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

2015.10.11 02:18

푸른나무 조회 수:3007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트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을 읽으신 분들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 안 읽었는데 일단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픽션이 필요 없는 글을 쓴다니 호기심이 생기네요. 조금 건조하고 단단한 글이 필요한 즈음인 것 같아요. 아마도 당장은 읽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첫 책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데 꽤 유명한가 보더군요. 그런데 정작 저는 대체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분들의 엉뚱함에 곧잘 끌리는데... 이번에는 이 분의 다리미질 하다가 수상소식을 알게 됐다는 점이 재미있더군요. 여성수상자로서는 14번째라던가 그러던데. 남자들이 다리미질을 잘한다는 말은 곧잘 들었지만 한번도 그런 풍경을 가정 내에서 본 적은 없어서인지. 그냥 건강하고 자연스럽고, 그러면서도 유쾌했어요. 그리고 상금으로 쓰고 싶은 책을 쓸 자유를 얻었다는 말도. 자유는 돈이 있어야 가능하죠.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에게도 돈은 소중하죠. 로또 같을까요, 그거와는 다를까요. 내가 쓴 책으로 받은 상과 상금이니까 조금 다르겠죠. 저로선 모르겠지만 듀게에도 아시는 분은 없으시겠죠.......아마..;;



그리고 JTBC 뉴스에 나온 김훈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아마도 그 기억이 남아서겠지만, 오늘 저녁으로는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김훈 작가의 레시피대로는 아니고 제 맘대로 끓여먹었으나 잠깐 어떻게 끓인다더라, 생각을 하긴 했어요. 파를 송송 썰어 넣으면서. 관심 있던 한국작가분들이 많이 돌아가셔서, 현재 인터뷰하면 제일 재미있는 분은 이 분인데요. 그게 재미있는게 그 분의 소설을 그 정도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긍정할 수도 없고 그 분의 신간이 나오면 설레여서 사는 팬은 아니거든요. 그냥 가끔 김훈의 소설이 필요한 날들도 있고 김훈의 문장이 읽고 싶어지는 날들도 있고. 그렇지만 이 분의 인터뷰는 언제나 재미있어요. 이 사람은 흥미롭다, 랄까요. 나는, 이라는 특유의 한정적인 어조로 시작한 말의 처음과 동사로 끝나는 말들. 그리고 조금 찡했습니다... 많이들 보셨겠죠.

제가 생각하기에 가끔 라면을 먹어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전 짜거나 단 음식을 싫어하고 매운 음식도 싫어하는, 심심하고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취향인데요. 라면을 먹어야 '아 내가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현실감을 조금 느끼는...그런 일상음식이라고 생각해요. 뭐 가끔은 맛있기도 하고요. 이 신간도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기억해뒀습니다. 저는 이제 읽지 않으면 책을 안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전에는 많이 사고 많이 읽거나, 많이 사고 보통 읽거나였지만 이제는 그런 욕심은 사라졌어요. 사고 싶은 책은 기억해뒀다가 읽고 싶을 때 주문하는 사람으로. 제 딴에는 가장 현실적이고 소박한 사람이 되었다는 징표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68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new 여은성 2024.04.25 66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new 상수 2024.04.25 51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new 상수 2024.04.24 57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new 라인하르트012 2024.04.24 87
126057 오펜하이머 (2023) new catgotmy 2024.04.24 54
126056 프레임드 #775 [2] new Lunagazer 2024.04.24 26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catgotmy 2024.04.24 93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6] update 로이배티 2024.04.24 216
126053 프렝키 더 용 오퍼를 받을 바르셀로나 daviddain 2024.04.24 32
126052 넷플릭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감상 [6] 영화처럼 2024.04.24 155
126051 "韓, 성인 문화에 보수적"…외신도 주목한 성인페스티벌 사태 [1] update ND 2024.04.24 230
126050 오펜하이머를 보다가 catgotmy 2024.04.24 110
126049 프레임드 #774 [4] update Lunagazer 2024.04.23 75
12604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4.23 402
126047 잡담) 특별한 날이었는데 어느 사이 흐릿해져 버린 날 김전일 2024.04.23 157
126046 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클라우드, 김태용 원더랜드 예고편 [2] 상수 2024.04.23 278
126045 혜리 kFC 광고 catgotmy 2024.04.23 233
126044 부끄러운 이야기 [2] DAIN 2024.04.23 368
126043 [티빙바낭] 뻔한데 의외로 알차고 괜찮습니다. '신체모음.zip' 잡담 [2] 로이배티 2024.04.23 290
126042 원래 안 보려다가 급속도로.. 라인하르트012 2024.04.22 2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