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1 06:04
이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니까 동행들이 싫어하더군요. 아시안들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이런 영화를 왜 돈내고 봐야하느냐구요. 시끄럽고, 돈 많고, 위선적이고, 부모는 자식에게 죄책감을 강요하고. 동행 중 한 명은 관람 중간에 일어서서 나가려고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제가 말했습니다.
이 영화는 기념비적인 영화라서... 여러가지로 부족해도 한 번은 봐야한다... 저기 나오는 배우 한 명 한 명이 이 판에서 다같이 영화를 찍기 위해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는지 아느냐... 아마 십년 후에는 아시안들을 반영하는 더 좋은 영화가 나올 테고... 그때는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는 것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식 천민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주는 영화라 할 지라도, 그런 영화라도 가질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요.
2018.08.21 06:37
2018.08.21 09:02
저도 동감요. 차가 부족한 게 있더라도 외제차 타지 말고 현기차 타란 말보다 공허하게 들려요.
2018.08.21 11:10
현대 포니 처음 나왔을 때 감격하고 약간 비슷하지 싶습니다.
2018.08.21 10:08
https://twitter.com/kimmythepooh/status/1030606408365027334
2018.08.21 08:08
2018.08.21 10:04
로맨틱 코미디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08.21 12:27
아 로멘틱 코미디 물이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아시아계 상류층을 희화화하는 면이, 대개의 로코물처럼 그 계층 사람들에 대해 과장하고 좀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면이 있긴 하겠지만, 그걸 아시아인 전반에 대한 편견으로 받아들여서 '보던 중간에 일어나려고' 하든지 '참고 끝까지 본다'든지 할 정도로 큰 의미를 두거나 불쾌해할 이유는 없어보이는데.. 아시아계 미국인분들 입장에서는 특별히 더 기분상해할만한 포인트가 있나 궁금해하는 댓글이었습니다ㅎㅎ
나중에 다신 댓글들까지 종합해보면.. 메인스트림 영화에서 아시아인들을 주역 포함 여러 배역들에서 썼다는 데에는 의의가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 내에서 놀림거리나 조롱거리로 통용되는 스테레오타입의 돈많은 아이아인들을 그대로 영화에 그려낸 것은 불쾌하게 느끼시는.... 것 같은데...맞나요?? 자문자답ㅋ
2018.08.21 16:28
2018.08.21 17:25
2018.08.22 18:37
일단 아시안들은 '놀림거리'가 되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아시안 스테레오타입이 = 공부 잘한다 (주인공 여자가 NYU 경제학과 교수) 절검하다 (중고샵 쇼핑) diversity에 대한 이해가 없다 (혼외 자식과 이혼가정에게 냉혹함) 자식에게 목숨걸고 자식을 컨트롤 하려고 한다 (아들에게 영향력행사하려는 어머니) 그리고 참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까지 나왔다는 거죠....
2018.08.21 09:15
2018.08.21 09:48
이 영화의 의의는 아마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에게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미국에 사는 동양인들의 수가 어느 덧 전체 인구의 10% 가량이나 되는데
미디어에 나타나는 동양인들은 아예 무존재이거나, 수학 너드, 깈, 영어 못하는 구멍 가게 주인, 흑인 차별하는 세탁소 주인,
더 자세히 남자의 경우, 성적인 매력이 완전히 거세된 존재로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죠.
동양 남자에 대한 조크는 PC 함으로 걸러지지도 않아서 동양 남자 그게 작다며 와 같은 얘기는 정말 웹에서 조금만 찾아봐도 나오죠.
수많은 영화나 티비 쇼에서 동양인들이 많이 안나오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심지어 원작에서 주인공이 동양인인 경우에도 백인으로 대체해서 나오는 경우는 정말 좌절감 생기는 일이랄까요.
정리가 잘 안되는데, 어쨌든 이 영화도 원래 주요 캐스트를 원작과 달리 백인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원작자가 강력히 반대해서 동양인 캐스트로 갈 수 있었구요. 이 영화를 서포트 함으로써 동양인 배우들을 써도 흥행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스테레오 타입 역할만 간신히 얻을 수 있었던 헐리웃의 동양인 배우들에게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것이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의 생각이구요.
2018.08.21 10:15
네, Walking Dead에서 한국인 남자가 서양인 여자와 사귀는 장면이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죠. 아시안 남자 고추 조크는 질리지도 끊이지도 않고 나오죠. 영화 마션 Martian 에서도, 원작 책의 Last name을 보면 주요 조연들은 아시안이어야 마땅했습니다. 이 캐릭터들도 다 백인, 흑인으로 바꾸어버렸습니다.
2018.08.21 12:38
2018.08.21 12:44
2018.08.21 17:21
2018.08.21 13:05
미국 중심의 국제 사회에서 아시안은 마이너리티가 맞긴 맞나보네요. 소수자는 스스로를 그리고 같은 소수자를 끊임없이 검열하게 됩니다. 페미니스트라서 탈코르셋 했다고 해놓고 공격의 화살이 다른 탈코르셋하지 않은 여성에게 향하는 것 같은 자기모순적 검열이요. 전체에게 자신의 집단이 어떤 모습으로 비추게 될지 신경쓰면서 단속하는 그런 방어기제 같은 게 아마 글쓴 분과 같이 영화를 보신 친구분들에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하게 인크레더블2 앞에 붙은 디즈니 단편도 중국인 가정의 문화를 담은 중국인 감독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불편함을 오리엔탈리즘 같은 딱지 붙이기로 표현하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2018.08.21 17:27
2018.08.21 15:34
아시안박스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건 어쩔수 없을듯합니다.
수년전에 중국친구들 여러명과 식사+수다를 떠는데 그 중 중국계 미국인 하나가 여러나라 사람들에 대한 평가질하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한귀로 흘러 듣는편인데 제 앞에서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도 그냥 듣고만 있었어요. 최대한 표정관리하면서. 그런데 나를 보고 내 이야기가 맞지? 하는 순간 더 이상 참지 못하겠더군요. 네가 만났고 아는 한국인들이 네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는건 알겠다. 하지만 그걸 일반화하는 것도 모자라 나를 규정하려는건 예의가 아니지 않니? 그냥 넌 한국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라, 하지만 네 앞에 있는 개인을 그런 편견에 끼어맞추려는건 별로 현명한 자세는 아닌거 같아, 왜냐면 내가 지금 기분이 매우 나빠졌거든 :) 그 순간 툭하면 그 중국계 미국인의 잘난척 아시안에 대한 딱지치기짓에 질려하던 다른 중국친구들은 올라가는 입꼬릴 단속하고 그 중국계 미국인은 얼굴이 시뻘개 지더군요.
복잡한 문제인거 같아요. 노신처럼 그 속에서 그 안의 문제를 직시하고 고발하고 채찍질하는 것과 외부인의 시선으로 재구성되는 것은 결이 조금 다른 느낌이 듭니다. 전자는 이성적으로 충분히 불쾌함을 극복 가능하지만 후자는 그냥 귀를 닫게 되는거 같아요.
객관화 시켜서 바라보는 유의미성과 대상화, 타자화 되는 것에 대한 불쾌함의 사이 그 아슬아슬한 경계?
흠.... 만약 제가 같은 아시아 그것도 외양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중국이 아닌 다른 대륙, 인종속에서 살았다면 하루 하루가 참 피곤했을거 같아요.
여기서도 일하다 만나게 되는 중국인들로부터 한국인들은 이러 이러하지 않니? 라 묻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됩니다.
저도 무척 싫어하는 안좋은 행태들에 대해서 말이 나오면 그냥 나도 싫어라고 말을 끊고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힌국인들이 다 그런건 아냐라고 말을 합니다.
전자는 말이 길어지는걸 막기 위함이고 후자는 그런 환상이 배신을 당하면 혐한으로 이어지기 쉽상이라서 말이죠.
여하튼 오랫동안 격 없이 어울리는 중국친구들은 저에게 한국 이야기 자체를 안합니다. 저를 한국인이기 전에 독립적 개인으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오랜 친구 그리고 동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거든요.
2018.08.21 16:53
한계가 많을 게 뻔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올 아시안 캐스팅의 영화가 개봉을 하고 박스오피스 성공을 거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2018.08.21 17:31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 영화의 기념비적인 의미가 잘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저 아시안들이 대거 참여한 영화라 기념비적인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