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딜레마...

2015.12.14 18:03

가라 조회 수:1954


사실 안철수 관련 글을 썼다 등록 안하고 지웠다 하고 있었는데요.

탈당까지 하였으니 한번 써봅니다.


우리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혁신위의 혁신안을 거부하고 본인의 혁신안을 들이밀때부터 예정되어 있다고 봅니다.

혁신위원장 권유하니 거부해놓고.. 그래서 모셔온 분들로 혁신위를 꾸려 안을 내미니까 그걸 거부하고 자기가 만든 혁신안을 내밀었잖아요.

그냥 문재인 대표 체제하에서는 다 싫다. 이런거 아니겠어요.


하여튼.. 최근 몇달간 문재인과 안철수 사이에서 지루한 핑퐁이 오갔는데.. 

문재인은 '나 안도와줄거면 나가라' 였고, 안철수는 '내발로 나가는 그림은 싫다. 쫒아내라' 가 본심이었다고 봅니다.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최대한 비참하게 쫒겨나야 그림이 나온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문재인에게 대선때 양보하고, 지방선거 졌다고 대표에서 밀려났고, 마지막으로 혁신안까지 거부당하면서 쫒겨나는 모습을 그려야 지지율을 높일 수 있고, 야권 분열의 책임도 피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보니 뭐 잡스처럼 자기도 쫒겨났다.. 라고 했다던데. 최대한 '쫒겨났다'를 강조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곤란한게....

자기 따라 나오는 사람이 많으면 쫒겨난 그림이 안됩니다. 자기가 그렇게 피하고 싶어하는 야권 분열의 아이콘이 되어 버리죠. 

새정치라는 브랜드가 안철수 개인의 최대 무기인데 총선 앞두고 공천때문에 사람들 우르르 데리고 나와서 천정배랑 합당하네 연합하네 하면 새정치가 아니하 그냥 '정치꾼'이 되어버리죠.

뒤에서 안철수를 이용해서 문재인과 대립각을 세워온 사람들이 다 따라 나오면 그냥 '탈당자들중 하나'까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말 억울할 상황이죠. 


안철수 따라 나오는 사람이 적으면 적은대로 문제가 됩니다.

새정연에서 안철수 따라 나오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공천과 다음 총선을 보고 나오는 겁니다. 새정치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은 아니죠.

안철수 개인 브랜드를 보고 따라 나오는 것인데, 이 사람들이 적으면 '안철수 별거 없나보네?' 하는 식의 상처를 입게 됩니다.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 적으면 결국 신인들을 데려오고 또 기존 정치인들도 데리고 오고 새정연을 제외한 야권과 연합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상처 입은 안철수에게 신인과 기존 정치인들이 따라갈까요? 잘못하면 새누리와 새정연에서 공천 밀린 떨거지들만 들어오려고 할테고 이건 최악의 상황이지요.


자기 따라 나오는 사람이 많아도 곤란, 적어도 곤란...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하지만, 이렇게 답 안나오는 상황에서 탈당을 한거 보면 그래도 안철수구나 싶네요.

자기 자신은 정치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거라는 자신감, 새정치를 국민들이 지지해줄거라는 자신감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안철수는 다음 대선이 지나고 문재인이 정계은퇴를 하거나 불출마 등을 통해 2선으로 물러나야 진정한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그때까지 잘 헤쳐나가서 야권의 무게중심중 한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29
125848 프레임드 #748 [2] new Lunagazer 2024.03.28 33
125847 의사 증원 2000명이 천공 밈화 되는 걸 보면서.. new 으랏차 2024.03.28 230
125846 이미 망한 커뮤에 쓰는 실시간 망하는중인 커뮤 이야기 [5] update bubble 2024.03.28 418
125845 몬스터버스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돌도끼 2024.03.28 81
125844 롯데 인스타에 [12] update daviddain 2024.03.28 158
125843 고질라 곱하기 콩 봤어요 [3] update 돌도끼 2024.03.28 202
125842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update 조성용 2024.03.28 297
125841 데드풀 & 울버린, 배드 보이즈:라이드 오어 다이, 더 배트맨 스핀오프 시리즈 더 펭귄 티저 상수 2024.03.27 116
125840 하이브 새 아이돌 아일릿(illit) - Magnetic MV(슈퍼 이끌림) [2] 상수 2024.03.27 153
125839 프레임드 #747 [4] update Lunagazer 2024.03.27 44
125838 [핵바낭] 다들 잊고 계신 듯 하지만 사실 이 게시판에는 포인트란 것이 존재합니다... [10] update 로이배티 2024.03.27 396
125837 예전 조국이 이 게시판에 글을 쓴 적이 있지 않습니까? [4] 머루다래 2024.03.27 639
125836 ZOOM 소통 [8] update Sonny 2024.03.27 261
125835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는 사람 catgotmy 2024.03.27 212
125834 문득 생각난 책 [1] daviddain 2024.03.27 138
125833 종교 유튜브 catgotmy 2024.03.27 106
125832 [왓챠바낭] 엉망진창 난장판 코믹 호러, '좀비오2'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3.27 150
125831 보아 신곡 -정말 없니?/그거 아세요? 귤에 붙어 있는 하얀 것은... 상수 2024.03.27 181
125830 토드 헤인즈 감독, 줄리안 무어, 나탈리 포트만의 메이 디셈버를 보고 - 나는 괜찮고, 알고 있다는 착각들(스포있음, 내용 보충) 상수 2024.03.27 200
125829 다시 한번 역대 최고의 영화 중의 한 편인 칼 드레이어의 <오데트> 초강추! ^^ (3.27, 3.30, 4.14 서울아트시네마 상영) [8] crumley 2024.03.26 20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