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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인 소호]

 에드거 라이트의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처음에 발랄한 분위기로 시작하다가 섬뜩한 분위기로 돌변하는 호러 스릴러 영화입니다. 런던으로 패션 공부하러 온 우리의 젊은 21세기 여주인공은 어쩌다가 밤마다 1960년대 런던을 다른 한 젊은 여성의 시점으로 경험하게 되는데, 평소에 1960년대 런던을 동경해왔으니 처음에 신이 나지만, 당연히 곧 그녀는 그 시대의 어둡고 불쾌한 다른 면을 목도하게 되지요. 후반부에 가서 이야기가 상당히 덜컹거리는 가운데 라이트의 전작들에 비해 흥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추천하기가 망설여지지만, 분위기와 스타일로 거칠게 밀고 가는 재미는 있으니 본전은 어느 정도 뽑으실 수 있을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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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추억팔이용 기성품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옛 요소들에게 새 요소들을 적당히 버무려서 재시동을 시도하는 건 좋았는데,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전자에게 너무 기대고만 있으니 가면 갈수록 심드렁해져만 갔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여전히 아쉽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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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곧 넷플릭스에 나올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작 [신의 손]은 그의 최근 전작들에 비해 상당히 얌전한 편입니다. 영화는 그의 고향 나폴리를 배경으로 반자전적 순간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내는데, 보다보면 [비텔로니]나 [아마코드]를 비롯한 펠리니의 여러 작품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너무 좀 느릿하게 유유자적하다보니 간간히 인내심이 떨어지는 게 문제이지만, 생각해 보면 볼수록 그렇게 지루한 경험은 아니었으니 조만간 기회를 다시 한 번 줘야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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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좌 정복: 불가능은 없다]

 지난주에 올라온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14좌 정복: 불가능은 없다]는 2019년에 있었던 한 모험적인 시도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네팔 출신 주인공 님스 푸르자는 1년도 안 되는 시기 동안 히말라야 산맥의 8000미터 이상 되는 봉우리들 14개 전부 다 올라가기로 작정했고, 영화는 그의 인생사와 그 불가능할 것 같은 그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오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지요. 제목부터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지만, 보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히말라야 산맥을 멀리서 그냥 보는 것만으로 족하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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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데타]

 파울 페르후번의 신작 [베네데타]는 기대만큼이나 야비하게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주인공들 그 누구에게도 완전 감정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영화는 이들 사이에서 이리 저리 오가면서 지저분함과 야함을 막 휘둘러대면서 은근히 뒤에서 킬킬거리고 있고, 거기에 동참 안할 수가 없습니다. [엘르]만큼 흥미진진하지 않지만, 페르후번 옹이 여전히 더럽게 실력 있는 영감탱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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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봉우리]

 얼마 전에 올라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신들의 봉우리]는 좀 별난 조합 때문에 관심을 끕니다. 영화는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다니구치 지로의 동명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정작 영화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졌거든요. 일본인 캐릭터들이 불어로 말하니 처음에 괴리감이 간간히 들긴 하지만, 산악 드라마로서 여러 좋은 순간들을 제공하고 있으니 괜히 툴툴거리지 않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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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 Indian]

 [Wild Indian]의 도입부는 스산하기 그지없습니다. 미국 한 인디언 보호구역의 두 문제가정 소년들이 어떤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영화는 그 이후 35년 동안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이 둘의 현재를 번갈아 지켜보면서 서서히 긴장감을 쌓아갑니다. 전반적으로 꽤 건조하고 차가운 범죄드라마이지만, 좋은 분위기와 연기 덕분에 계속 지켜보게 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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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d Counter]

 폴 슈레이더의 신작 [The Card Counter]는 그의 전작 [퍼스트 리폼드]만큼이나 전형적인 슈레이더 영화입니다. 전작의 주인공처럼 본 영화의 주인공도 매우 고독하고 고립된 주인공인데, 단지 여기서는 교회 목사가 아니라 전문 도박사이지요. 간결하고 담백한 독립영화이니 웬만한 도박영화의 흥분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올인하면서 우리의 흥미를 잡아가고 오스카 아이작을 비롯한 출연진의 연기도 볼만 합니다.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흥미로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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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데이즈]

 [나인 데이즈]의 주인공 윌은 어느 한 외딴 공간에 사는 자신에게 간간히 오는 영혼 후보자들을 평가하면서 이들 중 누가 태어나서 인생을 살 수 있는지를 정하는 역할을 맡아온 존재입니다. 그는 또한 간간히 자신이 택한 영혼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전지적 시점에서 지켜보기도 하는데, 그러던 도중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어느 한 명이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그는 혼란에 빠지게 되지요. 그런 와중에서도 일을 계속 하는 그를 관조하면서 영화는 자연스럽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와 테렌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환기시키는데, 그러다 보면서 나오는 여러 감정적 순간들은 상당히 찡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두 영화들 잘 보셨다면,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추천해드리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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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파스트]

 케네스 브래나의 신작 [벨파스트]는 1960년대 후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시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흑백으로 찍은 가운데 그 때 그 곳에서의 브래나의 유년 시절에 어느 정도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와 은근히 비교되긴 하지만, 좀 더 냉정하고 폭 넓게 바라다보는 전자와 달리 영화는 어린 주인공 시점을 통해 그 때 그 험한 시절을 배경으로 훈훈한 순간들을 자아내면서 감상에 물들곤 하지요. 생각보다 간소한 소품이지만, 분위기와 연기 등 여러 면에서 점수를 줄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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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타 테스트]

 [더 베타 테스트]의 주인공 조던은 할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에이전트입니다. 최근에 큰 거래를 따낸 것도 그런데 곧 약혼자와 결혼할 예정이니 금상첨화이지만, 그러다가 어느 날 일탈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그의 일상은 이리저리 엉망이 되지요. 이는 꽤 익숙한 유형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막장 코미디로 밀면서 온갖 날선 순간들을 자아내고 공동 감독을 맡은 짐 커밍스의 연기도 좋습니다. 캐릭터가 엄청 비호감이지만, 그가 이리저리 당하는 꼴을 보는 동안 고소해 하면서 웃지 않을 수가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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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스큐]

 [프리 솔로]로 오스카를 받은 엘리자베스 차이 베사헬리와 지미 친의 새 다큐멘터리 영화 [더 레스큐]는 2018년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탐루앙낭논 동굴에서의 구출 작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구출에 참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결말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아슬아슬하고 위험했는지를 보다 보면 간간히 떨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프리 솔로] 못지않게 잘 만든 다큐멘터리이니 기회 있을 때 꼭 보시길 바랍니다.  (***1/2) 


P.S. 그 당시 동굴에 갇혔던 소년들의 경우, 이들의 이야기는 조만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질 예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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