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화 소재의 영화입니다. 조지 클루니의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아주 특별한 임무를 수행했던 군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모뉴먼츠 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 이 사람들은 나치와 싸우는 대신 연합군의 폭격과 나치의 약탈로부터 수많은 유럽의 문화재를 지키는 일을 했습니다. 대부분 직업군인이 아니었어요. 대학교수, 건축가, 조각가, 역사학자, 박물관 관장, 문화계 명사 같은 부류들이었죠. 이런 사람들이 둔한 몸을 이끌고 최전방을 누비면서 인류 역사의 찬란한 업적들을 파괴로부터 구해냈던 겁니다.

전 이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어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럽, 고전 예술, 전쟁터에 떨어진 엉뚱한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겪는 모험. 조지 클루니가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던 것도 이 소재의 매력에 끌렸기 때문이었겠죠.

앞에서 언급한 두 편의 아카데미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실존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쓰지는 않습니다. 모델이 되는 사람들에게서 캐릭터와 역할을 따와 재창조하고 있지요. 모델과 영화 속 캐릭터를 연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하는 미술관 직원 클레르 시몬의 모델은 실제로 죄드폼 박물관의 임시 관리인이었던 로즈 발랑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구의 인물로 작업했던 건 이야기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르 충돌 때문에 애를 먹습니다. 조지 클루니는 이 영화를 70년대에 유행했던 제2차 세계대전 특공대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하는데, 이게 좀 난처해요. 진지하게 전쟁 영화로 만들기엔 이들이 액션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나 작정하고 코미디로 만들기엔 사람들이 너무 진지하고 임무도 중요하지요. 클루니는 이 양쪽 선을 오가면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려 하긴 하지만 어느 쪽으로 기울어도 맥이 풀립니다.

70년대 특공대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캐스팅이 쟁쟁한 영화입니다. 조지 클루니, 존 굿맨, 빌 머레이, 밥 발라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아카데미표 연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두 역전의 용사들답게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요. 밋밋한 각본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화가 제 시선을 끌었던 것도 배우들의 존재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14/03/07)

★★☆

기타등등
궁금해서 원작을 사버렸습니다. 언제나 되어야 읽을 수 있을까요.


감독: George Clooney, 출연: George Clooney, Matt Damon, Bill Murray, Cate Blanchett, John Goodman, Jean Dujardin, Hugh Bonneville, Bob Balaban, Dimitri Leonidas, Justus von Dohnányi

IMDb http://www.imdb.com/title/tt217777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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