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파브로 Jon Favreau

주연
조나 보보....대니
Jonah Bobo....Danny
조시 허처슨....월터
Josh Hutcherson....Walter
댁스 셰퍼드....우주비행사
Dax Shepard....Astronaut
크리스틴 스튜어트....리사
Kristen Stewart....Lisa
팀 로빈스....아빠
Tim Robbins....Dad
프랭크 오즈....로봇 (목소리)
Frank Oz....Robot (voice)
존 알렉산더....로봇
John Alexander....Robot

대니, 우주비행사, 월터

크리스 반 올스버그의 [자투라](국내 번역본의 제목은 [자수라]입니다)는 [쥬만지]의 속편입니다. 속편이라고 했지만 내용이 연결되는 건 아니고 그냥 보드 게임의 세계에 아이들이 빨려든다는 형식만 반복되는 거죠. [쥬만지]의 세계가 정글의 동물들과 자연재해로 구성되어 있다면, [자투라]의 세계는 1950년대식 스페이스 오페라의 등장인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로봇, 우주선, 외계인과 같은 것들 말이에요.

[쥬만지]나 [자투라]나, 그렇게까지 쉽게 영화로 각색할 수 있는 책들은 아닙니다. 이 두 편의 그림책에서 내러티브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순전히 일상적인 공간에 환상적인 모험을 불어넣기 위한 핑계에 불과해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근사한 그림을 보는 것으로 족한 그림책 독자들에겐 이것으로 충분하겠지만 극장용 영화로 만들려면 뭔가 더 있어야겠죠. [자투라]가 [쥬만지]보다 성공한 영화라면, 그건 그 '무언가'를 더 적절하게 삽입했기 때문입니다.

[자투라]는 대니와 월터라는 두 형제를 소개하면서 시작됩니다. 한참 혈기 왕성한 6살짜리와 10살짜리 남자애들이 한 집에 살고 있으니 그 집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영화는 어린 동생이 귀찮기 짝이 없는 형과 그런 형이 못마땅한 동생의 짜증나고 귀찮은 실랑이를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너무 현실감이 있어서 비슷한 나이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영화 보다 진력이 날 지경이죠.

형제간의 싸움은 그들을 돌보던 아빠가 이층에서 자고 있는 누나 리사에게 아이들을 맡긴 뒤 집을 떠나고, 동생 대니가 지하실에서 '자투라'라는 구식 보드 게임을 발견하면서 전환점을 맞습니다. 물론 '자투라'는 보통 보드 게임이 아니었어요. 대니가 게임을 시작하자, 거실에서는 유성우가 쏟아지고 집은 우주선이 되어 우주를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게임을 끝마치는 것뿐이에요.

다른 소재와 같은 형식. 아까도 말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 형식에 무엇을 불어넣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데이빗 케프와 존 캠프의 각본은 예상외로 성공적입니다.

첫째, 그들은 주인공인 두 남자 아이들의 캐릭터와 주변 환경을 설득력 있게 구축해냈습니다. 덕택에 식인 외계인이 집을 습격하고 미친 로봇이 지하실에서 날뛰는 동안에도 두 아이의 갈등은 생생한 현실감을 유지하지요.

둘째, 영화는 [자투라]의 단선적인 드라마를 효율적으로 입체화시켰습니다. 원작을 따라 정석대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몇 가지 효율적인 반전과 위기를 통해 주인공들에게 진짜로 적극적인 모험을 허락합니다. 기본 이야기는 여전히 단순한 직선이지만 거기에 이르는 액션은 예상 외로 풍성해요.

감독인 존 파브로 (이 배우 출신 감독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지 모르겠군요. [프렌즈]에서 모니카의 억만장자 남자친구로 잠시 나왔던 사람인데요)도 영화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습니다. 파브로는 영화를 무작정 컴퓨터 그래픽으로 도배하지는 않아요. 파브로가 그린 [자투라]의 세계는 스탠 윈스턴이 만든 조르곤 외계인들처럼 현실감있고 둔탁합니다. 50년대 구식 SF를 모델로 한 '자투라' 게임이 그런 것처럼요. 그 때문에 서스펜스의 질감도 더 분명해졌어요. 제가 영화를 본 극장에서는 아이들이 견디지 못해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자투라]는 오래간만에 만들어진 구식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떠다니는 집이 무대이고 마법의 보드 게임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이니 진짜 SF는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는 황금시대 SF의 고풍스럽고 직설적인 매력을 잔뜩 가지고 있어요. 오히려 아이들보다 이런 문화적 기호에 익숙한 어른들이 더 쉽게 즐길 수 있을지도 몰라요. 후반부의 반전도 어른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고. 조르곤 외계인 때문에 흐느끼던 그 애들은 영화가 끝날 무렵엔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야?"하고 종알거리면서 엄마에게 매달리더라고요. (06/03/01)

DJUNA

기타등등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자라면서 점점 케이트 뫼닉을 닮아가더군요. 자매라고 해도 믿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