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브라이언 G. 허튼 Brian G. Hutton

주연
리처드 버튼....조나단 스미스
Richard Burton....Jonathan Smith
클린트 이스트우드....모리스 셰이퍼
Clint Eastwood....Morris Schaffer
메리 유어....메리 엘리슨
Mary Ure....Mary Elison
잉그리드 피트....하이디
Ingrid Pitt....Heidi
패트릭 와이마크....와이어트 터너
Patrick Wymark....Wyatt Turner
마이클 호든....롤랜드 제독
Michael Hordern....Adm. Rolland
도널드 휴스턴....제임스 크리스찬슨
Donald Houston....Capt. James Christiansen
피터 바크워스....에드워드 버클리
Peter Barkworth....Edward Berkeley
윌리엄 스퀘어....필립 토머스
William Squire....Philip Thomas
로버트 베이티....조지 카나비 장군
Robert Beatty....Gen. George Carnaby
안톤 디프링....크레이머
Anton Diffring....Kramer
퍼디 메인....로스마이어 장군
Ferdy Mayne....Gen. Rosemeyer
데린 네스빗....폰 하펜
Derren Nesbitt....Von Hapen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미스, 셰이퍼, 엘리슨

[독수리 요새]는 포로로 잡혀 있는 미군 장성을 구출하기 위해 알프스 꼭대기의 독일군 요새 슐로스 아들러에 잠입하는 영국 특공대의 이야기입니다. 이 카나비 장군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독일군 쪽에 넘어가면 전황이 완전히 바뀐다나, 뭐, 그렇다는군요.

하지만 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독일 영토로 들어간 뒤부터 영화는 조금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일단 비행기에는 다른 대원들이 모르는 여성 대원 한 명이 숨어 있습니다. 착륙하고 보니 무전병이 누군가가 휘두른 개머리판에 맞아 죽어 있고요. 그런데 이들의 리더인 조나단 스미스는 이 모든 사실들을 예상한 것 같고 그가 유일한 미국인인 OSS 요원 모리스 셰이퍼를 이 작전에 참여시킨 데에도 뭔가 딴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 [독수리 요새]는 장성구출작전에서부터 배배꼬인 에스피오나지물로 변해갑니다. 거의 대부분의 중요 인물들이 이중삼중의 가면을 쓰고 있고 중반 이후엔 국면 전환이 너무 많아서 무덤덤해질 지경입니다. 그래도 보고 있으면 꽤 영리한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모든 진상을 알고 나면 지나치게 영리하다는 느낌도 들어요. 과연 이런 목표를 위해 이렇게 배배 꼬이는 작전을 짤 필요가 있었을까요? 머리를 조금만 더 굴렸다면 그냥 영국을 떠나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내는 작전을 세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괜히 적진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건 탈출을 할 필요도 없었을 거라는 거죠.

그래도 괜찮습니다. 영화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은 편이고 박진감도 넘치거든요. 요새처럼 엄청난 속도전의 추격전은 없지만, 70년대 전쟁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스턴트의 질은 상당히 좋고 느릿느릿하게 전개되는 액션은 상당한 수준의 서스펜스를 창출해냅니다. 단지 날고 기는 연합군측에 비해 독일측이 지나치게 무능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음모가 굉장히 복잡하니 그 쪽이 너무 똑똑해도 곤란했을 거예요. 다소 당위성이 떨어지는 후반부의 케이블카 액션도 독일측의 무능력을 염두에 두었다고 생각하면 대충 통하는 것 같... 아뇨, 그래도 액션용 액션이라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독수리 요새]의 원작은 [나바론 요새]의 저자인 앨리스테어 맥클린이 쓴 동명소설입니다. 수천만 명의 나찌 군인들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기관총에 맞아 죽는 영화와는 달리 이 소설엔 살상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는군요. 원작대로 밀고 갔어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진짜로 중요한 건 '싸나이들'의 강철과 같은 근육과 살상무기들이 아니라 그들의 강철과도 같은 신경이니 말이죠. (05/08/08)

DJUNA

기타등등

1. [독수리 요새]는 나찌들이 다양한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2차세계대전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이해해요. 독일어 대사의 비중이 크니까요. 하지만 왜 엑스트라 나찌들은 여전히 독일어를 고집하는 걸까요?

2. 그래요. 잉그리드 피트는 이런 영화에 나와도 가슴계곡이 드러나는 옷을 입어야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