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불가능해보인다. 나와 남성들과의 거리를 좁히기란.

퇴근후에 40분씩 집앞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있는데 

원장이 김대중처럼 생겼고 김대중처럼 말하고 김대중처럼 절름절름 걷는다.

늙은 의사인데 무례하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게 마치 욕쟁이 할머니 가게에서 욕을 처먹으며 음식을 먹는것처럼 맛깔스러운 면이 있다.

2주간의 물리치료를 받으라는 처방을 받았는데 

1주일간 바쁜 나의 일상사로 병원가기를 버티다가 결국 가게 되었다.


김대중을 닮은 의사는 혀짧은 소리로 왜 그동안 못나왔냐고 물었고 나는 바빠서 그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원장이 "그건 당신 사정이구요!!" 하면서 호통을 친다

내가 그병원을 몇 번가보았는데 그때마다 호통을 듣는데 밉상이지 않고 재미난 개그프로보는 기분이다.

(약간 다르긴 한데 박명수 호통개그?) 

그래서 발목이 삐거나 이번처럼 팔목, 혹은 앞으로 넘어져서 가슴을 다쳤을 때도 그 병원을 꼭 이용한다

물론 가깝다는 이유가 크지만 말이다.


근데 나를 건드린 건 그 늙은 원장이 아니다. 물리치료실에 가서 만나는 물리치료사(실장쯤 된 거 같다) 탓이다.

처음에는 아무감정이 없었다. 그는 50대정도의 남성이고 약간 신맛나는 말린 매실 장아찌같이 생긴 사람인데

목소리에서 두꺼운 나무껍질 소리가 난다

이사람도 약간 혀가 짧은데 (이 병원남자들은 도대체 왜 다 혀가 짧은 지)

갈 때마다 매번 바뀌는 여자 (견습?보조?) 물리치료사와 떠들어대고 있다


물리치료 받으며 잠을 청할려는 나의 소망은 물거품이 되고

나는 그들의 여자 연예인 이야기, 그가 레즈비언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주변 여자물리치료사

(여자환자가 오면 커튼을 치고 들어간뒤 발이 안보인다는 둥 침대에 걸터앉아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이야기 등 대부분 여자들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잠깐 듣는 나도 시달리는 데 하루종일 붙어있는 20대초반 여자물리치료사들은 얼마나 시달릴까.)


그는 거의 유명세를 타는 걸그룹에서부터 무명에 가까운 걸그룹을 꿰뚫고 있으며 

매번 알수도 없는 최신 걸그룹의 음악을 틀어대고 있다


그는 미혼일까. 그가 내 팔에 압착기(?)를 압착하거나 핫팩을 붙일 때마다 심장이 멈춰버릴 것 같다

나의 성감대는 팔이 아닐까.싶을 만큼

형편없는 남자라고 사료되는 남자들에게 관심을 주는 것은 나의 고질병이다.

그가 눈치를 챘는지 압착기의 강도를 최고로 높여 나는 3번이나 강도를 줄여달라고 말해야 했다.

나는 언제까지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물었고 그는 통증이 나을 때까지라고 말했다


나는 내일부터 물리치료를 안받을 것이다.(5번을 받았는데도 별 차도가 없다.)

이 더러워진 기분으로 마음을 추스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욱이 붉은딱지 플루트(동화습작) 의 깊은 슬픔의 세계속으로 진입은 불가능해보인다 .

동화 한줄 쓸 수없어 일기나 쓰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



남자들은 내가 싫거나 나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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