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대신해서 한다구요?

정작 잘못한 사람은 사과할 생각이 없어도요?

이상한 말이예요.

널리 쓰이는 걸 보면 언젠가 누군가가 만들어낸 말인 것 같은데, 

쓰다 보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최근 [name]이 '강제수사'라는 말을 썼죠.


사람들은 새로운 조어가 내뱉어지면 그 조어가 모순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가지지 않는 듯 합니다.

그래서 그 말을 그냥 받아들이고 쓰나 봅니다. 


외국에서 유래하는 표현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입니다.

방송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해서 지급은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는 아닙니다"라는 표현이 있죠.


예문으로는 "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게 있죠. 

우리말의 문법으로는 보어가 필요한데 빠져 있는 문장이죠.

많이 알려져 있듯이 저 문장은 일본에서 건너온 문장입니다. "~와 나이데스"를 우리말로 바꿔서 쓰는 거죠.

일본어 문법이 한국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저 문장에는 역시 보어가 필요할테지만, 

일본 사람들은 일부러 보어를 쓰지 않는 문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절한 보어가 들어간 문장으로는 "~는 적절한 행동이 (나이데스)" 정도이겠지만, 

일본 사람들은 "적절한 행동이"라는 보어를 써서 정확하게 생각을 전달하기보다는 

약간 애매하게 문장을 만드는 걸 선호하는 것처럼 보여요. 


대학 1학년때 국어시간이었나요? 과목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글쓰기에 관한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 때 배운 중요한 가르침 중에 하나가, 문장을 쓸 때 가급적 "것"을 쓰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것"이 많이 들어간 글 한 편을 가지고 "것"이 없는 문장들로 바꾸는 연습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꽤 흥미로운 연습이었어요. 모든 "것"을 없애는 "건" 아주 어렵더군요. 

하지만, 지금도 글 쓰면서 가급적 "것"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31
109828 대부분 망각해버리고 있는 사실 하나 더 알려드립니다. [2] 휴먼명조 2019.09.27 714
» "대신해서 사과"한다는 건 "강제수사"만큼이나 이상한 말 [4] 휴먼명조 2019.09.27 565
109826 누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가? - 김규항 씨 facebook 글 몇 가지 [7] Joseph 2019.09.27 957
109825 페북 펌] 서울대 우종학교수님 '잘못된 통화' [6] 게으른냐옹 2019.09.27 929
109824 펌글)미안하지 않아서 미안.. [2] 무도 2019.09.27 612
109823 영화 플립 후기 (스포 무) 얃옹이 2019.09.27 382
109822 검찰총장, 사의 전망 [1] Isolde 2019.09.27 825
109821 文, 조국 위기 몰리자 여당對검찰 싸움을 대통령對검찰 싸움으로 만들어버렸다 Joseph 2019.09.27 459
109820 문재인 정권에서 개를 잡는 방식 [10] ssoboo 2019.09.27 1151
109819 이종걸 “조국 전화가 탄핵감? 참 치사하게 정치한다” 왜냐하면 2019.09.27 369
109818 표창장이 쪼가리에 불과하다면 휴먼명조 2019.09.27 467
109817 다음은 임종석 차례 [3] 휴먼명조 2019.09.27 1255
109816 이런저런 잡담...(시설vs서비스) [5] 안유미 2019.09.27 421
109815 다들 자꾸 까먹는 것 같길래 다시 recap 합니다 [14] 휴먼명조 2019.09.27 730
109814 [NAME]의 미소 [1] 휴먼명조 2019.09.27 308
109813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 데도 [1] 휴먼명조 2019.09.27 546
109812 조까들의 지랄발광 [25] ssoboo 2019.09.27 1250
109811 민주당 정권과 자유한국당 정권의 차이, 홍성수의 기고문, 조기숙의 변신(심?) [7] 타락씨 2019.09.27 625
109810 대주술시대 - 휴먼명조 2019.09.27 341
109809 정경심 압수 과정서 사사건건 마찰 - [14] 휴먼명조 2019.09.27 79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