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마가렛 아멘 Margaret Armen

감독
배리 크레인 Barry Crane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Lyle Waggoner....Steve Trevor
리처드 이스트햄....블랑켄쉽 장군
Richard Eastham....Gen. Blankenship
비어트리스 콜린....에타 캔디
Beatrice Colen....Etta Candy
크리스틴 벨포드....파울라 폰 귄터 남작부인
Christine Belford....Baroness Paula Von Gunther
브래드포드 딜먼....아서 딜 3세
Bradford Dillman....Arthur Deal III
에드 길버트....소장
Ed Gilbert....Warden
에드 그리피스....핸슨
Ed Griffith....Hanson
크리스찬 주트너....토미
Christian Juttner....Tommy

시놉시스
1942년 어느 날, 전쟁부에서는 블란켄쉽 장군이 기동훈련 중인 트레버 소령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소령이 우두머리인 파울라 폰 귄터 남작부인을 체포한 이후 잠잠했던 나찌의 비밀 스파이 조직 아프베어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죠.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훈련 중인 소령을 찾아갑니다. 당연히 훈련은 수수께끼의 폭발 때문에 엉망이 되고 원더우먼은 트럭을 구하려던 소령이 차와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그를 구출합니다.

전쟁부로 돌아온 소령은 장군으로부터 그 트럭이 훈련용이 아니라 무기수송용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제 소령은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철강 재벌인 아서 딜 상원의원은 트레버를 청문회에 내세우려 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무기 선적 차량들을 노리는 사보타지 사건이 세 번이나 포트 마이어 부근에서 일어났고 그 주변엔 언제나 소령이 있었습니다. 소령은 그 때 모두 비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받아치지만 그를 증명하는 서류들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 때 소령은 수수께끼의 전화를 받습니다. 포트 마이어의 올드 버지니아 마구간에 찾아오면 소령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서류를 넘겨주겠다는 것이죠. 소령은 바보같이 아무런 백업도 없이 마구간을 찾아갑니다. 마구간에는 병사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고 곧 소령 자신도 망치로 머리를 맞아 쓰러집니다. 마구간은 불에 휩싸이고 뒤늦게 쫓아간 원더우먼은 아슬아슬한 순간에 두 사람을 구출합니다.

소령과 다이애나는 아프베어의 옛 우두머리인 폰 귄터 남작부인을 심문하러 교도소를 찾아갑니다. 남작부인은 나찌즘을 포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소령에게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소령은 남작부인의 목에 걸린 독특한 펜던트가 중세 오스트리아 장인이 만든 특이한 열쇠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소령이 남작부인을 심문하는 동안 교도소장의 추리소설광 아들 토미는 교도소벽에 숨겨져 있는 비밀문과 그 문을 여는 열쇠를 발견합니다. 밤마다 손전등신호가 포착된 교도소 탑으로 향하는 사다리를 타던 토미는 중간에 미끄러지고 아슬아슬한 순간에 그걸 발견한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토미를 구출합니다. 소령과 소장이 다가오는 걸 알아차린 원더우먼은 구출할 때 사용한 황금 올가미를 토미에게 맡기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남작부인은 그 모든 것들을 보고 있었죠.

밤이 되자 남작부인은 교도관 핸슨과 함께 비밀통로를 이용해 교도소를 빠져나옵니다. 아프베어 조직의 스파이인 토르의 저택을 찾아간 남작부인은 토르와 함께 이틀 뒤에 있을 로켓 선적물 폭파 계획에 대해 토론합니다. 더 이상 소령을 가만 두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 토르와 남작부인은 소령을 납치해 제거할 계획을 세웁니다.

다음 날 남작부인은 토미를 찾아가 자신이 원더우먼의 친구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남작부인의 말을 믿은 토미는 황금올가미의 사용법을 남작부인에게 알려줍니다. 토미가 나무에 숨겨둔 황금올가미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동안 한센은 아이의 뒤를 미행해 올가미의 위치를 알아냅니다.

소령은 청문회를 열려는 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그를 찾아갑니다. 그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남작부인이 진짜 스파이라는 사실을 증명하지만 그건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죠. 아서 딜은 토르였으니까요. 남작부인은 토미한테서 훔친 올가미를 들이대며 원더우먼을 살리고 싶다면 자신이 나찌임을 고백하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말합니다.

소령이 실종되자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토미를 찾아갑니다. 남작부인이 올가미를 가지고 나가는 걸 본 토미는 지금까지 자기가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토미가 기록한 차량번호로 남작부인이 아서 딜 상원의원의 집으로 갔다는 걸 알아낸 원더우먼은 소령을 구하기 위해 딜의 저택으로 달려가지만 커튼 뒤에 숨어 있던 남작부인이 뿌린 마취 가스에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남작부인이 사라진 걸 알아차린 소장은 당장 수색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그러느라 너무 바빠서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아들을 무시해버리죠. 토미가 혼자 남자 핸슨은 그를 납치합니다. 뒤늦게 아들의 수첩을 발견한 소장은 비밀통로를 찾아내고 차량번호를 조회합니다.

이제 원더우먼, 소령, 토미는 모두 결박된 채 딜 의원의 응접실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남작부인과 토르는 전형적인 구식악당 답게 자신의 계획을 모두 밝히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죠. 하지만 그들이 소령을 끌어내려는 순간 원더우먼은 (코끼리도 끊을 수 없는) 쇠사슬을 끊습니다. 스티브가 딜 의원을 제지하는 동안 원더우먼은 달아나는 남작부인을 올가미로 잡습니다.

딜과 남작부인, 핸슨은 체포되고 소령은 누명을 벗습니다. 다이애나와 소령은 남작부인이 그 좋은 두뇌를 민주주의를 위해 쓰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아쉬워합니다.

폰 귄터 남작부인
[원더우먼] 텔레비전 시리즈의 가장 아쉬운 점은 원작만화의 악당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후 시즌에도 ABC의 원래 포맷을 유지했다면 치타나 닥터 사이코 같은 악당들이 등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시리즈의 캠피한 분위기를 고려해보면 그게 또 어울렸을 거고요.

폰 귄터 남작부인은 텔레비전 시리즈에 등장한 두 오리지널 악당들 중 한 명입니다. 원작에서도 나찌 스파이로 활동하던 남작부인은 나중에 파라다이스 섬의 감옥에 들어가 교화되어 원더우먼의 편이 되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다이애나가 폰 귄터 남작부인의 교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거기에 대한 복선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원더우먼은 마샤 때와는 달리 남작부인에게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입장을 취합니다. 자기와 소령을 납치해 죽인 뒤 누명을 뒤집어 씌우려 했던 사람인데도 말이죠. 다이애나일 때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가볍게 언급하긴 하지만 그 역시 객관적인 평가일 뿐 마샤 때와 같은 혐오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건 폰 귄터 남작부인이 자신의 두뇌를 이용해 비교적 정당한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원더우먼에게, 남작부인은 상대편의 병사일 뿐입니다.

에피소드는 남작부인 역시 편견에 찬 남성위주 사회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는 야심찬 여성이라는 암시를 흘리기도 합니다. 다음 대화를 읽어보세요.

Arthur Deal: Obviously you didn't handle him very well. Couldn't you divert his suspicions with your charms? Or wasn't he susceptible to them?
Baroness: That has nothing to do with it!

마샤 때와 마찬가지로 원더우먼은 막판에 남작부인과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결투를 펼칩니다. 두 여자들이 예쁘게 잘 다듬은 잔디밭에서 서로의 몸에 엉겨붙은 채 데굴데굴 구르는 것이죠.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에타 캔디
에타 캔디가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사실 역시 지적해둘만 합니다. 에타는 월리엄 몰튼 마스턴의 원작에선 홀리데이 여자 대학교의 학생이지요. 나중에 에타와 에타가 소속된 대학생 클럽은 원더우먼의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홀리데이 걸즈를 조직합니다. 만화책들의 도덕적 위험성에 대해 걱정하던 50년대 도덕주의자들은 여자들만 부글거리는 이 집단의 성적 성향을 의심하기도 했어요. 툭하면 "Suffering Sappho"를 감탄사로 내뱉는 원더우먼의 습관도 의심의 대상이었고요.

비어트리스 콜린이 연기한 에타 캔디는 원작의 에타만한 존재감은 없습니다. 조금 동글동글하고 통통하긴 하지만 원작의 에타처럼 과체중도 아니고 원더우먼과 절친한 사이도 아니죠. 여기선 단지 다이애나와 함께 일하는 여군일 뿐입니다. 비교적 진취적인 성격이었던 원작의 에타와는 달리 새 에타는 로맨틱한 환상에 도취된 감상적이고 평범한 40년대 젊은 여성입니다.

토미
아무도 이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국 어린이 추리소설에서 생각없이 따온 것 같은 이 추리소설광은 시리즈의 캠피한 분위기를 고려한다고 해도 그렇게 설득력이 없습니다. 아무리 소장 아들이라고 해도 위험한 나찌 스파이들이 부글거리는 감옥 안을 그렇게 마구 돌아다닐 수 있을까요? 게다가 얘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똑똑하지도 않습니다. 분명히 나찌 스파이인 게 분명한 여자가 자기를 원더우먼의 친구라고 소개하자 덜컥 믿어버리는 걸 보세요. 전체적으로 토미는 매력없고 인공적이며 상당히 짜증나는 캐릭터입니다. 어린이 캐릭터의 심리묘사는 "The Bushwhackers" 쪽이 훨씬 더 좋습니다.

토미와 관련된 이야기도 편안하게 흐르지는 못합니다. 아버지인 소장과 토미의 이야기는 '어린 주인공이 모든 걸 알고 있는데 바보 같은 어른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클리셰를 짜증날 정도로 진부하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더 믿을 수 없는 사건 전개는 원더우먼이 이 아이에게 황금올가미를 맡긴다는 것입니다. 일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인데다 (올가미를 풀어야 한다면 다시 탑으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어요?) 어린아이에게 총을 맡기는 것처럼 위험하기도 하지요. 아무리 급하게 자리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스티브 트레버
오늘 에피소드에서 이 친구가 한 닭짓들을 정리해볼까요? 하나, 떨어질 게 뻔한 트럭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을 뻔합니다. 둘, 함정인 게 뻔한 마구간에 들어갔다가 불에 타 죽을 뻔합니다. 셋, 남작부인과 비밀 통로의 정체를 밝혀내자 상관에겐 한 마디도 안하고 나찌 스파이에게만 몰래 털어놓습니다. 넷, 올가미를 든 남작부인에게 속아 자신이 나찌 스파이라는 걸 고백하는 문서에 서명합니다. 원더우먼은 아무래도 이 친구의 베이비시터란 말이에요.

네, 그래도 그는 남작부인의 비밀을 꽤 빨리 밝혀내긴 합니다. 이 정도면 똑똑하다고 말할 수 있겠죠. 다른 캐릭터가 그런 추리를 했다면 말이에요.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선 작가들이 잘 봐주어 알아냈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습니다. 남작부인이 비밀스러운 열쇠를 일부러 드러나게 목에 건 것부터 그런 느낌을 풍기지 않나요? 오스트리아 이민자가 미국 감옥에 중세식 비밀통로를 만들었고 하필 남작부인이 거기에 수감되었다는 설정부터가 넌센스지만.

황금올가미
파일럿 에피소드에 따르면 황금올가미는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묶인 사람으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고 올가미를 쥔 사람의 명령에 복종하게 하죠. (본디지 페티시를 가진 사람들이 이 설정에 환장하는 것도 이해가 가죠?) 이후 시즌엔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기능도 추가된 것 같은데, 1시즌의 올가미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The Feminum Mystique: Part 2"에서 아마존들은 나찌 군인들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올가미를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거슬리는 것은 남작부인이 애써 구한 올가미를 원더우먼이나 소령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앞에서 휘두르며 소령을 속이는 데에만 이용하지요. 원더우먼이 토미에게 진실을 말하게 하는 기능만 알려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죠. 1막에 의미심장하게 등장한 총이 끝날 때까지 장신구로 남아있는 설정처럼요. 남작부인에겐 소령이나 원더우먼에게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을까요? 정말로요?

위기일발
이 에피소드에서 원더우먼은 1시즌에 끝도 없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위기상황을 맞습니다. 화학물질에 중독되어 기절하는 것이죠. 그러면 예의바른 악당들은 원더우먼의 의식잃은 몸을 곱게 챙겨 사슬이나 로프로 예쁘게 묶어놓습니다. 머리도 빗겨주는 게 분명해요. 기절한 원더우먼의 머리가 엉망인 건 본 적이 없으니 말이죠. 이 에피소드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시놉시스의 두 번째 사진과 옆의 클로즈업 사진을 비교해보세요. 머리 모양이 다릅니다. 남작부인이 사슬 자랑하는 동안 딜 의원이 빗겨주었나 봐요.

이 에피소드에서 폰 귄터 남작부인이 사용하는 무기는 정확히 말해 마취 가스가 아닙니다. 향수병에 담아 뿌리는 액상 스프레이지요. 마취 가스를 밀폐된 방에서 사용하는 건 바보짓입니다만, 스프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사정이 다를 것 같지는 않군요. 원작에서 이 무기는 돌리 댄서라는 동맹국 스파이가 원더우먼에게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몇가지 신경 쓰이는 것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으로 변하는 첫번째 장면을 보세요. 팔찌가 없습니다.

원더우먼의 달리는 장면은 조금 짜증이 납니다. 전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스티브 트레버가 위기에 빠졌는데도 원더우먼은 조깅하는 것처럼 헐렁헐렁 달려갑니다. 그렇게 여유를 부리지만 않았어도 소령은 다치지 않았을 걸요.

원더우먼이 토미를 구하기 위해 점프하는 장면은 물리적인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어색하게 날아가는 것 같아요. 물론 특수효과의 한계는 받아들여야하겠지만.

남작부인을 연기한 크리스틴 벨포드는 목소리나 얼굴이 [못말리는 유모]의 프랜 드레셔와 꼭 닮지 않았나요? (05/02/07)

DJUNA

기타등등

한국판 DVD에서는 후버 FBI 국장을 '후버 대통령'이라고 번역하고 있더군요.

이 에피소드에서 언급되는 스파이 조직 Abwehr이 당시 독일 육군 정보기관이었던 Abwehr와 같은 조직인지는 모르겠군요. 맞다면 굉장히 부정확한 묘사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