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맷 윌리엄즈 Matt Williams

주연
나탈리 포트먼....노블리 네이션
Natalie Portman....Novalee Nation
애슐리 저드....렉시 쿱
Ashley Judd....Lexie Coop
제임스 프레인....포니 홀
James Frain....Forney Hall
샐리 필드....마마 릴
Sally Field....Mama Lil
스토커드 캐닝....델마 '시스터' 허즈번드
Stockard Channing....Thelma 'Sister' Husband
조운 큐삭....루스 마이어즈
Joan Cusack....Ruth Meyers
딜런 브루노....윌리 잭 피킨즈
Dylan Bruno....Willy Jack Pickens
레이 프리윗....팀
Ray Prewitt....Tim
로라 하우스....니키
Laura House....Nicki
맥켄지 피츠제럴드....아메리쿠스 네이션
Mackenzie Fitzgerald....Americus Nation
캐리 그린....론다
Karey Green....Rhonda
키스 데이빗....모지스 와이트코튼
Keith David....Moses Whitecotten

노블리 네이션이 실존인물이라면 아마 오프라 쇼의 게스트가 되었을 겁니다. 그만큼이나 다채로운 삶을 살았고 또 그 역경을 극적으로 이겨낸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노블리는 빌리 레츠의 소설 속 주인공에 불과하니, 오프라는 차선책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블리가 나오는 소설 [Where the Heart Is]를 자기 북 클럽 추천작으로 올린 것이죠. 오프라 덕택에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덕택에 나탈리 포트먼과 애슐리 저드 주연의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우리나라에서는 [노블리]라는 제목으로 상영되고 있는 동명의 영화지요.

[노블리]는 참 정신 없으면서도 뻔한 영화입니다. 어떻게 이 둘이 한 영화에서 결합될 수 있냐고요? 그럴 수 있답니다. 영화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은 무척 진부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너무나도 이상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수십 개의 다른 영화들에서 아무 장면만 뽑아와 조립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우리는 17살짜리 미혼모인 노블리와 만나게 됩니다. 가수 지망생인 남자 친구 윌리와 함께 캘리포니아로 떠나던 그녀는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오클라호마의 시쿠아라는 마을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 들르는데, 윌리는 임신한 여자 친구가 안에 있는 동안 그만 내빼버리고 맙니다. 돈도 없고 갈 데도 없는 노블리는 월마트 매장에 숨어 살면서 아이를 기다리죠. 결국 아이는 매장에서 태어나고 노블리는 갑자기 유명인사가 됩니다. 영화는 전혀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재주도 없는 이 17살 소녀가 한 명의 전문가로 성장해나가고 또 사랑도 얻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영화는 처음엔 친근한 괴짜들이 가득 찬 작은 동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트위스터] 식의 허리케인 이야기가 끼어들죠. 허리케인이 물러가면 조연 중 한 명이 죽고 노블리는 폐허 사진을 찍은 뒤 코닥사가 주최하는 상을 받습니다. 그러는 동안 노블리를 버린 윌리가 루스라는 에이전트를 만나 스타가 될 뻔했다가 다시 좌절하고, 노블리의 친구 렉시는 계속 질 나쁜 남자를 만나 신세가 꼬이고, 노블리의 딸 역시 광신적인 기독교도한테 한 번 납치되기도 하지요. 이들은 모두 진부한 이야기지만 넘어가는 방식이 너무 무작위적이라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아마도 빌리 레츠의 소설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처럼 수많은 다양한 캐릭터들과 이야기들이 바글거리면서 조금씩 자기 입장을 내세우는 소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2시간짜리 영화에서는 이들이 다 나설 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없죠.

이 경우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가지치기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모든 가지들을 다 남겨둔 채로 해결을 보려 합니다. 그러니 가지들은 대책없이 부대끼며 충돌하고 각각의 가지들도 원래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죠. 소재의 성격을 생각하면 원작은 훨씬 날이 선 책이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진부한 엉뚱함이 오히려 이 영화에 어떤 제의적인 유쾌함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전 이런 식의 클리셰 짜깁기식 이야기 전개가 꽤 재미있었거든요. 결코 질을 따질만한 것은 아니었고, 영화가 주려는 '감동'과도 전적으로 무관한 것이었지만 재미는 재미였어요.

배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좋은 영화입니다. 나탈리 포트먼이나 애슐리 저드는 모두 좋은 배우이고, 캐릭터가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다들 성실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늘 똘똘하고 영리한 역으로만 나오던 포트먼이 투박한 남부 사투리를 쓰는 백인 뜨내기로 등장하는 게 꽤 재미있어요. 샐리 필드나 스토커드 채닝과 같은 단단한 조역들도 흥미롭고 포트먼의 남자 친구로 나오는 제임스 플레인도 괜찮습니다. 단지 조운 큐삭은 전혀 쓸모 없는 역 때문에 낭비된 듯한 느낌이에요. (00/10/16)

DJUNA

기타등등

광고까지 포함해서 2시간이 딱 떨어지는 상영시간이었으니 120분의 원래 러닝타임을 고려해보면 좀 잘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