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임스퀘어는 아직도 못 가고 있어요. 화요일은 타임스퀘어 한번 가보려고 외출하니 옆구리가 아파서 실패. 수요일역시 오후에 나가려고 하니 허리랑 옆구리가 아파서 포기.



 2.그런데 화요일에는 저녁부터 한파라고 조심하라는 문자가 오더라고요. 아직도 모기가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추위가 갑자기 찾아온다고? 좀 이상했지만 정말로 저녁부터 추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설레는 마음에 결국 산책을 나가게 됐죠.



 3.왜냐하면 놀러가기 전에 약간의 혹사를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냥 조금 추운 정도가 아니라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밖을 돌아다니다가 바에 들어가는 걸 좋아해요. 그냥 바에 가는 것보다는 추워서 덜덜 떨릴 때까지 거리를 걷다가 바에 들어가면 더더욱 설레임과 보람이 느껴지니까요.


 특히 좋아하는 건 그런 추운 거리를 걷다가 정말 참을 수 없어질 때쯤 낯선 바를 찾게 되는 순간이죠. 물론 이런 건 노린다고 할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4.휴.



 5.그런 체험에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게 다 있거든요. 도박적 요소 말이죠. 이 추위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알수 없는 불안감...괜찮은 바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기대감...바에 들어가면 얼마를 쓰게 될까, 얼마나 많은 돈을 쓸 가치가 있는 곳일까라는 궁금증 같은 것들요.


 이제는 바를 많이 가서 그런지, 들어가면 대충 이곳에서 좋은 일이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있곤 해요. 바라는 곳이 그렇잖아요? 그냥 이야기만 하다가 나오게 될 수도 있고, 술을 마시다가 같이 셔터를 내리고 근처의 고깃집이나 파전집에 가서 한잔 더하고 헤어질 수도 있고, 어쩌면 사장이나 직원의 집에까지 놀러가서 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이랑 인사까지 하게 될 수도 있는 거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수가 없다는 점이 좋은 거예요.



 6.어쨌든 그래요. 너무나 정해져버린 인생을 사는 건 갑갑하거든요. 베팅이란 건 꼭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활동에 국한된 게 아니예요.


 그냥 추운 날 길거리에 한번 나가보는 것, 정처없이 한번 걸어 보는 것, 그러다가 지쳐 돌아가기 전에 우연히 대박가게를 찾게 되는 것...이런 일상적인 행위들도 일종의 베팅이죠. 


 

 7.어쨌든 그래요. 너무 날씨가 좋을 때 밤산책을 하는 것보다는 한파가 왔을 때가 좋은 거거든요. 혹한의 사막을 거닐다가 이 추위에 질려버려서 돌아가기 전에 오아시스를 찾아낼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이 있으니까요.



 8.내일은 진짜로 타임스퀘어를 한번 가봐야겠네요. 타임스퀘어 옆 신도림에 괜찮은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식사를 할까...고민중이예요. 타임스퀘어는 여러번 가봤지만 도저히 괜찮다고 할 만한 식당이 없거든요. 정 타임스퀘어에서 식사를 한다면 겐로쿠우동에 가서 트리플 우동을 먹을까? 아니면 팬케이크 가게를 가야 하나.


 낮에 가서 저녁 타임세일할 시간까지 있을텐데 같이갈사람 있으면 쪽지 ㄱㄱ. 간만에 그쪽에 가니 이런저런 요리도 시켜먹고 싶은데 요즘은 먹성이 떨어져서 혼자 요리+식사까지 해치우기는 힘드네요.


 생각해보면 모험이나 베팅을 좋아한다고 말은 하지만 식사 메뉴는 절대로 모험을 안하는 편이군요. 중국음식점 가면 늘 탕수육 깐풍기 이런 것들만 먹으니. 내가 좋아하는 베팅은 대개 새로운 장소와 사람을 찾아내는 것에 국한되어 있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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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베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이번에야말로 확실한 것 같아서 프랑스에 몰빵했는데 튀니지가 이겨버렸네요. 전에 축구경기 베팅글 말마따나 나는 스포츠도박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확실한 경기가 내가 배팅만 하면 이상한 결과가 나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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