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럭키 Logan Lucky (2017)

2018.03.14 23:55

DJUNA 조회 수:5417


로건 집안은 운이 없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적어도 지미와 클라이드 형제는요. 지미는 장래가 유망한 미식축구선수였지만 부상당해 꿈을 포기하고 광산 노동자로 일하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해고당했습니다. 클라이드는 두 차례 이라크전에 참전했고 사고로 한쪽 손을 잃었습니다. 이들에겐 멜리라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영화에서 본 것만 보면 두 형제의 불운은 물려받지 않은 거 같더군요.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이들이 재수없다고 생각하고 '로건 징크스'란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두 사람이 강도질을 계획합니다. 목표는 레이싱 경기장을 터는 것이죠, 경기장은 매립지에 지어져서 싱크홀을 방지하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해고당하기 전에 지미가 일했던 곳이 바로 여기란 말입니다. 경기장에 모이는 돈이 어떻게 금고로 옮겨지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거죠. 지미는 이 일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하는데,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상당히 좋은 계획입니다. 그렇게까지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니니, 정말 오랜 세월을 들여 검토하고 계산했겠죠. 물론 계획이 좋은 게 다가 아닙니다. 언제든 계획을 짤 때는 염두에 두지 못했던 변수가 생길 수 있고 분명 어딘가에 빈틈이 있을 테니까요. 로건은 이 역시 계산에 넣고 있지만 과연 이게 먹힐까요?

[로건 럭키]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은퇴'에서 돌아와 만든 영화입니다. 다들 그 '은퇴'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으니 특별히 놀랍지도 않지요. 도입부의 설정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미국 남부, 그러니까 노스 캐롤라이나의 노동자 계급 백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오션스 일레븐]입니다. 심지어 영화 내에도 이를 직접 언급하는 농담이 나와요. [오션스 세븐일레븐]이라고요. 이 별명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들은 좀 다운그레이드된 버전입니다. 오션스 패거리가 절대로 저지를 리 없는 온갖 바보짓들이 튀어나오죠.

[오션스 일레븐]이 그랬던 것처럼 [로건 럭키]도 급할 게 없는 영화입니다. 스릴러지만 페이스가 아주 빠르다고 할 수는 없어요. 캐릭터 묘사나 배경 묘사가 필요하다면 멈추어서서 꼼꼼하게 할 일을 다 하고 떠납니다. 사실 속도 조절을 그렇게 급하게 할 필요도 없어요. 장르만 따지면 스릴러지만 코미디의 성격이 더 강하니까요. 이 영화에서 엄청난 반전이나 폭력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앉아 쟁쟁한 배우들이 연기하는 컬러풀한 캐릭터들을 감상하며 이들의 계획이 어떻게 풀려가는지 구경하면 되지요. 결코 신선하거나 야심차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장르의 기본기는 확실하게 갖추고 있는 영화입니다. (18/03/14)

★★★

기타등등
이 영화의 각본가는 레베카 블런트란 사람인데, 검색해보니 소더버그의 아내 줄스 애스너의 필명이라고요.


감독: Steven Soderbergh, 배우: Channing Tatum, Adam Driver, Seth MacFarlane, Riley Keough, Katie Holmes, Katherine Waterston, Dwight Yoakam, Sebastian Stan, Hilary Swank, Daniel Craig

IMDb http://www.imdb.com/title/tt543979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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