 쫙 늘인 화면으로 영사한 것이었으니 알만하죠. 더 나은 소스가 분명 어딘가 있을 겁니다. 누군가 제대로 된 DVD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06/08/18)

DJUNA


기타등등

영어자막이 없더군요. 분명히 카탈로그엔 나와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들이 한 둘이 아닌 모양이더군요. 분명 게스트가 나온다고 적혀 있으면서도 정작 행사가 없었던 영화들도 많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