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대로 중도 포기한 작품이라 그냥 대충 적겠습니다만. 어쨌든 2018년에 나온 시리즈에요. 40~50분 사이 정도 되는 에피소드 8개. 한 시즌으로 딱 끝나구요. 사실 시즌 2가 있긴 한데 소재만 같은 맥락이고 아무 관계 없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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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실제 주인공의 실제 별명이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아주 안 좋은 의미로 붙은 별명...)



 - 주인공은 데브라. 네 번의 이혼을 경험하고 장성한 딸 둘을 키우며 살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인터넷 소개팅 앱으로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러 다니지만 매번 이상한 놈들만 걸려서 지쳐갑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뙇! 하고 나타난 게 존 미핸이라는 남자. 에릭 바나의 형상을 한 이 남자는 외모 뿐만 아니라 매너도 쩔고 대화도 잘 통하고. 직업도 의사니까 대충 급(?)도 떨어지지 않구요. 게다가 국경 없는 의사회 일원으로 이라크를 다녀왔다든가 하는 멋진 스펙까지 갖고 있네요. 사랑에 빠지겠죠.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엄마의 이혼을 네 번이나 겪어 버린 두 딸, 주노 템플과 줄리아 가너의 형상을 한 이 두 생명체가 시작부터 엄청나게 격렬한 태클을 걸어대요. 새 남친이 보는 앞에서도 그냥 대놓고 거부하는 데다가 보이지 않는 데서는 더 격하게 난리를 치죠. 하지만 그 수모를 겪으면서도 자기만 바라보는 로맨틱 남친 덕에 마냥 행복한 데브라는 결국 라스베가스 놀러간 김에 충동적으로 결혼을 해버리고. 남친이 맘에 들어하는 집을 1년 임대 1억(...)가까운 값을 현찰 박치기로 지불해 놓고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즐기는데 너무나 당연히도 그 남친은 딱 봐도 수상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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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은 그냥 멜로, 로맨스입니다. 설정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그림들도 좋고...)



 -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범죄 사건 다루는 유명 팟캐스트에서 완전 초대박 히트를 친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네요. 만들면서 드라마적 각색을 한 건 있다지만 대체로 사실들을 바탕으로 만든 것 같구요. 이게 반응이 또 괜찮아서 최근엔 아예 그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습니다. 드라마는 중도 포기했지만 그 다큐는 조금 끌리네요.


 일단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말하자면, 제가 중도에 포기한 이유는 못만든 드라마라서, 재미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완성도는 꽤 괜찮은 편인데... 그만 둔 이유는 '너무 지치는 이야기'라서에요. 그러니까 딱 봐도 아시겠지만 결혼 사기범 이야기인데. 남부러울 것 없이 성공하고 부유하고 지적이며 똑똑한 여성이 악마의 세 치 혀를 가진 남자에게 걸려들어서 가스라이팅 당하고 점점 더 상식과 동떨어진 행동을 거듭하는 멍청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아주 열심히 보여줘요. 그래서 시작부터 런닝타임이 흘러갈 수록 답답함에 답답함과 답답함이 더해지면서 보는 사람을 고통에 빠트립니다. 야! 넌 그 말을 믿냐!!!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야! 야... ㅠㅜ


 그래도 어찌저찌 견뎌내며 (앞서 말했듯이 완성도는 괜찮으니까. 그리고 줄리아 가너도 나오니까!) 절반 가까이 봤는데요.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저지르는 짓을 보고는 육성으로 '이건 아냐!!!'라고 내뱉고 꺼버렸어요. 그리고 바로 실제 사건의 결말을 찾아봤죠. 그렇게 마음의 평온을 찾았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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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로 에릭 바나처럼 생겼을 리는 없겠죠. 다른 사진 보면 그래도 비교적 멀쩡한 외모이긴 합니다.)



 - 다시 말하지만 못만든 드라마 아닙니다.


 일단 주인공 둘의 연기가 되게 좋아요. 제겐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 1에서 활약했던 배우로 기억되는 코니 브리튼이 주인공 '데브라' 역을 맡았는데. 그렇게 멀쩡하게 잘(...은 좀 아니지만) 살다가 사기꾼 악당에게 낚여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 발로 수렁에 걸어들어가 헤엄치고 다니는 캐릭터를 정말 설득력 있고 공감가게 잘 보여줍니다. 이렇게 좋은 배우인 줄은 전혀 몰랐네요.

 그리고 에릭 바나도 참 '쩔어요'. 네. 쩝니다. ㅋㅋ 스윗한 매력남과 위협적인 사이코패스, 그리고 정말 찌질하기 짝이 없는 시궁창남의 모습까지 되게 자연스럽게 보여주는데 역시 좀 놀랐습니다. 이 분도 이렇게 좋은 배우였군요.


 그리고 이렇게 큰 기둥 둘의 연기가 좋은 가운데... 실화잖아요. 사실 실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니 이게 돼? 의 연속이거든요. 빌런의 사기 행각도 이게 시스템이 제대로 된 나라(...)와 상식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이게 가능한가 싶고. 거기 낚여서, 심지어 낚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못 벗어나는 여성들의 모습도 너무 답답하고 그런데 어쨌든 실화란 말입니다. 이보다 더 강력한 개연성이 어딨나요. 그렇게 'ㅇㄱㄹㅇ ㅂㅂㅂㄱ'라는 가드 불능 기술을 깔아 놓고 이야기가 흘러가니 그게 배우들의 좋은 연기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갑갑함의 극한을 체험시켜 줍니다. ㅋㅋㅋ 진짜 오죽하면 보다 포기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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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들 참 좋긴 한데, 결국 남녀 주인공 둘이 다 하는 드라마입니다.)



 - 결론적으로...

 이것이 가스라이팅이다! 를 보여주는 아주 교훈적인 시리즈입니다.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가정 폭력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원리(?)를 알려주는 면도 조금은 있구요.

 이렇게 공익적인 측면이 있는 가운데 워낙 자극적인 실화를 고른 관계로 스토리도 자극적이고 독하기 짝이 없으니 잘 만든 작품이라 해야겠죠.

 물론 저는 4편 중간쯤까지 보다 때려 치웠으니 절반도 안 본 거라서 그 후의 전개에 대해선 언급도 못하고 책임도 못 진다는 걸 강조해두고요. ㅋㅋ

 좀 불량식품스런 맛으로 즐기는 공익 드라마랄까요. 뭐 그렇습니다. 주연 배우 둘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연기 보는 재미로라도 보실만 하실 거에요.

 하지만 전 그 치명적인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이쯤에서 탈출합니다. 어쩜 오늘 집에 가서 마지막 회 끝장면 정도는 챙겨볼지도 모르겠네요.




 + 주노 템플은 자라서 미국의 서인영이 되었군요. 제가 '닮은 사람' 보는 눈이 좀 괴상한 사람이라 걸러 들으셔야겠습니다만.

 줄리아 가너는 뭐, 그냥 조연입니다. 맡은 역할도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고작 3년 전인데 왜 이렇게 앳되죠. '오자크'에서 본 모습이랑 너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딸래미 캐릭터는 사실 좀 진상 캐릭터에요. 살면서 경험한 일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정말로 존이 나쁜 놈이었으니까 합리화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짜증나더라구요. 굳이 이 캐릭터들을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실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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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닮았으면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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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줄리아 가너는 옳습니다. 얼른 '오자크' 시즌 3을 뱉어내라 넷플릭스!!!)



 ++ 시즌 2가 있습니다. 역시 실화를 다루고 전혀 다른 사건이구요. 주연은 크리스찬 슬레이터와 아만다 피트에요. 뭐 그럴 수 있긴 한데 드라마 제목이 '더티 존'인데 '존'이 안 나오는 시즌 2라니 좀 이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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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우주 빌런을 알아보지 못하고 결혼했다가 처참하게 인생 망치는 여자분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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