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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서점에 갔더니 재밌는 책이 나왔더군요.

 

<2차 대전의 마이너리그>

만화가 굽시니스트 선생이 삽화를 그렸습니다. 세 편의 만화도 수록했네요.

폴란드와 핀란드 그리고 이탈리아의 약사를 만화로 그렸는데, 무지 재밌네요^^ 한참을 웃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쌍두 독수리ㅋㅋㅋ (요즘 엘리자벳 때문에 제정 오스트리아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시커멓고 덩치 큰 검은 독수리(독일)옆에 있는 머리 둘 달린 작은 독수리 보니까 정말 웃음을 참을 수가 없군요ㅋ)

유럽 국가들을 동물로 표현해서 무슨 우화보는 재미가 납니다.

미국은 흰 머리 독수리, 영국은 사자, 프랑스는 닭, 러시아는 곰, 폴란드는 말, 핀란드는 여우, 이탈리아는 비둘기(예수님 상징인데-_-)

이런 식의 표현은 미국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의 작품 <쥐>에서 처음 봤는데, 거기선 미국인이 개( 백인은 흰 개 흑인은 검은 개 ) 영국인이 생선이었죠ㅋ

 

작가는 한종수씨. 약력을 보니 전문적인 역사학자는 아닌데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인 교양서적을 주로 내시는 분이군요.

그러니까 이 책은 서양사학자가 쓴 전문 역사서는 아니지만 2차 대전 참전국 중 그닥 부각되지 않았던 유럽의 세 나라를 중심으로 ' 다른 시각으로 본 전쟁사'입니다. 예....밀덕이 책 냈다구요...^^;;

 

뒷 표지 문구를 보니 정말 범상치가 않네요.

 

폴란드는 과연 피해만 본 약소국일까?

핀란드는 왜 동류럽 국가들처럼 공산화되지 않았을까?

추축국을 결성한 3국 중 하나였던 대국 이탈리아는 도대체 왜 웃기기만 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면, 바로 이 책을 펼쳐라!

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펼쳐졌던 소국들의 싸움과

대국이 되고 싶었던 허세왕국의 끝을 보자!

 

 

ㅋㅋㅋㅋㅋㅋ

표지만 보고도 정말 한참을 웃었습니다. 사실, 지난 세기 인류 최대의 재앙이었던 전쟁에 대해 이렇게 키들대는게 어느 정도는 맘 한 구석 가책을 느끼긴 합니다만, 이러한 것이 한편으로는 남의 나라 역사를 볼 때의 어떤 편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이입 안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과거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들 나라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제가 초딩시절 영 헷갈리기만 했던 나라들이 있네요.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핀란드와 폴란드) 그것도 러시아 바로 옆에 핀란드와 폴란드 두 나라가 떡 붙어있는거 보고 지도 보면서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아오....진짜 >.<

 

우선 폴란드

저에게는 쇼팽과 마리 퀴리의 나라입니다. 중딩때 국어 시간에 마리 퀴리의 어린 시절 일화를 배우다가, 일제 강점기 한국어 말살 정책을 연상케 하는 제정 러시아의 폴란드 교육 정책을 보면서 울컥했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리고 2차 대전 내내 이웃 독일과 러시아에게 무시무시한 학살을 당하는 폴란드 인들을 보니 한숨이 절로...( 유럽 유태인의 대부분이 폴란드에서 잡혀 죽었으니, 정말 말 다했죠...ㅠ...)

 

그리고 핀란드

스웨덴과 함께 오늘날 북유럽의 선진국이지만 이 나라도 뼈아픈 역사가 깊더군요. 우연찮게 겨울전쟁에 대한 자료들을 접하게되어 이 나라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분투한 사실들을 알게 됐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대전 중 독일의 편을 들었다는 것도.

다른건 몰라도 핀란드 군 하면 스키부대죠.

 

 

Winter war.jpg

 

 언젠가 본 전쟁 다큐에서 핀란드 군들이 스키를 탄채 어깨에 총을 매고 천천히 석양 속을 걷던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제게 스키라는 건 겨울에 즐기는 신나는 레포츠인데.....참 낮설기도 하고....저 동네 자연환경이 과연 저 정도인가....

 

 

그리고 이탈리아.....

이 나라는 정말 명불허전이죠.

제가 한참 밀리터리에 푹 빠져서 관련 게시판 여기저기를 돌아다닌적이 있었는데, 진짜 이탈리아 군은 시트콤이 따로 없었습니다. 정말 이게 뭔가 싶었더랬죠.

이탈리아 군에 대해 제가 최근 들은 일화 하나도 참... 장교나 사병이나 전선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우리식으로 하면) 5첩이나 6첩 반상이 기본이었다는 것? 진짜 대박이더군요. 야전에서 진수성찬;; 덕분에 미군들은 매복할 때 그냥 구수한 빵 냄새나 수프 냄새만 따라가면 됐었다고요....아오....ㅠ.... ( 관련 사진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안믿었을 겁니다 -_-;;)

이 책에서 지적하듯이, 문제는 당시 이탈리아는 전쟁같은 걸 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되었고, 아예 군인들 조차도 훈련이 안된 상태였었다는 거죠. 그런데 위대한 로마 제국의 후예가 이렇게 무너질리 없다는 생각 하나로 전쟁에 뛰어들었다니....정말 한심해서 말이 안나...;;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얘긴데, 미군들 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전쟁에서 이기기만 하나 했더니, 그 답 중의 하나가 미군들의 군용 커피에도 있더군요. 최근에 밝혀졌다는데, 2차 대전 중 미군에게 지급된 군용커피의 카페인이 무려 기준치 40배!랍니다.....ㅠ...세상에....이탈리아 군들은 포도주 마시고 독일군들은 맥주 마실 때 미군은 카페인 들이키면서 전선을 뛰어다녔더군요! 밤에 잠은 왔을까요? 헐;;....이 인간들도 가만 보면 정말 무서운 족속들이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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