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필립 말로 시리즈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그 소설이 막 나와서 유행하던 시절에 나온 영화들 중에 가장 유명한 영화를 꼽으라면, 아마 가장 많이 이야기될 영화는 그래도 역시 대스타 험프리 보가트가 나온 "빅 슬립"일 겁니다. 그 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자주 언급될 것이 있다면 바로, "호수의 여인" 영화판 입니다. 실종된 백만장자의 부인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은 사립탐정 필립 말로가, 어느 호수 근처의 휴양지를 찾아가며 시작하는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1인칭 시점으로 영화 전체를 촬영한 독특한 방식이 이야기 거리가 되기 좋기 때문입니다.


(놀란 눈으로 쳐다 보는 여자 주인공을 남자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본 모습)

이 영화는 주인공이 바라 보는 1인칭 시점으로 화면에 담겨 있습니다. 보통 영화에서 주인공이 악당과 대화를 하고 있다면, 주인공과 악당이 마주보고 서서 대화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여 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영화는 그게 아니라 주인공이 보고 있는 시점대로, 주인공의 눈에 보이는 악당의 모습을 화면에 그대로 담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보는 것이 관객이 눈앞에 펼쳐지는 영화 화면에서 그대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 악당 역할을 맡은 배우는 카메라를 보고 카메라가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주인공이라고 상상을 하면서 연기를 했을 겁니다. 마치, "위저드리", "울펜슈타인3D", "둠" 혹은 FPS라고 불리우는 요즘 컴퓨터 게임들 처럼, 화면에 보이는 주인공의 시점을 그대로 관객이 따라가면서 보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런 식으로 장면을 짜는 것은 주인공의 감정을 전달해 주려는 장면에서 보통 쓰이는 수단일 겁니다. 주인공이 다쳐서 누워 있거나,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누워 있는데, 주인공을 내려다보는 응급처치 요원이나 의사의 얼굴이 화면에 보여서, 누워 있는 주인공이 보는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지 화면에 보여주는 것은 이제 거의 자리잡은 전형적인 연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지, 그 미묘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관객이 주인공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느끼는 관점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에서 자주 쓰는 방법이지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 전체를 이런 식의 장면으로 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아마, 실험적인 몇몇 영화들이나, 독특한 중저예산 영화들, 혹은 "환상특급(Twilight Zone)"류의 TV 단막극 시리즈에서 가끔 써먹을만한 수법일 겁니다. 아니면, "인기 아이돌 스타와 영상 데이트를 즐기세요!" 같은 말이 포장에 적혀 있는 상업용 영상물에서 종종 볼 수 있기도 할 겁니다. DVD를 집어 넣으면 화면에 인기 가수가 나와서, 떨리는 마음으로 용돈을 모아 DVD를 산 어느 중학생이 TV를 보는 방향을 향해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나는 누구란다" 라고 말하며, TV 속에 들어 있는 가수가 마치 정말로 관객에게 말을 한다는 식으로 연출해 놓은 것들 말입니다.

이 영화, "호수의 여인"에서 언급해 볼만한 점은, 이 영화는, 40년대라는 고전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이고, 실험적이거나 중저예산의 독특한 목적으로 만든 영화도 아니고, 단막극 부류도 아니면서, 화끈하고도 과감하게 영화 전체를 이런 형식으로 꾸며 버렸다는 겁니다. 이런 사례는 지금까지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서, 보고 있으면 무엇보다도 일단 신기 합니다. 21세기의 컴퓨터 게임에서는 아주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만, 그런식으로 펼쳐지는 영화라니, 일단 흥미로운 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1인칭 시점으로 만든 컴퓨터 게임 조차도, 중간 중간에 줄거리 전달을 극적으로 해 준다는 이유로, 주인공과 동료가 대화하는 장면 같은 것을 3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종종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보통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흘러간다는 점은, 이 영화가 언급 될 때마다 지겹게 언급되는 사실이지만 역시 또 한 번 짚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립탐정 주인공을 바라 보는 경찰들)

그 러면, 도대체 어쩌자고 영화를 이렇게 찍는다는 생각을 과감하게 밀어 붙였느냐. 생각해 보면 짚이는 이유를 하나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다름 아닌, 원작 소설 사립탐정 필립 말로 시리즈가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재미나게 활용하는 것으로 워낙에 유명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고전시대 느와르 영화들의 원작이 된 추리 소설들을 보면, 흔히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이라고 불리우는 소설들이 있고, 이 소설들의 특징을 하나만 잡아챈다면, 고독한 탐정이 비아냥 거리는 말을 끈적한 분위기로 읖조리는 대사일 겁니다. 개중에서도 풍자적이고 웃긴 부분도 군데군데 많은 독백형식으로 해 놓은 대사들이 가장 눈에 뜨입니다.

예를 들자면, 필립 말로 시리즈에는 이런 비슷한 말이 있었던 게 기억 납니다. - "나는 내 앞으로 온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프랑스식 저녁 식사 코스 전체를 위에 올려 놓을 수 있을만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자는 그녀에게 꽤 잘 어울렸다. 어쩌면, 그런 모자였기 때문에 그녀에게 어울린 것인지도 모른다." - 이런 내용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에서 꾸미려고 하면 줄줄 끝도 없이 풀어 놓을 수 있고, 필립 말로 시리즈는 그 극치로 명망이 높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 서 바로 이런 1인칭 주인공 시점의 감상을 살리기 위해 영화도 그런 이름난 시점을 극화할만한 형식적인 뭔가를 해 보려고 한 결과가, 영화 장면을 1인칭으로 꾸며 본 것 아닌가 싶다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그렇게 부드럽게 연결되는 생각만은 아닙니다만, 1인칭 주인공 시점의 특징으로 명망 높은 소설 원작의 영화가 독특한 1인칭 시점으로 연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쉬웠습니다.

역설적인 점은, 그렇게 연출한 결과, 도리어 1인칭 주인공 시점 소설의 효과와는 반대로 간다는 것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은 주인공의 생각,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줄줄 풀어 놓기 때문에, 주인공의 개성, 주인공의 특징, 주인공의 버릇과 사상을 풍성하게 드러내기 좋았습니다. 필립 말로라는 LA의 사립탐정이 이와 같이 세상 사립탐정 폼잡기의 별로 영롱히 빛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화 화면을 1인칭 시점으로 꾸며 놓으면, 우리는 주인공이 보고 있는 것을 보기 때문에, 정작 주인공 자신의 얼굴, 주인공 자신의 동작을 볼 수는 없게 됩니다. 영화는 주인공을 어느 배우가 연기했느냐 하는 점이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1인칭 시점으로 꾸미면, 관객은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얼굴 조차 볼 기회가 없게 됩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로버트 몽고메리는 영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까닭에 반대로 거의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잠깐씩 나오는 해설 장면이나, "거울을 보는 장면"에서 아주 조금만 얼굴을 드러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1인칭 주인공 시점 소설이 주인공의 개성과 감정을 감상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 특징임에도 불구하고, 1인칭 시점 영화에서는 정반대로 주인공이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울에 비치는 주인공의 모습)

아 닌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보고 듣는 것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는 맛을 살리기 위해서, 주인공에게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외에는 전달해 주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주인공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관객에게 보여주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보통 고전 느와르 영화라고 하면, 이런 부류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특한 독백 대사를 나래이션으로 들려주는 것이 가장 특징적인 모양일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주인공이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전해 주는 1인칭 시점 연출에서 그런 것이 어울리지 않기에, 그런 나래이션이 안나옵니다. 관객이 주인공이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보고 듣고 있으니, 관객의 마음 속에 드는 생각이 주인공의 마음 속에 드는 생각이라는 겁니다. 주인공이 마음 속으로 생각한 것을 나래이션으로 들려주는 것은, 관객의 마음 속에 생각한 것을 억지로 들려주는 것 같기에, 안나옵니다.

이렇 게 흘러가다보니, 정말로 1인칭 시점으로 만든 덕분에, 주인공의 매력과 특징은 생략되고, 도리어 반대로,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인물들의 특징, 주인공이 지켜본 주인공이 사건 수사 중에 만난, 다른 사람들, 다른 장소들의 특징을 전달해 주는 맛이 확 살아 났습니다. 이런 점은 개성 넘치는 사립 탐정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야기치고는 분명히 아쉬운 면은 큽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게 지켜보는 다른 인물들, 상황들이 현실에 있을만하면서도, 극적이기에, 그 지켜보는 맛, 구경하는 맛을 강조한 것은 나름대로 또 수확이 크다고 생각 합니다.


(여자 주인공)

그 러므로,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구경거리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정확하게는 여러 배우들이 개개의 묘한 인물들을 성의를 다해 보여주는 모양 입니다. 이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나 범인에 해당하는 인물은 1인칭 시점에서, 바로 주인공이 보는 시각 그대로 우리 눈앞에 나옵니다. 이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는 화면 정 중앙에 자리 잡고, 카메라 쪽을 보며, 우리를 향해서 정중앙 방향에서 연기를 합니다. 이 모양을 보면, 꼭 우리가 심사위원 자리에 앉아 배우 연기를 평가하는 사람이 된 듯하고,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배역이 잘 맞는 지 오디션을 보러 와서, 우리 앞에 서서 그 장면을 연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오디션의 카메라 테스트 필름을 모아서 보면 정말로 이 비슷하게 보일 겁니다. 그런만큼, 우리는 이 배우들의 연기를 세세히 볼 수 있고, 그 연기 너머로 그 연기가 드러내는 인물들의 심성도 조목조목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 이런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양이, 배역 인물을 극화된 다소간의 과장으로 꾸며내는 연기 기술을 중시하는 연극 장면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많이 듭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재미도 바로 그런 연극을 보는 재미와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극단이 공연하는 소극장에서 보는 생생한 느낌은 없지만, 대신에, 고전 시대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현대 사회를 드러내는 인물들로 잘잡혀 있는 인기 유명 소설의 배역을 맡아서 보여 줍니다.

그 결과는 과연 볼만 하다고 느꼈습니다. 백만장자와 호젓한 호수 휴양지의 위선적인 무리, 현대의 정신병적인 생각에 사로 잡힌 인물, 신문지상에서는 지쳐서 제대로 다루지도 않는 그저그런 치정극 속의 흔하고 널린 사회에 흔한 죄악이 나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그렇게 휘몰아치는 짜릿한 모양으로 나오지는 않고, 조금 천천히 진행된다 싶게 크게 묘한 줄거리도 없이 나옵니다. 이런 것은 범죄물치고는 좀 지겨운 면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만, 그래도 그 길을 따라가면서 재미거리를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역시 이런 1인칭 시점 연출은 멋진 주인공을 구경한다는 것보다는, 관객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본다는, 대리체험, 대리만족의 효과를 살리기에 좋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은 관객의 눈에 안보이지만, 주인공을 둘러싼 사람들, 주인공을 대하는 다른 인물들의 태도는 아주 잘 다가 옵니다. 심지어, 구석구석 신경써서 관찰할 수 있는 다소간 능동적인 감상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관객이 주인공의 처지, 주인공의 상황을 대신 경험하는 기분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부러워하는 사람의 대리체험을 할 때 정말 부러워하는 것은, 그 사람 자체의 특정한 능력/장점이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대우해 주는 지 하는 점이 핵심이지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면을 보고 있자면, 비록 가난뱅이 탐정으로 혼자 외롭게 살지만, 세상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서푼 밖에 안남은 위엄과 자존심은 마지막까지 버티는, 꿋꿋한 주인공 필립 말로. 이 주인공처럼 되어 보고 싶다는, 그 대리체험의 기분이 은근히 당시에 꽤 인기 있었나보다 하는 짐작도 하게 됩니다.


(앉아있는 인물1 에게도 연기력을 관찰하게 되는 형식)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가지 정도 입니다.

번 째는 "호수의 여인"이라는 제목과 배경에 어울리는 호수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정경이 거의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안개가 스산히 퍼져나와, 가끔 도시에서 떠나온 사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조용히 그 물가를 같이 산책하는 신비롭고도 아련한 분위기. 평일 오전, 북적거리는 일터에서 정신이 없어야 할 시간에, 어떤 사연으로 문득 훌쩍 떠나와서, 유유하고 적막한 교외 휴양지의 나른하게 가라앉은 길을 천천히 거니는, 그 조용하면서도 무척 일탈적인 느낌. 그런 것은 이 영화에 묘사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화의 중심을 찾고 전체 제작비나 영화의 초점을 조정하기 위해서 였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크게 기대 될 만한 내용이 싹 다 없어져 있는 것은 돌아보면 역시 아깝습니다.


(포스터)

나 머지 한 가지 다른 아쉬운 점은 여자 주인공의 인물이 후반부에 재미 없게 엎어지는 것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초반에 등장할 때, 날카롭고도 영악하고 얄미운 인물로 나타나고, 이 역할로 단박에 영화사에 이름을 깊게 새긴 배우, 오드리 토터의 연기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 갈 지 정말 기대 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백만장자의 부하직원으로 허영과 위선에 가득차 있으면서도, 비밀이나 느와르 영화 속 "위험한 여자"의 매력도 다 휘감아 두르고 있는 아주 막강하고 기막힌 인물이 바로 이 여자 주인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만, 막판으로 흘러가면, 할리우드 영화 여주인공에 걸맞게 그냥저냥한 아름다운 여배우가 좋은 배역의 경력으로 갖고 갈만한 인물로 털썩 주저앉아 버립니다. 위험한 감상, 괴상한 특성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영화 앞 부분에서 잡아 놓은 묘한 분위기와도 잘 맞지도 않는 그냥 담백한 인물로 변해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놓고 보면, 그렇게 무게 잡을만한 대단히 극적이고 엄청난 사연도 딱히 없게 되어 버려서, 꼭 영화의 커다란 한 축이었던 듯한 인물이 툭 부러져 날아가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영화 전체 줄거리의 역할에 비해서, 초반에 너무 재미나게 등장시키고 잘 연기한 탓에, 균형이 어긋났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 밖에...

재미난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감독도 맡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상대역 배우들이 주인공이라고 치고 카메라를 보고 연기할 때, 배우들은 어쨌거나 자기쪽을 보고 있는 감독 - 그러니까 주인공과 같은 인간 -을 보고 연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더 연기가 재미있고, 더욱더 오디션 같은 느낌이 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을 맡은 로버트 몽고메리의 감독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의 1인칭 연출은 몇몇 곳에서 반복되거나 오마주 된 바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납골당의 미스터리(Tales from the Crypt)"의 "You, Murderer" 에피소드일 겁니다. 특히 고전 느와르 영화의 상징으로 활용될 때도 있습니다. 이런 1인칭 연출 영화가 별로 많지도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영화를 따라내는 것이 그대로 고전 느와르 영화 전체에 대한 점처럼 보이는 것은, 이 영화의 무게를 돌아보게 할만 합니다.

온몸이 마비된 환자가 등장해서 그 환자의 시점으로 한참 동안 진행된 "하우스" 에피소드도 이 영화의 영향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하우스"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주인공의 독백 나래이션을 살려서 다른 방향으로 1인칭 시점의 효과를 밀고 나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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