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9 18:16
도대체 몇 년만인가? 20여년만에 다시 본 프리티 우먼.
잠깐 본다는 것이 끝까지 보고 말았습니다. 극장에서 봤을 때의 즐거움 보다 왜 이리 이 영화는 나이가 드니 더 재미있을까 생각 해봤습니다. 이유는 그랬어요.
리처드 기어가 내가 아니지만 아무래도 20여년을 더 산후의 느낌을 이 영화는 더 요구했던 거 같습니다. 그때는 그랬죠.
기업을 싸게 사서 찢어서 판다는 직업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콜걸이라는 길거리 여자들의 삶 속에 그녀들만의 소중한 꿈을 깊이 생각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죠.
20여년 이라는 긴 시간은 인생을 이해하는 긴 시간이었던 셈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야망, 여자들의 행복해지고 싶은 꿈들은 현실의 꿈과 괴리감을 느낄 때 때론 무력감에 빠지게끔 하기도 합니다.
여주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은 어려운 현실을 좌충우돌로 이겨나가는 콜걸이지만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그런 여자입니다.
M&A의 전문가 에드워드(리처드 기어)는 기업사냥에서 도덕성은 논외로 치고 이익만을 쫓는 그런 사람입니다.
월스트리 정글 속에 사는 비지니스 맨으로 소중한 로맨스 마저도 돈으로 사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어느 날 친구 차를 빌려 탄 에드워드는 길을 몰라 헤매다 비비안을 만나게 되고 이 둘은 잠시 연인이 됩니다.
에드워드의 거래 조건은 단 원하는 돈은 주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데로 하는 것! 그렇다고 비비안 말처럼 변태?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단지 이빨을 드러낸 기업사냥터에서 위안과 휴식을 얻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 둘의 거래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단 키스는 절대 금지!
비비안의 싸구려 콜걸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껍데기 리 모델링 작업이 시작됩니다.
LA 비버리힐즈 로데오 거리 명품 점에서 돈은 개의치 말고 옷사입으라는 에드워드. 그녀를 잦은 고객과의 저녁식사 약속에 액세서리로 에스코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마 에드워드의 심리적 상태는 이랬을 겁니다. 사실 명품 살 돈은 자기에게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명품을 좋아하는 그런 여자를 내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배설의 기쁨을 맛보기 위한 그런 사람이었던 거죠.
비비안은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 LA로 와서 처음 콜걸 생활도중, 첫 관계를 맺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고백 합니다.
에드워드가 준 돈을 예쁘게 지갑에 넣지도 못합니다. 그녀에게 단지 돈이란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없으면 몸을 팔아야 하는 증표 일뿐이죠.
휴지를 두 손에 움켜지듯 돈을 호주머니에 푹 쑤셔 넣은 그녀는 로데오 거리 명품 옷가게에서 보기 좋게 퇴짜를 맞습니다.
맞는 옷이 없는 게 아니라 여기서 옷사입을 형편이 안된 여자로 보여 쫓겨나게 되는데 그녀는 복받쳐 오르지만 이 상황을 옳은 대꾸도 못하고 주눅이 들어 도망 나오듯이 빠져 나옵니다.
호텔 지배인의 도움(코디네이터 소개?)으로 콜컬의 때를 완전히 벗긴 비비안. 수시로 그녀의 쌍스러운 언행만 아니면 영락없는 귀부인 입니다.
그런데 만나면 정들듯이 이 둘은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비비안을 길들이는(?) 재미에 빠진 에드워드는 자기통제의 어려움 보다는 주위시선에 대응하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어떻게 만났냐고 귀찮게 추근대는 친구 변호사에게 창녀일 뿐이라고 실수를 하고 맙니다. 그 친구는 에드워드가 없을 때 비비안에게 와서 "얼마? 어때 에드워드와 끝나고 나하고...... "
에드워드가 이 관계에 대해 이야기 했음을 직감한 비비안은 그날로 계약파기와 보따리 싸서 호텔을 나갈려고합니다.
일주일간의 연인 계약관계에서 사랑의 연인관계로 발전하려는 순간 그들 앞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서로 알게 됩니다.
언감생심 같은 사랑을 느끼는 비비안에게 에드워드는 결혼이라는 무거움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멋진 에드워드에게 있으면 있을수록 계약관계에서 발전하고 싶어하는 비비안은 자신이 견딜 수 없음을 알고 호텔을 나오려고 합니다.
우리 관계는 그냥 잠자리 관계일뿐이라는거지요.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오는 에드워드와 집으로 돌아가는 비비안 그때 흘러나오는
Roxette 의 It Must Have Been Love
에드워드는 기업사냥 큰 계약 건에서 개과천선(?)을 하게 되는데 싸게 사서 찢어 파는 형태에서 힘든 기업 경영을 이해하고 도리어 투자참여로 기업회생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거기다 비비안이 꿈꿨던 백마 탄 왕자가 별거냐 당장 뉴욕행 공항으로 가는 차를 비비안 집으로 돌리게 되는데 비비안은 보따리를 싸던 중,
에드워드와 자가용 제트기로 옆동네 샌프란시스코로 라트라비아타를 볼 때 들었던 곡이 흘러나오는것을 알고 창문 밖을 보게 됩니다.
고소 공포증을 무릅쓰고 꼭대기 층까지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에드워드를 보게 되는 비비안
둘은 뜨거운 딮키스를 나눕니다.
멋있는 드레스에 25만달러짜리 날개를 달아주는 에드워드
일주일에 3천달러 잠자리 계약이라....... 비비안은 노래가 나올수밖에 없죠. ㅎ
괴팍한 에드워드의 변호사 친구. 10년간 공들였던 기업매수 작업이 에드워드의 개과천선(?)으로 물거품이 되고 마는데 화풀이로 비비안에게 달려들다가 에드워드에게 나쁜자식 하면서 한방에 나가 떨어집니다.
비비안의 계약파기로 내 던져진 침대위의 3천달라. 그녀는 그돈을 넣지않고 그냥 나가고 맙니다. (이거 비비안 작전에 말려든건 아닐까요? ㅎㅎ)
이 영화에서 비비안 줄리아 로버츠의 각선미는 극강입니다. 줄리아 로버츠 하면 이 영화와 다잉영만 생각납니다. 아~ 또 있군요. 또 재미있었던 적과의 동침 도..
역시 여자는 키가 커야 되는 이유를 제대로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키가 크면 허리 라인이 살아납니다. 허리 라인은 또 다른 여자들의 무기 ^..6
재미난 세부류 ;
1)비비안 : 왜 이리 스타킹이 터지지.... 어머~ 안신었네.... *^_____^*
2)에드워드 : (손님에게) 엘레베이터를 처음 타서요. *^_____^*
3)엘레베이터 앞 손님(여) : (남편에게) 입좀 다무세요. (*`Д´)/
다소 쇼킹했던 장면. 호텔 라운지에서 새벽 3시라지만 에드워드는 청소하는 사람들에게 잠시 나가줄래요. 하면서 비비안을 피아노위에 펼칩니다. 돈의 위력일까요?
내가 이곳에서 돈을 왕창 쓸테니 이 뇨자에게 어울리는 옷을 내놓으라고 합니다만 그 뒷말이 더 파워풀합니다. "저 여자에게 아부하듯이 옷을 보여주세요." 이 또한 돈의 위력 ㅎㅎ
이 영화는 분석하면 많이 손해보는 영화 같습다. 평소 꿈꿀수 있는 IF 라는 인생 조건을 시믈레이션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꿈같은 이야기에 현실의 정신줄을 잠시 던져놓고 빠져보는 프리티 우먼은 백마탄 왕자의 꿈과 돈벼락속에 멋진 로맨스를 경험 시켜주는 묘한 재미를 주는 영화 입니다.
엔딩후 허탈감? 그런거는 원치 않아도 항상 주위에 있어 왔기에 무서워 하면 안됩니다.
그런 허탈감은 이겨 나가야만 꿈이라는 의미가 더 소중한것 이니까요.
2014.04.09 18:19
2014.04.09 18:21
제목 흘낏 보고 댓글이 1991개 달린줄 알았...(쿨럭)
2014.04.09 18:22
이런..거대한 스포인데..
이십몇년 밖에 안 지났는데 이를 어쩌나...................
2014.04.09 18:35
이 글 보니 또 보고싶네요. 다시 봐야겠어요. 제목에 자동재생 주의문구 넣어주시면 더 좋을듯요!
2014.04.09 19:33
어릴땐 몰랐는데 다시보니 줄리아 로버츠가 엄청 사랑스러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군요.
2014.04.09 19:40
노래 다시 들으니 좋네요. 이 영화는 현재 한국 드라마의 재벌2세 환타지의 원류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몸파는 직업가진 여자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없고 과거까지 있는 여자가 돈많은 남자한테 간택당하는건데, 저 영화에서 fxcking 용법을 처음 배웠죠. Cinder-fuckin'-rella.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제작자들도 이게 신데렐라 영화라는걸 알고 있었나봐요.
그래도 꿈의 공장 헐리우드 아닌가요? 보는 순간 꿈같다라는 느낌은 확실히 주는 영화이죠.
2014.04.09 20:33
돈을 챙겨 계획대로 자기고향에 돌아가서 기술을 배우고 남자동창이라도 만나 결혼한다면 그게 해피엔딩이겠죠.
에드워드의 집이 있는 뉴욕으로 함께 돌아간들 짤린것도 속상한데 얻어터지기까지 한 그 친구가 다 소문내고 다니지 않았을까.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녀가 아무리 매력있고 아름답지만 어쩌면 집한채 사주고 조심조심 만나다가 시간이 흐르면 다 아무것이 되겠지...게다가 연인과 결별직후였단 말이죠. 마음 쏟을 곳이 필요했을거에요..... 여기까지가 당시 개봉영화를 봤던 제 감상이었고요.
지금은 에드워드는 회사 정리하고 좀 덜 벌고 덜 근사한 차림을 해도 사랑하는 연인(부인이 아니라.. 결혼이 별거더냐)의 지지속에서 재밌게 일했을거라고 봐요. 능력이 있으니.
비비안은 남의 이목따위 이가 스무개정도 보이는 미소로 싹 무시해버릴 것 같고요.
2014.04.09 22:08
3000불이라니 이런 터무니 없을 수가. 케빈 형이 희트니 누나 경호 하면서 받기로 한게 일주일에 3천인데 그것도 조르고 졸라서
2014.04.10 03:22
화보 속 미인은 많지만, 움직이는 화면에서는 줄리아 로버츠가 최고로 예쁜 것 같아요. 스크린에 비친 이미지 이상의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몸부터 해서 비현실적이지만 친근한 느낌을 주고. 미즈하라 키코에게서 비슷한 느낌을 받는데, 연기할 땐 그걸 죽인다는 게 안타까워요. 광고 연기할 때의 에너지가 극 연기로 옮아오기만을 기다려요.
프리리 워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