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예전에 저희 옆팀에 성격 지랄같은 과장이 있다고 썼던 적이 있어요.

M 과장은 다행히(?) 저랑 일로 엮이는 경우는 매우 적고, 저보다 후배라서 같은 과장이지만 그 성격의 대상이 될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저희팀 후배 L대리는 M 과장이랑 일적으로 자주 엮입니다. 


1. 

역시 예전에 심사원들 이야기를 쓴적이 있어요. 

저희 회사는 시스템 인증을 4건 받고 있고, 제품 인증은 KS 를 비롯해 나라마다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 각 나라들이 무역장벽의 일환으로 자기네 나라 인증을 받지 않으면 제품을 못 파는 경우가 많아졌고, 예전 같으면 KS나 일본(JIS) 인증 받았으면 OK 해주던 아시아쪽 국가들이 다 자기 나라 인증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모 국가의 제품 인증의 갱신을 받는 심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나라 인증을 처음 받을때 담당자가 M 과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후임 담당자가 L 대리였던 것이었습니다.

L 대리는 당연히 M 과장을 찾아가서 기존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L 대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그 나라의 인증을 대행하는 국내 업체에서 보낸 갱신안내서 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M 과장이 싫다고 했답니다.  '난 이거 최초 인증 받을때 몇주를 야근하고 밤샘해서 받았는데, 그걸 날로 달라고? 싫다. 너도 고생해봐라..'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물어보니 '내가 어제 안 준다고 했지? 내 말이 말같지도 않냐? 난 너 싫어. 너도 쌩고생해봐..' 라고 하고 가버리더랍니다.


음.. 아무리 성격이 지랄 같다고 해도 '사적으로 너 싫어. 그러니까 인수인계 안해!' 라고 하는건.. 일하라고 회사에서 돈 받는 입장에서 대놓고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죠.


하여튼 L 대리는 그렇게 자료는 하나도 못 받고, 업체에서 보내준 갱신안내서보고 맨땅에 헤딩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상황을 저도, 팀장도 몰랐습니다.

그런다고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거나 혼자 끙끙 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 저는 준비 잘 되고 있나보다.. 하고 신경 안썼죠. 제 일이 아니니까.

언제나 그렇듯 가장 늦게 출근하고, 칼퇴근하고 하니 일이 많냐고 물어볼 일도 없었고요.


그렇게 2주가 지나고 나서, 심사를 1주일 남겨놓고 사전 점검 회의를 하는데 심사원에게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가 많이 부실하고 군데군데 아직 공란이더라고요. 팀장이 이상해서 물어보니 그때서야 사정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팀장이 옆팀장에게 가서 '자료를 내놓아라..' 라고 해서 자료를 받아다가 왔고 그때부터 전 팀원이 그 업무에 메달려 야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때 많은 지적과 부적합을 받았고요.. 다행히 인증 취소 당할정도는 아니어서 다음달까지 부적합 개선 조치만 하면 어떻게 갱신 될 것 같지만요. 만약 취소나 갱신 보류 나왔으면 전사적으로 이슈될뻔...


2.

다음달에 또! 이번에는 JIS 심사가 있는데 이번에도 L대리와 M과장이 엮입니다. 휴...

아 놔.. 차라리 업무 담당을 바꿀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제가 일어는 까막눈이거든요. 

L대리에게 JIS 영문판을 물어보니 자기가 일어를 할줄 알아서 영문판은 따로 안산다고.. (야..)

(내년에는 꼭 영문판 구입 예산을 신청해야지.. )


그래서 팀장은 저한테 '미리 미리 좀 점검하고 챙겨줘...' 라는 늬앙스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이 팀와서 제 업무 시작한지 1년 되어서 이제야 내 업무에 익숙해지나 싶은데..

이 업무 경력이 저보다 긴 L 대리까지 챙겨주기에는 제가 여력이 부족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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