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영화인데... 개봉은 안 하고 vod로만 나왔습니다. 애초에 극장용이 아니었던 건지 코로나 때문에 vod로 직행한 건지는 워낙 듣보 영화라 정보가 없어서 모르겠고. 런닝타임 100분. 스포일러는... 뭐 그런 게 불가능한 이야기인 것인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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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필버그의 '듀얼' 생각나는 포스터이고 실제로 초반 분위기는 약간 비슷합니다.)



 - 한 여성이 본인 차에다가 조그만 짐차(?)를 달고 어딘가로 떠납니다. 엄마랑 통화하는 걸 보면 근래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듯 싶구요. 울창하고 깊은 숲을 오밤중에 달리는데, 차 하나가 길을 가로 막고 서 있어요. 그리고 비교적 깔끔한 차림새이지만 배우 덕에 완벽한 레드넥의 포스를 풍기는 아저씨가 좀 도와달라는데, 주인공은 걍 겁을 집어 먹고 튀어요.

 그러다 주유소에 잠깐 들렀는데 아까 그 아저씨를 또 만나고. 또 걍 부랴부랴 도망치고. 여기까진 주인공이 좀 너무한다 싶었지만 잠시 후 타이어 펑크가 나서 길에 차를 세우고 나서 보니 누가 칼로 타이어를 찢어 놨네요. 당연히 바로 아까 그 놈이 또 나타나고, 이번엔 본색을 드러내고 할 일을 합니다. 여자를 기절시키고 납치한 후 외딴 오두막 지하에 가둬 놓는 거요. 이제 어떻게든 여기서 탈출해야 하고, 쫓겨야 하고, 몸싸움 하다가 본인도 다치고 변태놈한테 데미지도 주고 하면서 둘이서 알콩달콩 남은 런닝타임을 채워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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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보는 미국 영상물의 레드넥 빌런 역할은 다 독점해버릴 기세의 우리 '마크 맨차카' 배우님.)



 - 저어어엉말 소품입니다. 대사도 있고 뭔가 역할이란 게 있는 캐릭터는 주인공, 변태, 그리고 한 명 정도. 일단 납치 당한 후 부터는 그 숲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엑스트라도 필요 없구요. 뭐가 화려하게 터지고 이런 것도 전혀 없어요. 차 한 대 뒤집히는 정도가 최고 스케일 액션 장면이었던 듯. 거기에다 하룻밤&낮동안 벌어지는 일이라 등장인물들 옷 갈아입을 일도 없고 그렇네요. ㅋㅋ


 그런데 숲을 배경으로 잡아 놓고 이걸 꽤 잘 활용합니다. 울창한 숲의 모습을 안에서, 위에서 잡아주며 스펙터클한 느낌을 주고요. 또 숲을 가로지르는 강이라든가, 한밤중에 내리는 비라든가...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서 역시 제작비 덜 들이고도 때깔도 챙겨주고 주인공의 고생도 다양화해주고 그렇습니다. 소품이지만 나름 성실하게 머리를 굴린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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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 vs 와일드 & 싸이코)



 - 이야기 전개는 그냥 너무 전형적이라서 별로 딱히 언급할만한 게 없어요. 잡히고, 풀려나고, 쫓기고, 충돌하고, 다시 쫓기고, 여차저차하다 최후의 일전. 뻔하죠. 그리고 말했듯이 다른 등장 인물들도 없고 인물 설정들도 아주 단순해서 특별한 드라마 같은 건 없습니다. 그저 살아남으려는 주인공의 몸부림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이야기인데. 앞서 말했듯이 변태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자연을 활용해서 이런저런 고난을 안겨주는 등 나름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 있긴 합니다. 역시 뭐 특별할 건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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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자연은 무료입니다 여러분!)



 - (돈은 없지만) 때깔 괜찮고, 기술적으로 흠 잡을 데 없으며 이야기도 무난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냥 다 무난무난하기만 한 가운데... 칭찬할 부분이 있다면 일단 배우들입니다. 주인공 역을 맡은 줄스 윌콕스란 분은 전 모르는 분인데 괜찮습니다. 걍 적당하게 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미모랄까요. 이게 딱히 '여전사'가 활약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평범한 느낌이 중요한 캐릭터인데 외모상으로도 어울리고 연기도 무난하게 괜찮았어요. 나름 좀 비현실적 느낌의 마지막 사투도 악에 받친 표정과 연기 좋았구요.

 그리고 중요한 게 그와 합을 맞춰야 하는 빌런님이신데... '오자크', '아무도 살아서 나갈 수 없다'의 그 분이 또 등장하셔서 아주 적절한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특별히 카리스마 쩔거나 특별히 악마 같거나 그럴 필요가 없는, 그냥 만만한 여자들 쥐어패고 나쁜짓 하는, 그러면서 자기는 뭐 완전 세고 강한 척하는 현실적 변태남 캐릭터거든요. 연기 아주 적절했습니다. 요즘 이 분 자꾸 여기저기서 보여서 이러다 정들지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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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히 연기력 뽐낼 건 없는 역이지만 무력하고 불쌍한 상황부터 꼭지 돌아 갸아악! 하고 달려드는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잘 해내셨습니다.)



 - 뭐 더 길게 말할 게 없네요 진짜.

 저엉말로 아무 야심 없는 작품입니다. 저예산, 뻔한 스토리, 뻔한 캐릭터를 갖고 뻔한 영화를 만드는데 다만 그걸 나름 탄탄하게 만들어보려고 애쓴 작품 정도.

 너무 극단적인 폭력 장면으로 부담 주는 건 없으면서 대체로 긴장감도 적절하고 마지막 장면의 카타르시스 같은 것도 좋구요. 

 영화의 완성도 자체는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스토리가 너무 무난하기만 해서 영화의 존재감이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감독이 언젠가 더 괜찮은 각본과 기획, 더 많은 예산을 만났을 때를 기대해 보겠어요.




 + 감독의 이름이 존 하이암스. 어라? 하고 확인해보니 피터 하이암스 아들 맞네요. 아들 크로넨버그도 그렇고 요즘엔 또 이렇게 뭘 이어받는 게 유행인가요. 조니 뎁 딸도 배우 활동 열심히 하는 중인 것 같고 리들리 스콧 딸도 영화 하나 만들었고. (더 이상은 안 만든다고 합니다만) ㅋㅋ

 암튼 아빠 이름을 오랜만에 들으니 갑자기 아빠가 만들었던 '타임캅'이 보고 싶어졌어요. 뭔 얘길지 궁금했는데 어렸을 때 못봤거든요.



 ++ 참고로 장르와 스토리상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 당해야할 폭력은 나름 최저 수준을 유지합니다. 이것도 요즘 트렌드 같아요. 여성이 고생하는 스릴러 영화들에서 여성이 당하는 피해를 과도하게 잡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성 캐릭터 착취를 피하는 게 요즘 이런 스릴러/호러 영화들 경향이죠. 결말도 다 비슷비슷하게 '사이다' 엔딩이구요. 

 근데 이게 처음엔 좀 신선하고 바람직하게 좋아 보였는데, 또 대부분의 영화들이 비슷비슷해지니 그것도 좀... 그렇네요. 뭐 보고 나서 찜찜하고 더러운 기분 안 남는 건 참 좋습니다만.



 +++ '아무도 없다'라는 번역제는 나름 적절한 것 같은데 제가 근래에 봤던 '아무 일도 없었다'가 생각나서 그냥 좀 웃기구요.

 원제는 심플하게 그냥 'Alone' 인데 같은 해에 나온 'Alone'이라는 제목의 호러/스릴러가 두 편이 더 있어요. 'You're not alone'도 있던데 이제 'We're all alone'만 나오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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