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3 02:05
저녁을 안먹은걸 깜박해서 뒤늦게 뭘 좀 먹을까하고 방금 애 재우다 깨 일어났는데
남편방(이라고 쓰고 아들네미 방이라고 읽는다)에서 부우웅 부웅 웽~소리가 요란해요.
누가 저방 바깥에서 드론이라도 날리는 건가? 하는데 뭔가가 갑자기 스으윽 하고 날아오릅니다. 헉?! 뭐지?
처음엔 그 거대하다는 날아다니는 미쿡바퀴벌레를 드디어 목격하는 건가 싶어 등에서 소름이 오싹 끼쳤는데
살충제 찾으러 거실불을 켜보니 머리쪽에 커다란 집게...어디서 많이 본 녀석이네요?
부우웅 부웅 나름 위협적인 비행을 하며 부엌으로 날아가더니 싱크대 앞 행주에 부딫혀 바닥에 착지.
두근거리며 얼른 손으로 녀석을 잡았습니다. 오오 이 커다란 벌레가 도대체 어디서 우리집으로 들어온거지?
이런 녀석이 드나들 정도라면 이건 모기에겐 대문개방이나 다름없는데..ㅡㅜ;; 근데 아무리 찾아도 그럴만한 곳은 없어요. 죄 방충망인데
어른 검지손가락만큼 커다란 이 벌레는 도대체???이웃 꼬마가 기르다 놓친게 우리집으로 들어온건가??
무튼 손에 들어 쳐다보니 나름 멋지게 생겼네요. ㅎㅎㅎ 요모조모 뜯어보다가 부엌 방충망을 열고 바깥으로 날려보냅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어요. 카리스마 있는 밤손님. 그 이름하야 사슴벌레. ㅎ
아들네미랑 정말 한 번 키워볼까 싶네요. 그러나 이미 돼지우리인 집에 뭘 더하는건 패쓰.^^;;
푸드덕~!
2015.06.13 10:28
2015.06.13 12:26
2015.06.13 14:51
2015.06.13 22:14
2015.06.13 22:16
집에서 장수풍뎅이 3마리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써.. 흥미로운 게시물입니다. 사슴벌레라니.. 좋으셨겠어요.
2015.06.13 23:24
다른 분들 댓글을 읽고 궁금해서 장수풍뎅이 사진도 찾아봤는데... 와, 얘도 참 잘생겼네요. O.O
멋진 투구에 철갑옷을 제대로 갖춰 입은 무사 같아요. 그래서 이름이 장수(장군?)풍뎅이인가 봐요.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곤충계의 최고 미남인가요?
곤충 사진을 보며 이 시를 읊게 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2015.06.14 14:17
근처에 수풀이 있거나 정말로 옆집에서 키우는 녀석이 탈출했나봐요. 초등학생 남자애들이 많이 키우죠. 그나저나 대단하십니다. 맨손으로 집으시다니. 아마존으로 채집여행 떠나셔도 되겠네요.
2015.06.14 20:37
아니 근데 집어서 보니 정말 이뻤어요^^ 집게 바로 아래 머리를 잡으니 바둥바둥 꼼짝 못하던데요. 바퀴라면 드러워 못그러지만 사슴벌레라면 깨끗한 이미지라^^
Bigcat/ 이미 놔줬지요 진즉에.ㅎㅎ
사슴벌레라는 이름이 예뻐서 어떻게 생겼나 찾아봤는데... 헉, 이걸 손으로 잡으신 건가요? O.O
머리에 사슴뿔 같은 게가 달려서 이름이 사슴벌레인가 봐요. (가져온 이미지가 너무 커서 죄송 orz)
자꾸 보니 귀여운 것 같기도...;;;
아래 사슴벌레는 뭔가 더 멋지고 잘생긴 것 같아요. ^^ (사슴벌레가 좋아지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