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0 17:49
어디서 그런 언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인슈타인은 '미래엔 현재 종교들 중 불교만 남게 될 것이다'라고 했대요.
아마 세상을 폐쇄적으로 바라보는 타종교들에 비해, 유연하고 개인적 성찰을 강조하는 불교의 특성 때문일까요?
많은 미래 예측관련 글들을 읽어보면 우리만큼 지성이 발달된 외계 문명이 발견된다면, 현재 우리세계의 종교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곤 하더군요.
문명이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예수나 마호메트, 석가모니를 알리 없으니까...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것 같아요.
인간의 역사와 종교의 역사는 거의 일치하는데, 과학이 발달하고, 종교관이 제시한 현상들과 세상이 판이하게 달랐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전통적인 종교들이 굳건히 살아있는걸 보면
지금부터 수백년 뒤에도, 외계인이 발견된 이후에도 종교는 남아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우는 있겠죠.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외계문명과 조우했는데, 그들이 얘기하길 "너희가 믿는 신은 허상이다. 세상의 만물은 이런 이치로 존재한다. 혹은 우리가 믿어야 할 신은 oo이다"라고 했을때, 대다수의 지구인들은 자신의 종교를 저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외계인에게는 종교라는 개념이 없거나, 그들이 추앙하는 만물의 근원도 모호한 것이라면 그게 우리가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신, 하나님, 하느님의 존재와 얼마나 유사성을 가지는지가 논란이 될테고, 연구대상이 되겠지요.
지금은 워낙 세 종교의 사회장악력이 강력해서 맥을 못추고 있지만, 신생종교들의 부흥도 생각해볼만할 것 같아요. 현재엔 왠만해서는 이단취급이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획기적으로 전환될 발견이나 사건이 없어서 도드라지지 않고 있지만, 다른 세계나 문명과의 조우나 과학적인 진보가 더 진행된다면 정말 우주세계나 기계적 존재를 추앙하는 그런 종교가 득세할 수는 있겠죠.
어떤 책을 보면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의 유전자 자체에 종교와 관련된 유전자,일명 신 유전자가 존재하는게 아닐까 하는 추론을 한다고 해요. 종교의 발현은 원시시대부터 있었는데, 생존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사람들을 응집하게 만들고, 신념을 만드는 종교의 존재는 분명 인류의 생존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그런 특성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이죠.
뇌의 어떤 부위는 사람들에게 종교적 체험, 황홀감과 신성함을 만드는다고 하는데, 왼쪽 측두엽을 자극시키면 사람들은 종교적 체험을 한 것 같다는 의견을 표출했다고 합니다. 이 부위는 우리가 사후세계를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현상, 부양한 상태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것 같은 터널을 지나는 일련의 경험들을 만든대요.
몇 천년동안 견고하게 성을 쌓은 기존의 종교들이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거에요.다만 은근히 종교들은 세상의 변화에 부합해가며 성전의 해석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데, 미래에 이들의 사고관과 외계인, 기계 인공지능등이 결합되면 어떤 종교적 해석들이 나올지는 궁금하네요.
2018.08.20 18:09
2018.08.20 18:13
뭐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존재에게 우리 과학의 지식이나 경험이 무너진다 한들, 그걸 신주모시듯 쥐고 반발하거나, 슬퍼할 사람은 없겠죠..오히려 환호하면 모를까..
2018.08.20 18:47
2018.08.20 18:16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을 줄수 없기 때문에 종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신 기복신앙적 요소는 과학이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건강, 노화, 영생 등) 과학이 새로운 종교로 부상합니다.
외계 문명과의 조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2018.08.20 18:23
단순히 근원적 대답을 찾는다면 (그건 관점에 따라) 오히려 해답을 찾기 쉬운 문제일수도 있을것 같아요.다만 종교적 영역은 단순히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를 묻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요구들(기복신앙의 맥락에서 뭔가를 바라는 일 따위) 또한 과학의 발달과 상관없이 충족되지 못할 것들일것 같고...
현재 시점에선 외계 문명과의 조우가 불가능한것이긴 하지만,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고려해볼만도 하겠죠.
2018.08.20 18:34
근원적 해답을 어떻게 찾아요?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인류가 멸종하기 전에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빅프리즈 이후에 이 우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면 그건 무지하거나 오만한거죠.
존재에 대한 해답은 종교가 기능하는 중요한 한 부분인거고(이건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언급이고, 물론 종교의 모든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이것은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이 부분만으로도 종교는 멸종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는 얘기입니다.
2018.08.20 18:45
우주의 변화 속에서 생명체라는게 어떻게 탄생했는지, 우리를 구성하는 최소 물질이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존재하는지 따위는 이미 지금 과학으로도 설명이 가능하죠. 나아가 우주의 탄생에 대한 과정들 또한 차후 과학수준에서 납득할만한 추론에 도달할수 있을 문제라고 보입니다. 통제 가능한 진공관에서 소우주를 탄생시키고 변화를 관찰하는 일련의 미래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분석해볼수 있겠죠. 다만 이건 제가 생각할때 종교적 영역의 문제는 아닌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밝혀진다 한들 그게 종교의 근원을 흔들것 같진 않아요. 종교는 어차피 모든 현상 태초에 존재하는 절대적인 대상에 대한 믿음인거잖아요. 이미 과학적인 추론중에는 이 우주라는 것 자체가 단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는데, 우리가 속한 우주의 탄생이 대수일까요.종교적 믿음에 있어서..
2018.08.20 20:43
2018.08.20 18:18
아인슈타인의 그런 언급은 명백히 오리엔탈리즘 같군요.
인류 역사상 종교가 없었던 적이 있나요? 종교는 결국 인류가 역사적 맥락에서 필요에 의해 소환해낸 문화인 걸요. 형태적으로 변하더라도 뭔가는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서구의 문제의식이나 논쟁 자체가 기독교 문화에 젖은 서구인들의 오만이에요. 과학과 종교가 굳이 대립한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ㅋㅋ
2018.08.20 18:27
저도 계속 존재는 할 것 같아요. 다만 어떤 형태로 존재할지는 궁금해요. 다만 과학의 발달이나 사회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기존 종교의 사고관과 해석이 계속 변화를 겪는걸 보면, 그게 꼭 대립적으로 바라봐서라기보다 영향을 받는거겠죠. (존재한다면) 신은 만능할지 모르지만 그걸 믿는 인간은 그렇지 못하니..
2018.08.20 18:54
2018.08.20 19:04
"외계문명과 조우했는데, 그들이 얘기하길......(중략, 그걸 듣고) 대다수의 지구인들은 자신의 종교를 저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종교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군요 -_-;
과학에 초발달한 먼 미래의 종교를 전망하려면 과거와 현재의 종교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시는게 필요할듯 합니다.
종교는 과학이 더 발달한 외계인이 어떻게 보여주고 설득을 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게 아닙니다. 왜냐면 애초에 이성이나 논리적 산물이 아니거든요; 그런 설명이나 설득으로 바뀌기보다는 그 외계인을 대상으로한 종교가 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을것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산업화된 국가에서 점차 종교의 세가 줄어드는 이유는 종교를 필요로하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종교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들이 더 이상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때문이고 그 사람들의 생활의 구체적 고민에 조응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만일 먼미래의 사람들에게도 종교가 필요하고 존속한다면 그 미래의 사람들이 이성과 논리에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채워주는 빈틈이겠죠.
현재의 종교들이중 몇몇은 지난 수천년간 그래왔듯이 또 포장을 바꾸고 교리를 다듬어 살아남을지도 모르겠구요.
2018.08.20 19:06
아. 그 얘긴 기존의 지구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종교관을 저버린다는 얘기입니다.종교관에 여백이 적고 폐쇄적인 종교일수록 더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겠죠.
2018.08.20 19:25
2018.08.20 23:26
2018.08.20 23:52
2018.08.21 00:13
소우주에 관한 이야기들은 현재 실현가능한 건 아니지만, 가능성에서 도킨스 뿐만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이 예를 들곤하죠.
지구에만 생명체 탄생이 필요한 물리적 조건이 존재하는건 아니에요. 망원경으로 관찰할수 있는 우리 은하 범위내에서만 우리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라 여겨지는 별이 1만개가 넘는다고 추론되고 있거든요. (게다가 우주에는 하나의 은하만 존재하는게 아니죠)다만 환경이 비슷하다고 생명체가 존재하고, 지적 문명을 세울수 있는건 아니니 수치는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우리 지구와 같은 환경에서만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냐는 것도 지금은 명확하진 않고요.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 내에서 똑같은 빅뱅이 반복된 후에 지구가 존재한다면 다시 똑같은 지성체가 발현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많은 의문을 품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틀려질 수 있겠죠.
어쩄든 과학의 발달로 발견된 거시적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하는건 지구와 우리의 존재라는게 공간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것 같지는 않다.인간 중심의 기존 사고관을 품기엔 세계가 너무 넒다는 결론이죠. 그 맥락안에서 외계인의 존재도 추론되고, 다른 세계에 대한 의문도 품는거고. 이런건 결국 우리의 천채물리학이 더 정확하고 먼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더 많은것을 깨우칠 수 있을겁니다.
"지구내 생명체들 중"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현재 알려진) 특별한 능력들은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입장에서 지금도 논리적인 추론은 가능합니다. 다만 종교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들은 과학의 영역과 조금 다른 관점은 가지고 있죠.(양심이라는건 너무 상대적이고 모호한 개념인데 그건 인류의 삶에서 필요한 조건일 확률이 클 것 같습니다.어쨌든 다른 동물들은 갖추지 못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은 있죠.대부분 두뇌의 발달정도와 구조에 연관되어 보이지만.)
2018.08.21 00:33
2018.08.21 01:12
과학이 일개 추론이라 폄하하는 시선이라면 애초 종교는 믿어서는 안되죠.그런시점으로는 어떤 추론할 근거도 없는 건데요.
과학을 우리가 믿는건, 그건 현상을 확인 가능하고, 같은 방정식이나 맵을 통해 같은 현상을 다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과학을 예로 뇌의 특정부위를 조절하거나, 제한하는 시험을 통해 그 부위의 작용을 제어할 수 있고 그걸통해 그 역할을 구분짓게 됩니다.
그건 인간 뿐만 아니라 같은 형태를 지닌 모든 지구상 생물에게 적용가능하기도 합니다. 과학적 가설또한 근거를 통해 도출하고 예상합니다.
뇌의 안와전두피질은 거짓된 정보에 대한 이질감을 만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건 자기 스스로가 만든 거짓말을 포함합니다. 판단과 감정을 만들어내는 뇌의 부위는 전두엽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이곳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남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과격한 행위를 하는데 서슴없고 물론 죄책감도 느끼지 않습니다.편도체는 감정의 두려움을 관장하는 곳이라고 하죠.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시상하부같은 부위도 있습니다.사회적 감각을 관장하는 뇌도라는 부위도 있습니다.
뇌의 각 부위는 단독적으로 작용하는게 아니라 각 부위를 순환하며 어떤 상황에 복합적인 감정을 만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여기엔 시냅스에 작용하는 각 분비물들도 성격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 성격에 문제가 있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뇌를 스캔하면 일반인과 다른 점이 발견됩니다.부위의 연결고리들에 문제가 있거나 특정부분이 수축되어 있는 경우죠. 뇌의 일부를 다치면 성격이나 행동의 변화를 겪는데, 다 연결성이 존재하고 이를통해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합니다.그렇기 때문에 의학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는거고요 .
더 미시적인 영역 연결고리들의 역할이 풀리고, 나노 치료가 가능하다면 뇌의 더 다양한 부위들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질겁니다.
다른 동물들의 뇌와 우리의 뇌를 비교하면 각 부위별로 발달정도가 다릅니다. 그건 mri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거기에 따라 의식의 변화도 생기죠. 차후 인공뇌를 만들 수 있다면 이런 로드맵을 통해서 진행될 겁니다.원숭이에게 우리와 같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가. 하는 점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각처럼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합니다.단순히 뇌만 개조해서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행동거지로 발달된 점에는 현재를 넘어선 시간개념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크고, 특히 미래 관련 상황들에 대한 대비들이 유난히 두드러지게 진화했고 그 뇌의 형태가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인류의 문화나 사회적 활동들은 여기서 기인할 확률이 클겁니다.
양심은 능력이 아니라는 님의 의견을 받아, 그럼 님의 양심에 대한 정의를 알고 싶군요. 양심이 뭐라고 보시나요? 인간만이 가진 양심이란 도대체 뭘까요? 납득가능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런식으로 논의가 진행되는건 종교vs과학으로 흐르는것 같아 불필요해보이는군요.종교적 믿음이 뇌의 작용일수는 있지만 사회적으로나 의미적으로는 다른 영역이라고 봅니다.특히 종교적 관점에서 해석하자면 애초 뇌의 그런 작용조차 신의 섭리라고 해석할수도 있겠지요.)
2018.08.21 01:57
2018.08.21 05:18
그건 본인 스스로 양심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있는가. 되물어보시고 자문자답해보시면, 남의 양심또한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도 자연스레 알수 있는 문제 같네요.본인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그건 과학의 문제도, 종교의 문제도 아닌것 같군요.will님의 응어리에 있는 문제죠)
2018.08.21 00:39
2018.08.21 01:40
2018.08.21 06:11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현재의 지위보다는 내려간 취미/동호회 수준정도로 하향조정 될것 같습니다.
종교라는게 사회적 동물이라하는 인간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발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지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사회적욕구를 충족시키는것들이 다양해짐에 따라서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는 아마 힘들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