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필립 리오레 Philippe Lioret

주연
뱅상 랭덩....시몽
Vincent Lindon....Simon
피라트 아이베르디....빌랄
Firat Ayverdi....Bilal
오드리 다나....마리옹
Audrey Dana....Marion
데리야 아이베르디....미나
Derya Ayverdi....Mina
티에리 고다르....브뤼노
Thierry Godard....Bruno
셀림 아크굴....조란
Selim Akgul....Zoran

빌랄과 시몽

쿠르드족 소년 빌랄은 이라크를 떠나 4천 킬로미터를 걸어 프랑스 칼레에 도착했습니다. 빌랄의 목적지는 영국. 그에게는 영국에 가려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영국에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게 안 되더라도 돈을 벌어 고향에 부쳐주고 싶고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자친구 미나가 런던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조금만 더 늦게 간다면 미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갈지도 몰라요.

유감스럽게도 빌랄은 도버해협을 건너기 직전에 경찰에 발각되어 잡혀 버립니다. 이라크가 전쟁 중이기 때문에 강제추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도버 해협을 건널 기회는 꽉 막혀 버렸어요. 4천 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 코앞에 놓인 35.4킬로미터의 해협이 그의 길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빌랄은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동네 수영장에서 자유형을 배웁니다.

빌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굳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죠. 아마 여러분은 어이가 없을 겁니다. 저도 그래요. 빌랄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수영강사 시몽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빌랄의 이 단순명쾌한 논리와 그 논리를 지탱하는 열정에는 감동적인 면이 있습니다. 아무도 그걸 부인하지 못할 걸요.

빌랄과 시몽은 서서히 친구가 됩니다. 빌랄의 목표나 감정은 단순하기 그지 없지만 시몽 쪽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우선 그는 이혼 직전이라 정신적으로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불법이민자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아내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기도 하죠. 하지만 그는 빌랄에게도 관심이 있습니다. 예상 외로 수영에 재능이 있는 친구거든요. 결혼 기간 동안 아이가 없었던 그가 빌랄에게 일종의 부성애를 품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죠.

[웰컴]은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정적인 변화를 읽습니다. 불법노동자들과 관련된 문제는 전에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불법노동자들을 차에 태웠다고 경찰이 찾아오고 그들을 도와주면 징역 5년 형까지 받을 수도 있는 지금 상황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만큼이나 노골적인 멜로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소재와 주제를 다룬 [인 디스 월드]와는 달리 영화는 '사실' 그대로를 복사할 생각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감정입니다. 빌랄과 시몽, 빌랄과 미나 그리고 그들에 대해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이죠. 그리고 비교적 가볍게 시작된 이 영화는 예상 외로 절절합니다. 이것 하나만 믿고 가셔도 돼요. (09/11/02)

DJUNA

기타등등

빌랄과 미나를 연기한 배우들은 성이 같더군요. 둘이 어떤 관계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