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톰 홀랜드 Tom Holland

주연
브렌트 셰퍼드....켄트
Brent Sheppard....Kent
맥스웰 넥....케니
Maxwell Neck....Kenny
팀 헨리....파파 조
Tim Henry....Papa Joe
리 터거슨....레인
Lee Tergesen....Layne
로라 드러먼드....달린
Laura Drummond....Darlene
콜린 커닝햄....버질
Colin Cunningham....Virgil
잉그리드 테치....앤젤라
Ingrid Tesch....Angela
퀸 로드....토비
Quinn Lord....Toby
라일 세인트 고다드....툿
Lyle St. Goddard....Toot
윌리엄 포사이드....버스터
William Forsythe....Buster
키번 케이스....벅
Kevan Kase....Buck

버스터의 아이스크림 트럭

[복수의 멜로디]가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미국식 상업 전통입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파는 트럭이지요. 제목 역시 외국어로는 번역되기 힘든 영어식 말장난이고요. (번역되기 어렵긴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니 일부러 설명할 필요까지는 없겠죠?) 하여간 나쁘지 않은 호러물 소재입니다. 딸랑거리는 아이스크림 트럭의 음악은 밤늦게 들으면 섬뜩할 수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익명의 어른이 아이들을 유혹한다는 점에서 [하멜린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현대판 변주로 사용될 수 있지요.

이야기는 중서부의 작은 시골마을인 고향에 돌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결혼해서 가정을 차린 이 남자에겐 음침한 비밀이 있었죠.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아이스크림 트럭을 모는 정신지체인 어릿광대를 놀려대다 그만 그를 죽음으로 몰았던 겁니다. 남자가 고향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아 어릿광대는 유령이 되어 다시 돌아옵니다. 아이스크림 트럭을 몰고 다니며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를 죽인 사람들을 살해하지요. 주인공과 친구들은 자기네들의 미래를 위해 어릿광대와 싸워야 합니다.

스티븐 킹 소설이 원작이냐고요? 아뇨. 스티븐 킹은 이미 [그것 It]을 썼잖아요. 톰 홀랜드가 감독한 이 에피소드의 원작은 존 패리스의 단편입니다. 킹이 먼저인지, 패리스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서 보았을 때, [복수의 멜로디]는 킹의 원작을 차용하지 않은 스티븐 킹 영화처럼 보입니다.

[복수의 멜로디]에는 [그것]만큼의 감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악당인 어릿광대가 당연한 복수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아직 머리가 다 여물지 않은 아이들에게 성인 수준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건 여전히 나쁜 짓입니다. 참회나 속죄가 필수적이죠. 하지만 그들은 그냥 겁에 질려 달아나거나 "알아, 우리가 잘못 했어! 하지만 이 정도면 됐어!"라고 받아치는 게 전부입니다. 정이 안 가요.

어릿광대 유령의 복수도 문제가 많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요. 작가가 아이스크림과 아이들을 이용해 복수 방법을 짠 건 알겠는데, 이건 정신지체인 어릿광대가 복수방법으로 택한 것치고는 너무 인공적이라 그냥 믿을 수가 없어요. 주인공이 역습의 방법으로 택한 아이디어도 그만큼이나 억지스럽고요.

아마 이 에피소드는 우리보다는 미국 시청자들에게 더 잘 먹힐 거예요. 부기맨 전설, 어릿광대, 아이스크림 트럭, 부두 신앙과 같은 건 우리에게 직접 피부에 와닿는 설정들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성공작이라고 말할 생각은 여전히 없어요. (07/08/23)

DJUNA

기타등등

윌리엄 포사이드가 어릿광대 버스터였다는 건 이 글을 쓰기 위해 IMDb를 검색해 보고 나서야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