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10.30 04:35

여은성 조회 수:773


  

  한강 다리를 건너오는데 이상한 걸 봤어요. 도로를 재포장하는 건지 뭘 하는 건진 모르겠는데 트럭 몇 대가 한강 다리에 서있는 거예요. 그래서 하루 일과의 낙인 창문 열기를못 했어요.


 좀 졸립지만 오늘 분의 헛소리를 늘어놓고 자야겠어요. 헛소리 게이지가 많이 찼거든요. 아케이드 게임을 하면서 배운 게 있죠. '지금 필살기를 쓰지 않으면 어차피 못 쓴다.'는 거예요. 다들 공감하겠죠.



  1.사람들은 으스대고 싶어해요. 그래서 으스댈 수 있는 걸 찾죠. 그게 돈이든, 뭘 좀 아는 척을 하는 거든 이타적인 행동을 남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거든 말이죠. 


 뭘 좀 아는 척 하는 걸로 으스대는 걸 보고 있으면 분노와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그게 어떤 재주든 현실과 맞닿는 지점에서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거라면 아무 가치도 없잖아요. 돈이 안 되는 것이나 그럴듯한 녀석으로 의태하는 수법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서 득을 보는 녀석들은 너무 싫어요.



 2.'썅년돼야돼'란 말은 제가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말이예요. 심지어는 남자들에게도 말이죠. 다른 사람들은 썅년이란 말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좋아하는 편이예요. 흠. 제 사전에서는 썅년이라는 건 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가능한 한 비싸게, 하다못해 제값이라도 받고 스스로를 팔 줄 아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예요. 원래 썅년이라는 건 나쁜 말이지만, 문제는 제값을 받아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썅년이라고 프레이밍하는 게 이 세상이잖아요. 세상의 보잘것없는놈들이 나를 썅년이라고 부르기 전에 미리 스스로를 썅년이라고 부르면 상처를 안 받을 수 있는 거죠. ...아니면 덜 받거나.



 3.뭘 좀 아는 척 하는 수작질이 싫은 건 이 세상에 정답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기도 해요. 수학이야 딱 떨어지는 답이 있겠죠. 한데 현세에서는 아니거든요. 아무리 봐도 모든 말은 그 말을 하는 자신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인 헛소리인 거예요.


 저는 인터넷에서 헛소리를 많이 하지만 현실에서 헛소리를 하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예요. 인터넷에서는 깨어있는 내내 헛소리를 하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깨어있는 내내 헛소리를 하니까요. 요즘 알게 된 건, 내가 헛소리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란 거예요. 내 앞에 앉아있는 녀석들이 내 헛소리를 참게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죠. 내가 무슨 헛소리를 하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참아줘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게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거라고 느껴져요.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봐도 이 세상에선 그런 거 같거든요.


 언젠가부터 느끼던 건데 술자리가 끝나고 나면 전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몰라요. 유이하게 기억나는 건 헛소리를 했다는 것과, 헛소리하는 나를 바라보며 열심히 과일을 깎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뿐이죠. 



 4.휴.



 5.참 이상하게도 말을 너무 그럴듯하게, 잘, 많이 하는 녀석들에겐 꼭 공통점이 있어요. 녀석들이 하는 말을 다 듣고 녀석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그들이 그렇게 부르짖던 멋진 규칙과 윤리는 그 녀석 자신에게는 전혀 적용되지가 않고 있는 거죠. 그런 점은 비웃음당해야 마땅한 거죠.



 6.하여간...말하자면 아무리 봐도 '말 따위'는 도저히 못믿겠다는 거예요. 사석에서의 말이란 건 그냥 그 순간을 때우거나 스스로를 포장질하기 위해 있는 거라고밖에는 안 느껴지거든요. 어떤 사람이 아무리 멋진 말을 해도 그 사람은 멋진 사람이 아닌 거예요. 어떤 사람이 멋진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을 때는 그 사람이 멋진 행동을 하는 걸 숨어서 볼 때죠. 그 두개의 차이는 아주 어마어마한 거죠.



 7.썅년돼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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