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2 00:57
어렸을 때 <쥬라기 공원> 1편을 정말 너무나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뭐 누군들 안 그랬겠냐마는요.
아직도 주인공 일행이 어두운 주방 안에 몸을 숨기자 차가운 금속에 날카로운 발톱이 딱딱 부딪히는 소리를 내면서
벨로시랩터들이 서서히 다가오던 장면의 조마조마함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감독이 바뀌었으니 <쥬라기 공원> 1편의 재미를 기대하고 가면 안 된다고 스스로 몇 번이나 다짐했지만
어쩔 수 없이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예고편에서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테마 선율을 들었을 땐 정말이지...
근데 <쥬라기 월드>는 노잼이에요.
촌스럽고 유치하고 지루하고 산만해요.
각본이 너무너무너무 촌스럽고 게으른데다가 캐릭터와 대사가 진짜 나쁩니다.
개연성도 현실성도 없는 장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요.
인물들의 멍청함으로 이야기의 위기와 갈등을 만들어나가고,
캐릭터들은 놀라울 정도로 스테레오 타입에 딱 맞게 설정돼 있어요.
대사는 많고 긴데 쓸모 없고 재미도 없어요.
이런 나쁜 대사들이 나오는 이유는 명백해요. 영화가 되게 교조적이거든요.
모든 인물들이 시종일관 관객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대사들만 내뱉습니다.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 볼 때마다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매번 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똑똑한 캐릭터들,
꼭 필요한 말들만 골라서 정확한 시점에 하는 대사들로 이루어진 각본이 생각보다 참 드물어요.
<디워>는 안 봐서 모르겠고, 이 영화가 <쥬라기 공원> 1편보다 <고질라>와 비슷하다는 루아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윌리엄스가 마술을 부려 창조해낸 환상적인 세계를 기대하고 가시면 매우 크게 실망하실 겁니다.
2015.06.12 09:03
2015.06.12 09:23
언급하신 쥬라기공원 주방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죠. 보다가 심장끊어질뻔했던 기억이. 쥬라기월드는 기대치 쫙 빼고보면 그냥 쏘쏘했습니다. 언급하신 내용들 대부분 수긍이 가구요. 하지만 영화는 흥행할듯해요. 개봉날 극장나올때부터 엘리베이터까지의 사람들 반응을 즐기는데요 어젠 초딩들이 너무 재밌다면서 난리가 났더군요.
2015.06.12 09:25
공룡에 시큰둥 해서 그런지 1편도 고만고만하게 봤던 저로서는 쥬라기월드도 비슷하게 고만고만하더군요.
2015.06.12 11:00
노잼이니 노스트레스...
사실 1편과의 비교는 불공평하죠. 본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속설은 뒤로 미루고라도 1편은 전설의 레전드잖아요. 같은 원작자 같은 감독의 2편도 1편에 비교하면 반점짜리 소리 듣는데... 이야기가 뻔한 건 사실이지만 의도된 거라고 보여지더군요. 속편이자 리부트로 여러모로 1편의 얼개를 가져다 썼으니까요. 개인적으론 그보다는 팬무비에 가까워서 좋았어요. 1편 오마쥬도 풍부하고 마지막 공룡쌈질은 3편이후 계속 이어진 불평과 아쉬움들에 대한 엄청난 팬서비스여서... 최종병기(?) 등장의 과정은 억지이지만 그 자체로 고마웠고. 메인 악역의 퇴장도 황당하달 사람도 있겠지만 공룡덕질 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바라던 떡밥이었고.
2015.06.12 11:26
전 제목을 보고 예상한대로였어요.스토리는 별거 없고 볼거리는 화려합니다.딱 그만큼,그 정도를 기대하고 갔기에 재미있게 봤어요.
2015.06.12 13:06
2015.06.12 14:01
감동 따위 절대 없습니다ㅎㅎ 그냥 머리 비우고 신나게 보면 되는 영화예요.
2015.06.12 16:29
그런데 글쓰신분에게 딴지 거는게 아니라,
촌스럽고 유치하고 지루하고 산만해요.
각본이 너무너무너무 촌스럽고 게으른데다가 캐릭터와 대사가 진짜 나쁩니다.
개연성도 현실성도 없는 장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요.
인물들의 멍청함으로 이야기의 위기와 갈등을 만들어나가고,
캐릭터들은 놀라울 정도로 스테레오 타입에 딱 맞게 설정돼 있어요.
이 얘기는 쥬라기 1 개봉 당시에도 그대로 들었던 말들이군요.. ^^
당시에도 소설을 너무 쳐냈다, 인물묘사가 개판이다 영화 각본이 엉망이다 이런말 많이 나왔죠.
참 세월은 빨리 흐르네요.
아..이번 주말에 볼까 했는데 심히 마음이 흔들리네요.
물론 애초에도 대단한걸 기대하진 않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