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나가자는거구나?”

2022.04.23 00:31

soboo 조회 수:969


 오늘 오전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쇼셜네트워크인 ‘위챗’에 6분짜리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그 영상의 비디오는 봉쇄된 상해 도시를 드론을 촬영한 것이고 오디오는 봉쇄 직전부터 최근까지 상해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징하는

 녹취된 음성들 (부시장의 기자회견 담화, 시민들의 갑작스러운 봉쇄에 항의 목소리, 타지역에서 지원 나온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목소리, 먹을 것을 달라는 아우성, 응급환자가 있으니 나가게 해달라는 절규 등이 담긴 통화록 등등) 이었어요. 이 영상에 담긴 해당 음성영상소스들은  현재 거의 대부분 삭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영화감독인 상해 시민이 이 영상을 새로 편집하여 올렸는데

순식간에 10만회 이상 리트윗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본 영상은 오후가 되어 삭제되었죠. 

삭제되기 전에 이 영상에 대한 호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제가 본 것도 원본은 아니었고 다른 사람이 다시 올렸음에도 좋아요만 십만 이상이었어요. 

그리고 오후부터 저녁에 이르기까지 원본 영상 제작자는 영상 소스를 오픈했고 곧 수 많은 사람들이 해당 영상을 다시 올리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재업로드되었고 삭제도 그만큼 빨랐습니다.


두가지 영상으로 보이는데 실은 둘 다 같은 영상입니다.

짙은색의 섬네일이 원본이고 좀 더 밝은색은 역시 영화감독인 제 친구가 웹상에서 원본 영상을 녹화하여 재업로드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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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모두 다 삭제되었고 또 다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에서는 sns을 거의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위챗은 꽤 오랫동안 이용했고 등록된 친구?들도 (수백명이 넘게) 매우 많아요.

그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명함 대신 위챗 친구등록을 주고 받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업무상 알게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매우 다종다양한 사람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친구 리스트내에서도 이 영상을 리트윗하는 경우가 무척 많군요.

평상시 사회,정치적인 의사표현의 전혀 없거나 정부에 꽤 우호적인 친구들도 리트윗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정부의 봉쇄정책이 따른 난맥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반증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영상의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한달전만 해도 상해시 고위 관계자는 공개석상에서(기자회견) 상해는 우한처럼 봉쇄는 없을거라 단언했습니다.

상하이는 시민들의 것이고 그 시민들의 활동으로 움직이는 도시이며 중국경제에서 매우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기에 봉쇄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인터뷰 저도 중국뉴스를 한달 전에 직접 들었어요.  아마도 부시장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로 부터 몇일 지나지 않아 상하시는 기습적으로 봉쇄가 되었습니다. 

처음 봉쇄할 때만해도 4박5일간의 시한부 봉쇄였고 전시민 pcr 전수조사의 목적이라고 했죠. 

그 바람에 많은 시민들이 장기간의 봉쇄에 전혀 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대지에는 장기간 병원에서 처방 받는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 아기 기저귀와 분유를 비축해 두는 것 등도 포함됩니다.

상당수 노인들은 인터넷으로 장을 보거나 배달음식을 시커먹지 못하고 사나흘에 한번  자신의 약한 팔힘으로 들 수 있을 만큼 조금씩 동네의 마트에서 장을 보는게 고작인 경우는 어떤 대비도 

할 수 없죠.


지금 돌이켜 보면 상하이시 당국은 봉쇄할 계획이 없었고 따라서 인구 2500만명이 대도시를 봉쇄하기 위한 행정적 고려와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던거 같아요.

아마도 상부(중국 공산당 중앙)에서 찍어 누르고 봉쇄를 명령했고 그에 따라 아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봉쇄가 진행되자 여러가지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이 와중에 아직도 상하이에는 2만여명에 조금 못 미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다수의 확진자 발생이 시작된지 8주가 지났고 봉쇄가 시작된지 한달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야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아마도 확진자수가 0에 달할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을거 같은데 이미 지옥같은 한달을 보낸 상해시민들의 인내심은 바닥에 한계에 이르고 있어 보여요.

남편이 전업군인이라 상당히 천정부지인 태도를 갖고 있던 친구도 슬슬 흔들릴 정도더군요. 


한편, 상해방역당국은 지금까지 보다 더 강한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확진자가 많이 나온 구역을 지정하여 완전 멸균 소독을 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해당 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졸지에 이사를 가야 합니다;;  어디로? 원래 살던 집보다 나을리가 전혀 없는 급조된 집단수용시설이겠죠;;


한편, 상하이는 현재 엄청나게 비싼 암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양파 한단에 3만원 과자 세봉지에 5만원 뭐 이런식이고…. 

국제학교 원어민교사가 모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어렵게 구한 택시비가 평소 3만원 정도 하던 것이(서울로 치면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200만원 넘게 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난맥상에 대하여 고발하는 목소리도 유언비어 단속이라는 이유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2년전과는 다른 차원의 체제에 대한 회의와 비판의 싹이 상하이 시민들 마음에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사라지지 않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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