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팔자 믿으시나요?_고수 기행

2014.08.12 13:31

칼리토 조회 수:2080

조용헌씨가 쓴 고수 기행을 읽었습니다. (북치는 고수, 영화배우 고수 아닙니다.)

 

이 좁은 나라에 기인 이사들도 참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책의 출간이 2007년인데 지난 7년동안 이 책에 등장하신 보학자, 신선, 도사, 명상가, 스님, 산지기들은 어떻게 살아 오셨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책의 저자인 조용헌 선생은 사주 명리학 책도 쓰시고 그쪽에 꽤나 정통하신 분으로 보이는데.. 책의 챕터마다 만나는 사람의 사주를 물어보고 거기에 따라 사람을 판별하는 부분이 있더군요. 예를 들자면.. 이 사람 사주에는 축이 많아서 영성이 발달했다던가.. 그래서 이렇게 사는게 이해가 간다는 식입니다.

 

예전에는 사주도 좀 보러 다니고 어려운 일이다 싶으면 재미삼아서 훈수를 구하러 가기도 했습니다만 요즘에는 그다지 믿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렇습니다. 조상 묘를 잘쓰면 발복한다고 하고 조상이 덕을 쌓아 후손이 덕을 본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좀 믿기가 어렵구요. 그런데.. 이 책에는 내내 그런 내용이 많아요. 재미있다고 할까.. 허무맹랑하다고 할까.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있네요.

 

삶이 어려우면 뭔가에 마음을 주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보고 있자면 결국 모든 건 운명에 정해져 있고 때가 아니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으며 그동안 덕을 베풀고 주위를 살펴야 내가 아니라 후손이라도 잘산다는 내용으로 요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정신 건강에는 좋을듯.

 

책 머리에 등장하는 보학자와 저자가 토론아닌 토론을 벌이는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현재의 명망가나 정치인들이 200년간 집권했던 노론 세력의 잔재라는 것도 재미있고 80-90년대까지도 집안끼리 문중을 따져가며 혼맥을 맺는 장면도 꽤나 볼만합니다. 그러고보니.. 대학때 소개팅으로 만났던 순천의 모 명망가 따님도 혼처는 부모님이 정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깜놀했던 적이 있지요. 생각해 보니 지역 유지라고 불리우는 명망가들은 그런 가풍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는 일이 술술 풀리지 않는 국면에서는 사주 팔자로 운명을 감정받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사주를 보러 가든지.. 보시를 하던지.. 끊었던 성당에 발걸음을 옮기던지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상반된 단어들이 혼재된 것 같지만.. 그러려니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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