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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tches]

 로알드 달의 [마녀를 잡아라]를 원작으로 한 [The Witches]의 제작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전 기대와 염려가 반반 들었습니다. 이미 니콜라스 로그가 1990년에 꽤 근사하고 재미있는 각색물을 내놓았는데 괜히 또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로버트 제메키스가 감독을 맡은 가운데 각본에도 참여한 기예르모 델 토로가 알폰소 쿠아론과 함께 제작에 참여했으니 기대가 절로 생겨났지요. 하여튼 간에 결과물은 배경과 캐릭터를 상당히 바꾼 동시에 원작에 비교적 충실하지만, 1990년 버전에 비하면 개성이 2% 부족하기 때문에 추천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럭저럭 잘 봤지만, 1990년 버전을 대신 추천해드립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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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난]

 2018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푸난]을 뒤늦게 보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한 본 영화는 감독 데니스 도의 가족사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두고 있는데, 보다 보면 당연히 [킬링 필드]를 비롯한 여러 다른 영화들과 비교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평탄한 게 아쉽지만, 그래도 우직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 나오는 감정적 순간들은 잊기 힘들고 그러니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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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jillionaire]

 미란다 줄라이의 신작 [Kajillionaire]의 주인공 올드 돌리오는 그녀의 부모 로버트와 테레사와 함께 오랫동안 사기 및 도둑질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그녀 또래 나이의 젊은 여성 멜라니가 그들 인생에 들어오게 되는데, 당연히 그녀는 멜라니를 통해 서서히 변화를 겪게 되지요. 줄리아의 전작들처럼 영화는 여러 별난 순간들을 던져대면서 이야기와 캐릭터를 구축해 가는데,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뒷받침하고 있으니 결말은 의외로 찡하기도 합니다. 에반 레이첼 우드가 매우 소극적인 캐릭터에 푹 잠겨있는 동안, 지나 로드리게스는 영화에 상당한 발랄함을 불어넣고 있고, 주인공의 결점 많은 부모를 맡은 리처드 젠킨스와 데보라 윙거야 늘 그래왔듯이 든든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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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미션]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2017년 다큐멘터리 영화 [파이널 미션]은 2016년 동안 그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와 그의 행정부의 여러 외교 활동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봅니다. 감독 그렉 바커는 단지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1년을 기록하려고 했을 따름이지만, 2016년 미국 대선의 그 충격적 결과 때문에 다큐멘터리의 방향과 분위기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지요. 지난 4년간 그 천박하고 사악한 인간말종 때문에 얼마나 세상이 요지경이 되었는지를 고려하면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들긴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게 원래부터 일방통행이니 씁쓸해질 수밖에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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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에듀케이션]

 HBO TV 영화 [베드 에듀케이션]은 2002년 실제 있었던 대규모 횡령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 뉴욕 주 롱아일랜드 지역에 위치한 로슬린 고등학교는 미국 최상위권 공립학교들 중 하나였는데, 그 학교 교감의 횡령 사실을 어느 날 우연히 알게 된 학교 이사회는 휴 잭맨이 연기한 교장의 설득 아래 이 사건을 조용히 내부 해결로 덮어버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단지 빙산의 일각이었음이 밝혀지게 되고, 영화는 그로 인한 파장을 담담하면서도 신랄하게 그려나갑니다. 교육계 부정이야 우리에겐 뉴스도 아니지만, 가면 갈수록 가관인 영화 속 상황을 보다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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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힘 고]

 얼마 전에 국내 개봉한 [렛 힘 고]를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듣던 대로 가족 드라마와 서부극의 전형적인 혼합이지만, 케빈 코스트너, 다이앤 레인, 그리고 레슬리 맨빌의 호연 덕분에 쏠쏠한 재미가 있더군요. 이미 [맨 오브 스틸]에서 같이 출연한 적이 있는 코스트너와 레인 간의 연기 호흡도 좋지만, 맨빌의 근사한 악역 연기도 잊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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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던 날]

 [내가 죽던 날]의 예고편을 봤을 때 또 칙칙한 암청색 대한민국 느와르 영화를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물은 의외로 덜 지저분했습니다. 이야기 속 미스터리는 영화 초반에 보여 지는 어느 작은 복선만 봐도 금세 답이 짐작가지만, 영화는 캐릭터 묘사에 우직하게 집중하면서 알찬 순간들을 제공하고 있고, 김혜수, 이정은, 그리고 노정의의 좋은 연기는 이를 잘 지탱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칙칙하고 우울하지만, 생각보다 장점들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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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nd Monsters]

 [Love and Monsters]를 보면서 여러 다른 장르 영화들이 자동적으로 연상되었습니다. 일단 별별 거대 생물체들로 가득한 배경을 보다 보면 [몬스터즈]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고, 소심한 주인공이 이런 멸망 후 세상 속에서 코믹하게 고군분투하면서 규칙과 교훈을 습득하는 걸 보는 동안 [좀비랜드]가 당연히 떠오르지요. 딱히 신선한 건 없지만, 전반적으로 장르 잘 공부하고 적용한 편이고, 그러니 재미가 쏠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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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잭 런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탈리아 영화 [마틴 에덴]을 보는 동안 저는 그다지 잘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작의 배경을 20세기 후반 이탈리아로 옮겨놓은 건 흥미로운 시도였지만, 영화 속 작가 주인공은 그리 재미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배경의 시대적 모호함 때문에 저는 보는 동안 더더욱 거리감을 느껴만 갔습니다. 완전 시간 낭비는 아니었지만, 영화 보고 나서 든 공허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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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지난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이탈리아 영화 [자기 앞의 생]은 로맹 가리의 1975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리의 원작 소설은 이미 시몬 시뇨레 주연의 1977년 영화 [마담 로자]로 각색된 적이 있는데 그 영화는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자기 앞의 생]의 경우, 영화는 원작의 20세기 후반 배경을 현시대로 옮겨놓았는데, 그 결과물은 너무 좀 투박하지만 감독 에도아르도 폰티의 어머니이기도 한 소피아 로렌에게 근사한 주연 기회를 안겨주었고, 그녀는 자신의 존재감과 연기 실력을 확실히 발휘합니다. 팔순 넘은 지 한창 되셨지만, 이분은 여전히 팔팔하게 살아있는 전설이시더군요. (***)


P.S.

 배경을 현시대로 옮기다 보니, 로렌이 맡은 캐릭터의 나이에 대한 궁금증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더군요. 적어도 90은 넘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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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글 쟁글: 저니의 크리스마스]

 지난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징글 쟁글: 저니의 크리스마스]는 제목에서 보다시피 전형적인 연말용 영화입니다. 영화는 한 때 잘나갔다가 쇠락하게 된 장난감 발명가와 그의 손녀를 중심으로 꽤 익숙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이는 잘 만든 뮤지컬 장면들과 든든한 출연 배우들 덕분에 생각보다 상영시간이 잘 흘러가는 편입니다. 저야 좀 더 날선 연휴용 영화들을 선호하지만, 분위기 좋고 음악 좋은데 괜히 불평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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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magic, A Healing Art]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의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Psychomagic, A Healing Art]는 은근히 약장수 홍보 영화 같은 인상을 줍니다. 본 다큐멘터리에서 호도로프스키는 자신의 유별난 대체 심리 치료 요법인 ‘Psychomagic’의 효과를 여러 성공 사례들을 통해 누누이 강조하는데, 그의 환자들이 정말 전보다 평안해졌다면 저야 불만 없지만, 나중에 가서 암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니 민망해지더군요. [엘 토포]의 어느 한 장면에서 출연 여배우를 진짜 강간해서 그녀의 실제 강간 트라우마를 치료했다고 떠들고 다녔던 그의 전력을 생각하면 더더욱 찜찜해지지만 (이게 요즘에 와서 뒤늦게 논란거리가 되니, 그는 영화 홍보를 위해 과장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어느 정도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이긴 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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