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벚꽃구경)

2019.04.13 02:34

안유미 조회 수:544


 1.인기가 많아진 걸까요? 아니면 쓸모가 많아진 걸까요? 하긴 나는 원래부터 쓸모는 많은 인간이긴 해요. '그럴 마음을 먹는다면' 말이지만요. 그럴 마음을 먹어서 보여주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내가 쓸모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가 없죠. 


 물론 내가 쓸모있다는 걸 '알리는'것과 '퍼뜨리는'건 별개의 일이예요. 그걸 너무 퍼뜨리려고 하는 건 좀 뭐랄까...품위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쓸모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싶을 때는 '퍼뜨리는 걸 매우 잘하는' 한두 명에게 그걸 보여주는 걸로 끝내야 해요. 그 다음엔 나 대신 그들이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는 걸 기다려야 하죠. 뭐 어쨌든 올해는 갑자기 사람들이 벚꽃축제를 가자고들 하고 있어요. 대체 어째서죠?



 2.여기서 말하는 '대체 어째서죠?'는 두 가지예요. 첫째는 갑자기 왜 벚꽃을 보러 가자고 하는 사람-또는 집단-들이 많은가. 둘째는...벚꽃을 뭐하러 보러 가는가죠.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본격적으로 '벚꽃 구경'이란 걸 가본 적이 없거든요. 왜냐고요? 나는 이미 벚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까요. 


 아니 그야 뭐 사람들이 벚꽃구경을 간다는 건 핑계이긴 하겠죠. 그냥 유행이니까 그러는 거거나 아니면 괜히 만남이나 모임을 한번 더 메이드해 보려는 핑계겠죠? 그래요. 핑계...수작질인 거예요. 설마 정말로 벚꽃따위를 보는 데 인생의 귀중한 남은시간을 쓰려는 건 아닐테니까요. QED.



 3.가끔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하곤 해요. 너도 모나리자를 직접 보고 싶지 않냐고요. 하지만 문제는 내가 모나리자를 보려면 빌어먹을 유럽까지 가야 한단 말이예요.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을 떠날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어머니에게 대답해 드리곤 해요. 모나리자 같은건 여기서도 실컷 볼 수 있다고요. 실제의 모나리자는 매우 작고, 그곳에는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조용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고화질 모나리자를 색감까지 보정해서 감상할 수 있는데 굳이 유럽까지 갈 이유가 없죠.


 하긴 그야 여기서 말하는 모나리자는 그냥 메타포겠죠. 넓은 세상을 보러 가지 않겠냐는 제안이겠죠.



 4.휴



 5.어쨌건 오늘은 적당히 놀고 일찍 들어왔어요. 그야 나는 벚꽃 구경을 가지 않을거지만 그건 오늘의 나니까요. 내일쯤 되면 또 변덕이 죽끓듯 해서 벚꽃 구경을 가고 싶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바뀔 걸 대비해 컨디션 조절을 하려고 빨리 들어왔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내일이 벚꽃구경을 할 마지막 찬스 같아서요. 일요일쯤에 태풍 비스무리한 게 올 수도 있다던데...정말 온다면 내일-토요일이 벚꽃을 볼 올해 마지막 기회인 거거든요. 올해 마지막 기회라고 하니까 갈 마음이 1%쯤 들었어요.


 어쨌든 간다면 셋중 하나를 골라야 해요. 여의도, 마포구, 석촌호수 중 하나죠. 어디가 인간이 제일 없을까...



 6.뭐 좋아요. 벚꽃도 보고 김밥도 먹고 하면 내일 하루는 빨리 갈 수도 있을거니까요. 



 7.뭔가 더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미칠듯이 졸음이 몰려오네요.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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