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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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쓰드 온 어 '트루' 스토-리!!!!')



 - 영화가 82년도 영화니까 배경도 대략 그 때쯤이겠죠. 한 여성의 성실하게 바쁜 하루를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 하고, 퇴근하고는 학원에 가서 또 기술을 배우고, 그러고 집에 오면 난장판이 된 집을 수습하며 다 큰 아들과 어린 딸 둘을 챙기죠. (나중에야 밝혀지지만) 파란만장한 성장 과정과 자식 형성 과정까지 생각하면 '올해의 어버이상'이라도 줘야할 그런 멋진 분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분명 텅 빈 방에 혼자 앉아서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가 따귀를 날리네요. 깜짝 놀라는 순간 그 보이지 않는 뭔가가 이 분을 침대에 집어 던지고 그대로 겁탈(...)을 합니다. 일이 다 끝난 후 비명을 지르며 애들을 다 깨워서 도망치지만 뭔 일이 있었는지 누구에게 하소연할 길이 없구요. 경제적 사정 때문에 그 집을 떠날 수도 없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비슷한 일이 반복 되고, 친구의 조언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아 보지만 전혀 보탬이 안 됩니다. 의사들은 당연히 그게 다 니 착각이고 환각이라는데 난 분명히 그런 일을 겪고 있고 자식들도 그 현장을 같은 공간에서 목격했거든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처지의 주인공 바바라 허쉬 여사님은 헤어날 수 없는 고통에 빠져듭니다...



 - 어려서 어딘가에서 포스터와 스틸샷 몇 장, 그리고 기본적인 설정만 알고서 관심을 가졌던 영화였죠. 집에 제대로 된 비디오 플레이어가 없어서 보지는 못하고 늙었다가 vod 서비스 덕에 한을 풀었네요. 그리고 다 보고 나서 검색을 해 보니 이게 그냥 추억의 영화 같은 게 아니라 상당히 고평가 받는 작품이더라구요? 특히 호러 팬들에겐 아주 높이 평가 받는 네임드였습니다. 전 전혀 몰랐지만 뭐 애초에 바바라 허쉬라는 배우도 몰랐던 무식한 사람이니 그러려니... ㅋㅋㅋ



 - 그러니까 실제로 저런 일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도리스 비더'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정신과 상담도 사실이고 막판에 등장하는 '초심리 과학자들'도 사실이구요. 그 과정에서 이런 유명한 사진도 남기고 그랬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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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심리학자들의 쾌거!!!)


 그리고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어떤 양반이 소설을 썼고, 이 영화가 바탕을 두고 있는 건 그 소설입니다. 작가 양반이 각본도 직접 썼구요. 그러니까 베이쓰드 온 어 노벨 베이쓰드 온 어 트루 스토리... 라고 해야 정확하려나요. ㅋㅋㅋ 암튼 당연히 현실에선 이 사람이 겪은 일이 사실이 맞다는 판단 같은 건 내려지지 않았어요. 그냥 저 사진을 하나 남겼을 뿐이고 도리스 비더는 나중에 아주 먼 동네로 이사가서 살다가 병으로 좀 일찍 세상을 떴다고.



 - 어쨌거나 영화는... 재밌습니다!!!

 사실 무섭지는 않아요. 마지막 직전까진 호러보단 느긋하게 드라마에 집중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 '무언가'가 하는 짓들이 소름 끼치기는 해도 그걸 굳이 더 무섭게 포장해서 보여주려는 시도가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뜻밖에도(?) 그 드라마가 아주 잘 짜여져 있습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은근 생생하고 각각 알찬 역할을 하나씩 맡는 식으로 잘 배치되어 있구요. 또 그들이 겪는 내외적 고통을 겉핥기로 다루지 않아요. 


 또한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과 갈등을 겪는 인물이 잘 설정되어 있습니다. 진심으로 주인공을 도우려 노력하는 정신과 의사가 등장해서 주인공과 끝까지 대립각을 세우는데, 이 양반이 그냥 흔한 빌런 캐릭터가 아니에요. 일단 주인공을 도우려는 의도가 너무나 진심이고, 또 누가 봐도 그 의사가 하는 얘기들이 다 맞거든요. 주인공은 이런 류의 정신 질환을 앓기에 충분할 정도로 박복하고 힘든 성장 과정을 거쳤고 '그 현장'을 직접 본 적이 없는 의사 입장에선 주인공의 주장이 모두 환각이나 환청으로 충분히 설명 되니까요.


 클라이맥스도 꽤 잘 짜여졌습니다. 이쯤에서 엔딩인 것 같은데 런닝 타임이 좀 남았네...? 하는 순간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데, 어찌보면 장르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충실하기 위해 들어간 장면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내내 어둡고 조용하게만 진행되던 영화의 마무리에 화끈하게 방점을 찍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비극적 휴먼 다큐로 가던 영화가 갑자기 본격 장르물이 되는 격인데, 그 와중에도 그동안 끌고 온 캐릭터와 갈등들이 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억지라는 느낌이 안 들더군요.


 또 사실이 그렇잖아요, 비싼 표값 내고 '공포 영화' 보러 들어온 관객들에게 그 정도 서비스는 해주는 게 도리죠. ㅋㅋㅋ 

 그리고 그런 '서비스'치고는 아이디어와 액션도 잘 짜여진 편이라서 끝까지 재밌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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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과 의사 선생. 의사 선생 저 스타일은 80년대 시그니처인 듯.)



 -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그 무언가'의 존재가 너무나도 명백하다는 겁니다.

 앞서 말 했듯이 정신과 의사들의 주장과 분석은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에요. 그래서 '제발 내 말을 믿어 달라고!!!'라는 주인공의 호소와 '진심으로 널 위해서 하는 말인데 그거 다 구라라고!!!'라는 의사들의 주장이 부딪히는 장면들이 의외의 긴장감과 재미를 주죠. 하지만 관객들은 답을 알고 있잖아요. 적어도 이 영화 속 세계에선 주인공과 가족들이 그런 일을 겪고 목격한 게 사실이라는 걸. 그러니 뭔가 좀 맥이 빠집니다. 주인공의 체험이 진짜다... 라는 부분을 좀 모호하게 처리했다면 훨씬 나은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았나,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 또 한 가지... 

 애초에 중심 소재가 초자연적 존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 이다 보니 좀 보기 불편할 장면들이 나옵니다. 뭐 수위가 많이 높은 건 아니고 진지하고 멀쩡한 드라마 속에 삽입되어 있으니 그렇게 나쁜 기분까진 들지 않습니다만.

 그 와중에 주인공의 노출씬이 몇 번 있는데, 그게 나올 떄마다 뭔가 되게 어색해서 왜 그럴까... 하고 자세히(?) 보니 얼굴과 몸을 합성한 것 같더라구요? 다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애초에 노출씬은 대역을 쓰기로 계약을 했었다는데, 뭔가 신기한 방식이었네요. 장면을 나눠서 속이는 게 아니라 그냥 대역의 몸과 주연 배우의 얼굴 합성해버렸어요. 



 -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대략 집중할만한 괜찮은 드라마와 캐릭터들, 그리고 주연 배우의 좋은 연기를 바탕으로 굴러가는 수작입니다.

 그게 원작의 힘인지 감독의 역량인지는 좀 애매하지만 어쨌거나 꽤 좋은 결과물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구요.

 또 뭐 개봉 당시에는 소재가 성착취적이라는 반응도 많았다지만 지금 시국에선 반대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결국 남자들 잘못 만나 인생 꼬였지만 씩씩하게 살던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여성이 이번엔 심령 남자(...)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는 이야기니까요.

 암튼 재밌게 잘 봤습니다. 전혀 기대를 않고 있다가 괜찮은 영화를 만나니 만족감이 두 배네요. ㅋㅋ



 + 다 좋은데 '그 존재'에 대한 특수 효과들은 확실히 요즘 시국에 보기엔 많이 유치하고 촌스럽습니다.

 하지만 위에 올렸던 저 사진을 보면 그게 나름 현실 고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좋지 않냐! 라는 생각을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한 탓인지 리메이크 계획이 있다고 하네요. 제임스 완이 탐냈다는데... 그 기사가 벌써 3년전인 걸 보면 엎어진 것 같기도.



 ++ 현실 세계에서의 진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도 좀 찾아봤지요. 보니깐 거의 성실하게 현실의 설정들을 따오긴 했는데 의외로 결정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더군요. 현실의 그 분은 자식들이랑 관계가 굉장히 나빴다고 합니다. 음(...)

 그리고 그렇게 몇 십년동안 연구를 했어도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이 없는 걸 보면 '초심리학'을 연구하던 사람들은 이제 다 떄려 치우고 다른 일 하고 있겠죠. 아니면 괴담 책이나 내면서 살고 있을지도...



 +++ 이 영화의 감독 시드니 J. 퓨리는 1933년에 태어나서 리들리 스콧보다 4살이 많고 무려 50년대부터 영화 감독일을 해 온 노익장인 것인데요. 아직도 멀쩡히 살아 계시고 심지어 작품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 있는 감독작이 하나 있네요. 갓... ㄷㄷㄷ



 ++++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아무나 집에다 캠코더를 설치하고 하루 종일 녹화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버리니 본의가 아니게 유령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게 증명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게 있다면 전세계 수십억의 폰카나 캠코더, cctv, 블랙박스 등등에 이미 찍히지 않았겠어요. 그 시선들을 다 피해가며 유령 활동 하기엔 이미 지구는 너무 좁아져버렸죠. 역시 이 세상에 낭만은 다 죽었어!



 +++++ 나는 바바라 허쉬를 모르지만 분명히 이름을 최근에 어디서 들었어!! 라고 생각하며 검색해 보니 엑스파일 시즌 11에 나름 비중 있는 역으로 나오셨더군요. 알아 모시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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