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0 11:42
1.오늘은 고터메리어트가 재개장한다는 날이예요. 누군가는 이러겠죠. '재개장하는 날이 아니라 '재개장한다는' 날이라니? 왜 헷갈리게 말하지?'라고요. 왜냐면 오늘(20일)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영업을 재개하는 날이라는 걸 오래 전에 들어서 말이죠. 어쩌면 그동안에 일정이 미뤄져서 오늘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은 깜짝 상자 같은 거여야 재밌으니까 아무 정보 없이 가보려고요. 지금 운동하는 곳이 마음에 좀 안들게 되어서 피트니스도 옮겨야 하니 한번은 가봐야 해요. 메리어트가 아직 리모델링 중이면 신세계나 빙빙 돌다가 오면 되겠죠.
2.흠...좋지 않아요! 사람들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의도적 오독을 하거나, 상대를 상당 부분 편향적으로 묘사해서 디버프를 먹인 후에 의견을 개진하죠. 하긴 누군가를 공격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그거죠. 의뭉스럽게, 짐짓 모르는 체 하면서 의도적 오독에 의거한 공격을 가하는 거요.
전에 듀게에 분명히 썼잖아요? 내가 식사값을 내거나 커피값을 낼 때 사람들이 고맙다고 말하면 화가 난다고요. 왜냐면 그럴 때 쓰는 돈은 몽땅 나를 위해 쓰는 거거든요. 남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날 위해 돈을 쓴건데 거기다 대고 두번 세번씩 고맙다고 말하면 화가 나는 거예요. 왜냐면 그건 옳은 소리가 아니라 헛소리 하는 거니까요. 여러분도 헛소리를 한번은 참아줘도 두번 세번씩 들으면 짜증나잖아요?
3.어쨌든 그래요. 베네핏을 제공하는 것과, 서로가 가진 것을 교환하는 건 완전히 다른 거거든요.
사람을 만나서 밥값을 치르거나 술값을 치르는 거...그건 '사주는'게 아니거든요. 전에 썼듯이 시간도 자원이예요. 나를 만나러 나와주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지불하면서 나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준다라는 표현은 무리죠.
물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가 나를 불러낼 때는 나도 돈을 안쓰거든요. 왜냐면 누군가 나를 불러내서 나갈 때는 내가 내 시간을 지불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셈을 치른 거니까요. 듀게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들이 나를 불러낼 때는 반드시 그들이 밥값을 치르죠. 왜냐면 나는 시간을 지불했으니까요. 나를 불러낸 사람들은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하는 거고요. 그런데 '그게 네 친절이냐?'라고 의도적 오독에 의거한 비아냥을 하는 건...건전하지 못해요!
쳇...그리고 그 말도 그래요. '여자들은 욕망의 대상'이란 말은 여자들이 대상이기만 한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자신이 욕망의 주체인 동시에 욕망의 대상이라면, 연애 작전을 좀더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란 걸 누구나 알잖아요? 거기다 대고 '여자들이 욕망이 대상이라고 하다니! 전근대적이야!'라고 비아냥대는 건 의도적 오독이죠.
4.휴.
5.내가 말하는 친절이란 건 ATM에서 현금을 꺼내서 상대에게 쥐어 주는 거예요. 누군가는 '그럼 조언이나 마음 씀씀이 같은 건?'이라고 묻겠죠. 그런데 그건 소름끼치도록 자기애적인 거거든요. 다른 사람의 사정을, 따듯한 말을 좀 해주거나 다가가서 안아 주는 걸로 해결해 줄 순 없어요.
내가 보기에 그런 사람들은 이런 거예요.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다가가서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 걸로 상대를 도왔다고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이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소꿉놀이를 할 여유가 없거든요. 그들에겐 당장 솔루션이 필요하단 말이예요. 물론 돈을 '모든 것과'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러나 가장 다양한 것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가치를 꼽으라면 결국 돈이거든요.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도움은 현금뿐이예요.
상대에게 도움을 줄 땐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해요. 지금 내가 상대를 도우려는 건지, 아니면 나 자신을 도우려는 건지. 상대를 돕는답시고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중인 건 아닌지. 솔루션을 주고 있는 건지 아니면 소꿉장난을 치고 있는 건지.
6.뭐...물론 나도 꼰대니까, 상대에게 같잖은 조언을 하곤 해요. 어제는 누군가에게 생일파티에 못 가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자신은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고 싶지 않다고요. 답장에 무슨 말을 써야 하나 생각하다가 줄이고 줄여서 몇마디를 썼어요. 전에 내가 쓴 '찰흙이 말랑말랑한 시기와 찰흙이 굳는 시기'이론을 떠올려서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XX님은 젊지도 않고 아예 어린 나이니 어디 가서 실수해도 금방금방 회복탄력이 적용됩니다. 나이가 들면 결국 필연적으로 사람들 틈에 들어가야할 일이 생기고 그때 잘못 부딪히면 회복되는 게 아니라 깨져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젊은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일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겪어보지 않은 채로 30살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좁고 깊은 우물을 파든 넓고 비교적 얕은 우물을 파든...자신의 우물을 만들어내야만 하니까요.'
나는 그랬거든요. 20대 초반의 나는 무언가...엄청난 언터처블적 힘을 손에 넣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살 수 있을거라고 여겼어요. 그러나 언터처블이라고 할 만한 존재도 되지 못했고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것도 피할 수가 없었죠. 그리고 언터처블이 되는 것과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는 건 전혀 무관계한, 별개의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언터처블이 되면 그야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겠죠. 그런데 정말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는 걸 선택하며' 살고 싶을까요?
7.잠깐...생각해 보니까 최악의 경우의 수가 있네요. 메리어트 리모델링이 아직 안 끝났고, 덤으로 오늘(월요일)이 신세계 휴점일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면 고속터미널에 간 소득이 아무것도 없는 거거든요. 걱정되네요.
하지만 위에 쓴 것처럼 인생은 깜짝 상자여야 재밌으니까 메리어트 리모델링이 끝났는지, 신세계가 영업을 하는지 검색은 안해보고 갈 거예요.
2018.08.20 11:54
2018.08.20 12:20
2018.08.20 12:58
5의 가정에 따르면, 6은 소름끼치도록 자기애 충만한 조언인가요?
2018.08.20 13:01
2018.08.20 13:16
2018.08.20 13:45
얼마전부터 낌새가 보인다고 느꼈었는데,,,,,팬들이 부척 늘었네요..
2018.08.20 13:52
타인과의 오독이 절대적이지 않으면 서로를 슬퍼해 어찌 살겠습니까.
2018.08.20 13:58
2018.08.20 13:59
멍청한 소리를 이렇게 용감하게 주절거리는것도 재주는 재주에요.
일단, 사람들이 누군가가 함께 먹은 식사와 커피의 계산을 할때 그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그런다는걸 모르면서 댕큐~라고 하는게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님같은 머저리나 하는거죠. 그 댕큐 역시 님이 자기만족을 위해 계산을 한것처럼 그냥 자기 만족입니다. 님한테 고마워서 굽신거리는게 아니라 자신의 예의바름, 사회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의식행위로 말이죠.
그리고, 여성이고 남성이고 나발이고간에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사고하는거 자체가 위험하고 멍청하고 저급한 썩어빠진 사고방식이에요. 그걸 지적하는겁니다. 욕망의 대상이자 주체라는 행간을 읽어라고 나불거리기 전에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사고하는 것도 모잘라 그걸 대놓고 입 밖에 떠벌거리는 자신의 저렴함을 반성을 하는게 우선이죠. 물론 이 세상에는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수단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의 짓거리로 벌어진 결과들이 넘처납니다. 하지만 그런 사고를 떠벌리고 행동하는것을 제약하고 억제하는 도덕과 법이 있고 그것은 인간공동체의 현대적 수준의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위악의 재롱짓도 선을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습니다. 그걸 예술이니 뭐니 포장으로 얼렁뚱땅 헛짓거리 하는게 무슨 예술 비스무리하게 하는 것들 양아치들의 습성인데 아주 추해요.
2018.08.20 14:07
2018.08.20 14:10
2018.08.20 14:13
타인의 오독이 아니라 자신의 오판이겠죠. 세상과 사람에 대한 오판이란거에요.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는 빻는 소리를 내뱉고 나서는 오독 오독 뭐 씹는 소리나하는건 사람들이 자신의 진심? 진의?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칭얼거리는 애같은 행동일 뿐입니다.
오독 오독 거리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빻은 소리를 했는지 되돌아보세요. 그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의 발화를 오독하고 있었다는걸 알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걸 알아채는 것도 어느정도 수준이 되야 가능하다는게 함정
2018.08.20 15:07
사회규범상, 다시 말해 예의상 '고맙다'고 하는 것이지 님처럼 생각하고 하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더군다나, 님이 '본인'을 위해 쓴 돈이든, 상대를 위해 쓴 돈이든 왜 자기가 의도한 바와 다르다고 화가 났다고 표현하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만약 제가 이해하는 '화'가 맞다면, 님은 상당히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인 분 같아요. 혹은, 자기표현이 아주 서툰 분이거나.
근데 밑의 5나 6을 보니까... 확실히 제가 방금 적은 조건이 모두 적용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학교나 회사 같은 단체생활에 대한 경험치가 떨어지는 분들 중 간혹 자기애의 성에 갇혀 공감능력이 철저하게 떨어지는 분이 있는데 바로 님이 그런 전형이 아닐까 해요. 사실 본문을 읽고 답답하고 불쾌했습니다. 저는 그냥 그렇게 느꼈다고요.
2018.08.20 15:42
아니 전 이해가 되는데... 호텔 공짜밥 공짜술을 먹기 위해 안유미님의 독특한 개성을 견디며 고맙다는 말을 세 번씩이나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없어보이고 짜증나겠어요. 빈대와 호구는 원래 잘 어울리는 한쌍이죠.
2018.08.20 16:28
누군가는 빈대가 되었고, 누군가는 호구가 되었네요,,,
호구는 그렇다치고(감당할수 있을것 같으니...), 빈대가 된 어떤 분들은 왠 욕 한 사발인가요?
2018.08.20 16:39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지불하고 그 대가로 공짜술과 밥을 받는 거래(이건 제 판단이 아니라 본문)라면 빈대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즐겁자고 사람 만나는데 시간을 지불한다는게 뭔지 모르겠고.. 그 전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얻어먹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고요.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2018.08.20 16:59
네에,,,흠...
somebody가 빈대가 된것은 (호구)안유미님 때문이군요...?
2018.08.20 17:57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2&document_srl=13465695
한데 문제는, 이번이 이번 시즌의 마지막 생일파티라서 그동안 안 온 사람들을 한명한명 부르다 보니 '양아치 아닌 사람들은 다 불러버린'컨셉의 생일파티가 되어버렸어요. 사실 내 생일에 열심히 와주는 녀석들은 거의 다 양아치거든요. 그들을 나쁘게 말하려고 이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그들이 양아치인 게 사실이라서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
전 안유미님을 모르고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전 그냥 안유미님 글의 맥락을 읽고 쓰는 거예요. 글에 드러나지 않은 사정을 제가 모르고 오판했을 수도 있지요.
2018.08.20 16:37
2018.08.20 18:09
이건 논점이탈도 아니고 애들한테 찌질하게 굴다 처 맞고 징징짜며 엄마한테 달려가는 꼴같군요
오프라인에서 만난 듀게사람들아~ 나좀 도와 달라는건가? 참 수준도 -_-;;
오프라인에서 있었던 일이고 그 오프라인 만남에 함께했던 사람들만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코드가 있는 글을 온라인게시판에 올려서 오독을 자초했다면(만에 하나 님 주장대로 오독이 맞다면) 그건 오프라인의 일을 온라인으로 옮길적에 경계해야할 부분에 게을렀던 본인탓입니다. 그런 경계를 게을리하면서 오독 오독소리 하는 집단이 형성되면 그게 바로 '친목질'이 되는거구요.
그리고 이 양반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것이 얼마나 빻은 썩어빠진 사고방식인지 정말 몰랐나 보군요;
2018.08.20 16:41
2018.08.20 16:59
2018.08.20 17:09
사실 본질에 가깝다고 해도, '나 좋자고 산다'는 그 말이 사람의 신경을 건드리는 이유는 분명 존재해요. 저 말을 발화하는 지점 부터 상대와 나는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유희를 위한 객체에 가깝게 되어버리니까요. 고작 비싼 밥 한끼를 얻어먹고자 자신을 도구화 시키는 걸 용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물론 은밀한 생님의 멘트가 상대방이 혹여 부담을 느낄까봐 배려한 것이란 건 알지만, 그리 좋은 화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를 위해 대가 없이 밥 한끼 사는 일이 그렇게 어렵거나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요. 이에 대해 고맙다는 의사 표시는 당연히 해야 할 예의 중 하나고, 그 고맙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아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봐요.
2018.08.20 17:10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죠, 누구나 생각이 같지는 않으니까요..
저는, 표현이 과하다고 생각하고 비판한다면 당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실제 비판의 기저에는 안유미님이 한남이기 때문이죠.....<--- 전 이렇게 생각해요.
2018.08.20 17:08
휴.
2018.08.20 23:51
오랜만에 듀게다운 댓글이 달려서 좋네요.
그닥 즐겁지 않은 저녁 모임에 다녀온 후에 집에서 잔소리까지 들어서 기분이 가라앉았었는데.
2018.08.21 00:15
2018.08.21 11:11
2018.08.22 15:15
잘 읽고 갑니다. 귀중한 시간과 깜짝상자의 즐거움 대비가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